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소년 대상 생리대 무상지원 조례안 발의
저소득층만이 아니라 보편적 복지
바우처 포인트로 가맹점에서 구매 가능
해당 친환경 인증 생리대가 입점 안되있으면 구매불가능.
추후 확대 입점되야 가능

[생리대 유해물질 파동 그후] ④생리대 무상지원과 논란 ⓒ포인트경제

저소득층 청소년 뿐 아니라 서울에 거주하는 모든 여성 청소년들이 무상으로 생리대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지난 달 31일 조례안이 발의되었고, 그 시행을 하고 있지만 관련한 몇가지 논란이 존재한다. 

조례안에 따르면 서울시 어린이·청소년 인권 조례 제19조 6항의 위생용품 지원 대상에서 '빈곤'이란 단어를 삭제한다. 

경기도 여주를 시작으로 모든 여성 청소년들에게 생리대를 무상 지원해줄 수 있게 하자는 보편적 복지가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조례안을 발의한 정의당 권수정 의원은 "저소득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위생용품이 지원되고 있는 가운데 위생용품 구입에 적지 않은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며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위생용품을 필요로 하는 모든 여성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보건위생용품을 확대·지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왼쪽: 정의당 권수정 의원, 오른쪽: 무상 생리대 지급기 설치를 촉구하는 민중당 ⓒ포인트경제
ⓒ포인트경제, 왼쪽: 정의당 권수정 의원, 오른쪽: 무상 생리대 지급기 설치를 촉구하는 민중당 [제공=뉴시스]

예산은 연 410억원가량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됐다. 현재 무상 생리대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차상위계층 여성 청소년(만11~18세) 1만7000여명에게만 지급된다. 비용은 연간 21억5000만원 수준이다. 서울시 모든 여성 청소년으로 확대하면 388억원이 추가돼 410억원 상당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모든 여성이 무상 생리대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공공시설 화장실에 생리대 무상지급기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6월19일 민중당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추진 과정에는 '과잉복지'라는 주장과 '여성의 생리도 건강권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찬성론이 부딛치면서 논란이 있었다. 

보편적 복지의 찬반 논란

과거 엄청난 찬반논란을 낳았던 무상급식과 같이 저소득층 소녀들이 보건소를 직접 방문해 생리대를 찾아가라는 게 예민한 청소년의 감수성을 감안하지 못한 정책이라는 비판과 

생리대를 사지 못해 걱정하는 아이들은 공적영역에서 지급하는게 당연하지만 모든 가정에 지원할 필요가 있는 지는 의문이라는 반대의견이었다. 

A서울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복지의 영역에서 여자만이 한달에 1번 발생하는 생리까지 보편복지로 확대하게 되면, 남자 아이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어떤 일이 있을때 그걸 또 복지로 할거냐 라는 논쟁들이 있을 것 같고, 이건 위생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가정에서 엄마들의 성교육과 위생교육이 결합된 상태에서 이걸 해야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납세자연맹 한 관계자는 "복지의 틀이 잘 정해지지 않아, 어려운 사람이 아닌 중산층이 혜택을 받는 경우가 많이 생겨난다"며 복지누수현상을 거론하며 부정적 견해를 내놨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여성의 생리를 건강권 차원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확산되면서 미국과 영국, 스코틀랜드, 호주 등지에서는 이미 국가나 지자체 차원에서 무상 생리대를 지급하고 있고 시행 주체를 도시 차원으로 확대해서 보면, 더 많은 국가에서 이미 무상 생리대를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 권 의원의 설명이었다.

그래서, 무상이어도 안전한 생리대로 지원해 주는거?

한편, 우여곡절 끝에 여성 청소년 누구나 생리대 무상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원론적인 문제였던 안전한 생리대를 지원해주는지 알아보았다. 

여성가족부에서 홍보하고 있는 내용의 카피문구를 보면 "선호하는 제품을 직접 선택해서 구입하세요!" 라고 적혀있다. 

포인트경제가 사회보장정보원에 문의한 결과, "현재 청소년 생리대 무상지원 사업이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청소년들이 바우처 카드를 발급받아서 직접 국민행복카드 가맹점인 온오프라인 판매처에서 제품을 직접 선택해 구입이 가능하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제공=여성가족부]

무상지원 및 구입방법은 바우처 포인트 지원이다. 월 10,500원, 연 최대 126,000원을 지원해주는데, 국민행복카드를 발급받은 후 가맹점에서 구매하면 된다. 

근데 여기서 문제는 가맹점인 온/오프라인 유통점에 원하는 제품을 팔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민행복카드사 가맹점인 지마켓과 옥션을 확인해보니, 옥션에는 유기농본을 제외한 본지에서 조사해서 찾아낸 국내 친환경 일회용 생리대 9종의 제품 어느 것도 제품을 찾을 수 없었다.  지마켓에는 허그미, 유기농본, 블루블루, 청담소녀, 라네이처, 맥심 등 6종은 판매되고 있었다. 

그러나 사회보장정보원 담당자는 "국민행복카드 가맹점이 아닌 쇼핑몰이나, 가맹점이어도 친환경 생리대업체가 입점을 안했을 경우는 해당 제품을 구매할 수 없다. 추후 다양한 제품들이 입점되면 가능하다"고 답했다. 

안전한 생리대를 찾았는데, 이제 그것을 보편적 무상지원을 받게 된 청소년들에게 온전히 제공하는데는 아직 시일이 필요해 보인다.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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