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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②생존자 인터뷰, "정신 잃어가며 구조 기다리다... 옆에서 한두 명씩 사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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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②생존자 인터뷰, "정신 잃어가며 구조 기다리다... 옆에서 한두 명씩 사망해"
  • 김지연 기자
  • 승인 2022.11.04 03: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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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가려던 목적지가 아니었는데 인파 때문에 사고 난 골목길로 빨려들어가"
"시간 지날수록 압박 심해져 몸에 감각이 없어지면서 중간중간 정신 잃어"
"시간이 더 갈수록 옆에 사람들이 끼인 채로 한 두명씩 사망하는 게 보였다"
"구조는 1시간쯤 지난 후부터 진행된 기억...구조 되자마자 현장 빠져나와"
"의도치 않게 가슴을 보호해서 생존할 수 있었다고 생각"

서울 한복판에서 156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지난 29일 이태원 참사, 그 사고 골목에서 많은 사람들과 끼여 있다가 구조된 생존자는 그날이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지난 2일 케미컬뉴스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생존자 A씨(만 31세)는 "우선 사고를 당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 나와 함께 간 친구들 모두 힘들지만 생존해서 감사하다는 생각만 든다"라며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들이 사망할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출구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공간에서 시민들이 추모글을 쓰고 있다. /사진=뉴시스

- 주변 현장 상황과 당시 느낌은 어땠나?

"29일 저녁 8시쯤 이태원을 친구 3명과 함께 방문했고, 분장샵에서 분장 후 10시쯤 거리로 나왔다. 나오자마자 사람이 너무 많았다. 친구들끼리 '이러다 죽겠다', '압사당하겠다'라고 생각하며 거리를 걷는데 원래 가려던 목적지가 아니었음에도 인파 때문에 방향 설정이 불가능해 사고가 난 그 골목길로 자연스럽게 빨려 들어갔다.

언론에서 알려진 것처럼 깔린 것이 아니라 중간쯤에 있던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은 서로 밀착되어 공중에 뜬 상태로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압사 사고는 사람한테 깔려 숨을 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일어서 있는 상태로 여러 명에게 압박당해 숨을 쉴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압박은 더 심해지고 몸에 감각은 없어졌다. 중간중간 정신을 잃었고, 시간이 더 갈수록 옆에 껴있던 사람들이 끼인 채로 한두 명씩 사망하는 게 보였다.

나 역시도 정신을 잃기 직전 어머니께 전화를 걸어 마지막 인사 한 마디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바로 정신을 잃었지만 친구의 부름으로 깨어났고, 조금 더 버티다보니 구조가 시작되었다. 구조는 1시간쯤 지난 후부터 진행된 것 같았다. 구조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일어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었고, 보이지도 않았다. 뒤에서부터 구조가 되는 것 같아 기다렸다. 구조가 되는 순간에 정신을 잃어 그때의 기억이 없다. 다행히 나와 친구들은 모두 생존할 수 있었고, 구조가 되자마자 현장을 바로 빠져나왔다."

지난달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부근 도로에 시민들이 몰려 있는 사진 /중앙일보 갈무리

- 피해 규모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알려진 사고 장소의 기울기(경사)로 인한 압력을 실제로 느꼈나.

"경사가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크게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사고 골목으로 자연스럽게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고, 해당 골목이 경사이기 때문에 그쪽으로 향하게 된 것 같다."

- 압사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떠밀려 넘어졌을 때 머리를 감싸고 팔과 다리를 최대한 몸 쪽으로 끌어당겨서 옆으로 몸을 웅크리라’는 전문가의 조언이 있다. 현장에서 이걸 알고 있었다면 도움이 되었을까?

"사고가 나면 현장에서 그런 행동 자체를 할 수가 없다. 움직일 수조차 없기 때문에 그런 조언은 사전에 알고 있었더라도 하지 못했을 것 같다. 그러나 나와 생존한 친구들이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가슴을 보호해서 조금 더 버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운이 좋게도 다리 쪽보다 가슴 쪽 압박이 덜 심했었다."

- 현장에서 ‘밀어 밀어’라는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현황이나, 기타 다른 상황을 직접 듣거나 본 게 있는가.

"특정 한 명이 ‘밀어 밀어’라고 하는 소리를 듣진 못했지만, 그 공간에 있던 몇몇 사람들 모두가 줄다리기 하는 느낌처럼 밀고 쓸리는 그런 상황을 겪었다. 물론 위쪽이나 아래쪽에서 어떤 일이 벌어쟜는 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와 친구들이 느낀 우리 주변은 특정 한 무리의 잘못보다는 '어쩔 수 없는 사고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압박으로 인한 생존자의 사고 직후 다리 상태
압박으로 인한 생존자 A씨의 사고 직후 다리 상태 ⓒ케미컬뉴스

- 사고 후에는 어땠나.

"구조 후에 친구들 모두 생존한 사실에 안도감을 느꼈다. 사고 후에 후유증으로 잠을 잘 자지 못했고, 친구 중 한 명은 폐에 멍이 들었다고 했다. 나 포함 다른 친구들은 다리나 팔 등에 멍이 들어 현재 치료 중이다."

- 사고 후에 정부에서 지원한 대응 방안이 있었나.

"사고 현장에서 피해자 조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나는 하지 않았다. 사고 직 후 쉬어야겠다는 생각에 바로 귀가하였고, 그 이후로도 따로 신고하거나 접수한 것이 없기 때문에 현재 피해자로 등록되지도 않았다. 그래서 따로 정부 지원 등은 받지 못했다."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압사 참사 합동분향소 /사진=뉴시스

- 초기 경찰 등의 대응을 통해 충분히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사고라고 생각하나?

"물론 경찰 등이 대응을 했다면 방지할 수 있는 사고라고 생각은 든다. 하지만 이 사고는 경찰 탓도 아니고, 그 누구의 탓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터뷰 말미에 '누군가 또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해줄 조언이 있나'하는 질문에 A씨는 "나는 의도치 않게 가슴 쪽 압박이 덜해 가슴을 보호할 수 있었다. 향후에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가슴에 압박을 주지 않도록 유의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조언했다.

3일 기준, 이태원 참사 부상자가 14명이 늘어 인명 피해 인원은 총 343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156명, 부상자 187명이다. 사망자 중 여성이 101명, 남성이 55명이며, 연령별로는 20대가 104명으로 가장 많고 30대 31명, 10대 12명, 40대 8명, 50대 1명 순이다.

한편, 사고 당일 112신고가 잇따랐지만 현장 통제가 이뤄지지 않은데다 경찰이 추가 병력 배치 등에 나서지 않아 비판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경찰청 특수본은 전날 서울경찰청, 용산경찰서, 용산소방서, 서울교통공사, 서울종합방재센터, 용산구청, 다산콜센터, 이태원역 등 8곳을 압수수색하고 압수물 분석 등을 진행 중이다.

시민사회가 이태원 참사 시민사회 여론동향 문건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사과, 책임자 경질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3일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행정안전부와 경찰은 이태원 참사의 불실 대응에 대해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성역 없는 수사를 하고, 결과에 따라 합당한 응분의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특별수사본부는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이며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 ⓒ케미컬뉴스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 ⓒ케미컬뉴스

케미컬뉴스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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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통일 2022-11-04 11: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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