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 달래, 돌나물, 두릅

날씨가 풀렸다고 느끼는 순간 어느새 성큼 다가와 있는 계절 봄. 반가운 계절이면서도 춘곤증이 주는 나른함과 피로, 그리고 떨어지는 입맛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이럴 때 필요한 게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입맛을 돌게 해주는 봄나물이다.

냉이 ⓒ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봄나물 얘기를 할 때 보통 가장 먼저 소개되는 냉이는 3월에 잎이 시들기 전에 뿌리째 캔다. 나물로 먹을 뿐만 아니라 찌개·국·밥·죽에 넣어 먹기도 한다. 농가에서 일 년 동안 해야 할 일과 세시풍속을 순서에 따라 나타낸 조선시대의 가사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의 2월령에는 냉잇국이 나오기도 한다.

냉이는 다른 나물에 비해 단백질과 비타민C가 풍부해서 기력 회복에 좋다. 한방에서는 이뇨·해독·지혈 등에 처방하는 약재로도 사용되어왔다. 다만 비타민 K가 많이 들어있어 항응고제를 먹고 있는 경우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냉이는 시들거나 누런 잎을 떼고 깨끗이 다듬는 것이 중요하다. 뿌리나 잎에 흙이 남아있기 쉬워 잔뿌리 제거와 흐르는 물에 씻는 과정을 신경 써서 해줘야 한다.

달래 ⓒ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지방에 따라 달링괴·달랑개 등으로 부르는 달래는 우리나라 전국 산야에 분포하고 있다. 파와도 비슷한 특유의 향기와 맛으로 입맛을 돋우는데 탁월하다.

날로 무쳐서 먹거나 삶거나 쪄서 장에 찍어 먹기도 하는데 된장국에 넣어 끓이는 달래 된장국은 특히 인기가 높다. 식재료에 따라서는 가열 조리 시 영양소 손실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달래는 생으로 섭취하는 장아찌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달래장아찌의 경우 냉장 보관 기준으로 보름 이내에 먹는 게 좋다.

달래에는 단백질·칼슘·비타민이 다양하게 함유되어 있어 식욕부진에 효과가 있다. 한방에서 달래를 수채엽(睡菜葉)이라고도 부르는데, ‘잠을 잘 자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뜻으로 춘곤증 개선에 도움이 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달래는 속을 덥히고 소화 기능을 개선하며 복통이나 설사를 그치게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돌나물 ⓒ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돈나물·돗나물·석상채(石上菜)·불갑초(佛甲草)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돌나물은 수분이 많아 가뭄이나 강한 햇볕에도 잘 견딘다. 들이나 언덕, 산기슭 등 각지에서 골고루 분포하는데 바닥에서부터 가지가 갈라져서 지면으로 퍼져 마디마다 뿌리를 내린다.

돌나물은 식이섬유는 많지 않지만 비타민C가 풍부하고 베타카로틴과 플라보노이드와 같은 항산화 성분도 있어 면역력을 높여준다. 특히, 사르멘토신(sarmentosin)이라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데 간염 치료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유의 연한 향기가 있어 날것을 그대로 무쳐 먹거나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좋다. 손으로 주물러 무치면 풋내가 나기 때문에 키질하듯 전체적으로 가볍게 양념이 묻도록 해줘야 하며 바로 먹는 것을 추천한다. 무쳐서 오래 둘 경우에는 숨이 죽어서 보기에도 먹기에도 별로다.

두릅 ⓒ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봄 두릅은 금(金), 가을 두릅은 은(銀)'이라고 할 만큼 두릅의 새순은 영양성분이 훌륭하다. 특유의 쌉싸름한 맛을 내는 사포닌(saponin) 성분은 혈액순환과 체내 면역 활동에 도움을 주며 암 유발물질인 나이트로사민(nitrosamine)을 억제한다.

인공재배를 한 것은 이른 봄부터 나오지만 자생하는 두릅은 4~5월에 잠깐 동안 먹을 수 있다. 여러 지역의 명물 음식이 기록되어 있는 〈해동죽지(海東竹枝)〉에는 용문산 두릅이 특히 맛있다고 소개되어 있기도.

우리가 흔히 먹는 방식인 데쳐서 초고추장을 찍어 먹는 두릅초회는 사찰음식으로도 애용된다. 두릅찜이나 두릅튀김도 별미로 추천한다. 두릅은 고기와도 잘 어울리는 나물로도 인정받는데 데친 두릅을 소고기와 함께 지져먹는 두릅적, 두릅을 삼겹살·차돌박이 등으로 감아서 먹는 두릅고기말이 등은 방송을 통해서도 자주 소개된다.

봄나물의 영양성분 /농사로 갈무리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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