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군은 심리·정신적 상태가 불안정한 상태
주거지에 황산이나 질산 등 각종 화학물 발견
사제 파이프 폭탄 1개 및 불법 화학물질 18종 발견

현장에서 발견된 사제 파이프 폭탄 실물 [제공=법무부]
현장에서 발견된 사제 파이프 폭탄 실물 [제공=법무부]

집에서 사제 폭탄을 만들던 고등학생이 보호관찰 중 불시 방문에 적발됐다. 

29일 법무부에 따르면 상주보호관찰소(소장 정남준) 소속 선모 보호관찰관은 지난 27일 A(19)군의 집을 불시에 방문했다. 

보호관찰은 범죄인을 교도소나 소년원 등 수용시설에 구금하지 않고, 가정과 학교·직장에서 생활하며 보호관찰토록 하는 제도다.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던 A군은 심리·정신적 상태가 불안정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선 관찰관은 A군의 주거지에서 방문 지도를 실시하던 중 화약 냄새가 나는 것을 느꼈다. 주변을 살펴본 결과 선 관찰관은 황산이나 질산 등 각종 화학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A군은 폭발물 제조 관련 인터넷 영상을 시청하다가 직접 폭발물을 만들어 보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을 통해 화학 약품을 구입했고, 사제 파이프 폭탄을 만들었다가 선 관찰관의 불시 방문 지도에 의해 덜미가 잡힌 것이다.

보호관찰소는 경찰서, 소방서 등 관계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A군의 주거지에서 사제 파이프 폭탄 1개 및 불법 화학물질 18종을 찾아냈고, A군을 경찰에 인계했다.

법무부는 향후 보호관찰 청소년에 대해 정기적인 복약 지도 및 교사, 의료기관 등 다양한 사회적 지지망을 활용해 정신질환이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를 중단한 청소년에 대해서는 약제비 및 외래진료비 등을 지원하는 소년 치료명령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지난 2017년 텀블러 폭탄을 제조해 지도교수에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연세대 대학원생 김모(25)씨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경찰은 김씨의 범행 도구가 위력적인 '사제 폭발물'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검찰은 과거 법원의 판단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김 교수가 다친 정도 등을 고려해 폭발물보다 살상력이 적은 '폭발성 물건'을 제작한 것으로 해석했다.

'사제 폭탄' 검색결과 캡쳐 화면[출처=구글]

'사제 폭탄'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수많은 제조법이 검색된다.

총포·도검·화약류 단속법에 따르면 일반인은 폭탄을 소지하기만 해도 불법이다. 폭탄을 만드는 순간 범법자가 될 수 있다. 폭발물 제조법을 인터넷에 올려도 폭발물사용선동 혐의가 적용된다.

그러나 폭탄 재료인 화학물질 거래에 대한 규제나 처벌 근거는 없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폭발물 재료를 동네 문방구나 인터넷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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