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8월 1일부터 12일까지 열려
참가자 약4만3000명으로 역대 잼버리 인원중 최대 규모
폭염 속 온열환자 속출. 중도 포기자도 발생, 자원봉사자 방치
정확한 운영방침과 인력 관리, 청소년들의 안전과 건강에 만전 기해야

기대와 우려 속에 개최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폭염으로 인한 온열환자가 속출하고 미흡한 시설과 무책임한 운영진의 대응이 문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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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이미지 / 사진 출처 - 2023 새만금 잼버리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이 4년마다 개최하는 전 세계적인 청소년 야영 축제 활동이다. 전 세계 158개국에서 청소년과 지도자들이 참가하여 다양한 프로그램과 문화교류를 나누는 국제 행사로 국내에서는 1991년 고성잼버리 이후 32년 만에 전라북도 새만금에서 8월 1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너의 꿈을 펼쳐라’(Draw your Dream)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새만금잼버리의 참가자는 약 4만 3000명으로 역대 잼버리 인원중 최대 규모다.

11박 12일의 기간 동안 참가자들은 260만 평에 달하는 새만금 야영지에서 숙박하며 각종 극기 훈련 및 체험에 참여하고 금산사, 전주 한옥마을, 고창 고인돌, 군산 고군산군도 등 전북 14개 시군 내 명소를 돌아보며 K팝 콘서트도 관람하게 된다.

코로나19 이후 국내에서 열린 가장 큰 국제 행사인만큼 한국을 위상을 높일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역으로 국제적 망신이 될 수도 있다. 이번 대회는 얼마나 안전하게 프로그램을 치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살인적인 더위와 국지적 호우 등이 반복되고 있고 많은 인원이 모이는 만큼 안전사고가 예고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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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서 새만금세계스카우트 잼버리를 설명하는 김관영 전북도지사 / 사진 출처 - MBN 뉴스피플 캡처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28일 MBN 뉴스에서 폭염과 야영지의 취약한 배수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걱정하는 아나운서의 질문에 '최근 배수로 공사가 완료됐고 배수펌프 100개를 설치해 시험가동이 성공적이었다'라고 답했다. 또한 '잼버리 내 병원, 경찰서, 소방서 등을 마련하고 안전요원을 500명 이상 배치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새만금잼버리 야영지는 한국농어촌공사가 부지매립 당시 행사 목적이 아닌 농지기준의 배수계획을 적용해 부지 내 기울기가 거의 없어 배수 시간이 지체되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이에 대한 대처를 완료했다고 했지만 주변의 걱정은 멈추지 않았다.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정의당 전북도당은 유례없는 호우와 폭염으로 잼버리가 제대로 치러질지 매우 우려스럽다며 대회를 취소할 수 없으면 일정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잼버리 기간 폭염경보와 소나기가 예상돼 4만 3천여 명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같은 날 전북일보는 정의당 전북도당의 주장에 대해 '대회 하루를 남겨두고 성공개최 기원은 못할망정 오히려 초치고 재 뿌리는 행위'라는 정부와 전북도, 조직위원회 일각의 비판을 전했다. 개막 하루 전에 현실성 없는 주장이라는 것이다. 이에 진보당은 '하루 앞두고도 걱정과 우려를 해소할 대책과 조치를 내놓지 못한다'며 참여자의 건강과 안전문제 발생 시 국제적 흑역사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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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 / 사진 출처 - 뉴시스

많은 잡음을 딛고 어제(1일) 2023 새만금잼버리의 막이 올랐지만 첫날부터 미흡한 시설과 운영관리의 부실함을 다루는 기사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1일 노컷뉴스가 전한 델타구역의 모습은 충격이었다. 델타구역은 전시·공연 프로그램과 기념품 가게, 푸드코트가 있으며, 성인 스카우트 대원과 일일 방문객이 머무는 공간이리고 한다. 이곳에 설치된 화장실은 하나같이 변기가 막힌 상태였고 더위를 피할 수 있다는 안개분사 덩굴터널 일부는 입구 쪽 물웅덩이로 들어갈 수도 없었다. 대형버스와 관계자, 취재진 차량이 몰려 통행과 주차에 혼잡을 빚고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전북일보는 잼버리 참가자와 방문객을 위해 일하는 65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조직위원회의 방치로 일부가 야영장을 떠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화상교육을 통해 일반적인 개요만 설명했을 뿐 현장에서는 오후 6시까지 알아서 봉사하라는 지시가 전부였다고 한다. 조직위가 봉사자 업무 배정과 명확한 운영방침을 두지 않은 것이다.

자원봉사자들은 정해진 점심시간과 식대 한도, 쓰레기를 모으거나 휴식 장소 등을 물어도 모든 담당자가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전했다. 또한 일괄 공지할 수 있는 단체 채팅방도 없어서 비상상황 발생 시 자원봉사자들에게 어떻게 업무 전달을 할지 의문이라며 대학 축제보다도 못한 운영을 아쉬워했다.

지난달 31일 행사진행을 돕는 운영요원들의 협소한 식당 문제도 제기됐다. 1만여 명의 운영요원들 가운데 먼저 도착한 국제운영요원들이 점심 식사를 위해 뙤약볕에서 2시간을 기다려야 했다는 것이다. 3000여 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식당은 특정 시간대에 몰리면서 대기가 길어졌다. 그룹을 나눠 식사시간을 분산시키는 방법 등 요원들이 의견을 제시해도 조직위가 해결의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설상가상 개막 당일에는 폭염으로 인한 온열 환자가 21명이나 발생했다. 1일 전북의 소리는 대회 중도 포기 및 환자 증가가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조직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1만 7천여 명의 대원이 도착했으며 2일까지 대부분의 대원들이 야영장에 짐을 풀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폭염과 태풍 소식 등의 이유로 참가를 포기한 사례도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

최창행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 새만금 잼버리를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한 것을 연맹이 높게 평가하고 있다'라고 밝히며 참가자들이 강한 정신력으로 여러 악조건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연맹의 높은 평가와 청소년들의 강한 정신력에 의존하기 전에 새만금잼버리의 정확한 운영방침과 인력관리가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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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취재진을 보며 손을 흔들고 있다 / 사진 출처 - 뉴시스

세계의 청소년들과 운영위원 등의 참가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를 온전히 체험하고 즐길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

포인트경제 박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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