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부터 여름 전까지 7000명을 해고하는 디즈니
감원을 동반한 구조조정으로 55억 달러 규모의 비용 절감 기대
지난해 11월 재취임한 아이거 CEO의 경영 주목

월트 디즈니 컴퍼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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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매체들은 이번 주부터 월트디즈니가 발표한 7000명 규모의 감원이 시작된다고 보도했다. 밥 아이거(Robert Allen Iger)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전략적 재편의 일환으로 감원을 이번 주부터 시작하며, 여름 이전까지 3차례에 걸쳐 완료할 예정이라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전 분야에 걸쳐 이루어질 이번 감원 규모는 전체 직원의 3.6%에 해당된다. 이는 디즈니가 2019년 폭스를 인수하며 진행한 수천 명의 감원 이후 최대 규모다.

감원의 주요 목적은 비용 절감이다. 아이거는 감원을 동반한 구조조정을 통해 영화·텔레비전·스트리밍을 포괄하는 엔터테인먼트 부문과 스포츠에 초점을 맞춘 ESPN 사업 부문, 테마파크 부문 등 3개로 나눠 회사를 재편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55억 달러(약 7조 1600억 원) 규모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디즈니 측의 설명이다.

밥 아이거(Robert Allen Iger) 디즈니 최고경영자(CEO) / 뉴시스
밥 아이거(Robert Allen Iger) 디즈니 최고경영자(CEO) / 뉴시스

지난해 11월 CEO로 재취임한 아이거는 일종의 구원투수로 돌아왔다. 전임 밥 체이펙(Bob Chapek)이 실적 부진 등의 이유로 해고되며 비상경영에 돌입하는 디즈니를 바로잡을 인물로 이사회로부터 추대된 것이다.

아이거 CEO는 2005년부터 2020년까지 디즈니를 이끌며 픽사·마블·루카스 필름·21세기 폭스 등을 인수했는가 하면, 디즈니+ 출시 및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 진출을 주도한 바 있다. 긴 임기와 성과에서 볼 수 있듯 디즈니의 전성기를 이끈 인물로 인정받는다.

한편, 지난 2020년 출간된 <디즈니만이 하는 것 (CEO 밥 아이거가 직접 쓴 디즈니 제국의 비밀)>을 보면 아이거 CEO의 경영 철학을 볼 수 있는데, 해고 과정에 대한 본인의 지론도 담겨있다. 어찌 보면 이번 해고 결정을 포함한 그의 경영을 이해하는데 힌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직원을 해고하거나 맡고 있던 업무를 빼앗는 것은 보스의 입장에서 가장 힘겨운 일임에 틀림이 없다. <중략> 이 경우 나는 가능한 한 단도직입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명확하고 간결하게 이유를 설명하고, 내가 앞으로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이유도 정확히 알려준다. <중략> 상대를 존중한다면 당신이 내린 결정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해고를 통보하는 대화는 고통스럽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솔직할 수는 있다.]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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