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일어났던 현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있었던 일을 기억하며 만감(萬感)을 느껴본다. [편집자주]

1953년 노벨 평화상은 미국의 조지 마셜(George Catlett Marshall)에게 돌아갔다. 마셜이 미국 국무장관 시절 고안하고 추진한 '마셜플랜(Marshall plan)'의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조지 마셜(George Catlett Marshall) / 조지 마셜 인터내셔널 센터 갈무리
조지 마셜(George Catlett Marshall) / 조지 마셜 인터내셔널 센터 갈무리

마셜플랜은 2차 대전으로 황폐화된 유럽의 재건을 위해 미국이 130억 달러 규모의 특별 원조를 제공한 것으로 공식 명칭은 '유럽부흥계획(European Recovery Program)'이었다. 마셜의 하버드대 강연이 기초가 되어 시행되었기 때문에 마셜플랜으로 통칭되었고, 실제 유럽의 경제 성장과 산업 회복을 가져오게 되면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편으로는 이를 통해 유럽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되는 결과를 얻었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제 새로운 마셜플랜이 우크라이나를 배경으로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은 그 자체로 참혹함과 수많은 난관을 가져오지만 전후 재건의 과정도 그에 못지않은 어려움이 따른다. 무엇보다 전쟁에 투입된 비용 이상의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고, 상당 기간 체계적인 계획과 관리가 유지되어야 하며, 전쟁을 도운 우방국들의 '청구서'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이 과정은 하나의 거대한 사업이자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후 재건에 10년간 9000억 달러(약 1200조 원)가 필요하다고 추산하고 있는데 사업적으로 보더라도 남다른 규모다. 여기에 더해 얼마 전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제1부총리 겸 경제부 장관이 방한해서 포럼에 참석했는가 하면, 지난 G7 정상회의 기간 중 윤석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만나 한국 기업의 재건 사업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 뉴시스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 뉴시스 갈무리

분명히 진행될 일이고 최고 관계자들의 행보가 이어지기 때문에 근거도 선명한 상황이다. 자연스럽게 건설과 에너지, 비료 등 재건 과정에서 우선되는 산업들에 속해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를 형성하고 들썩거리는 것도 이해가 된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어 보인다. 사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과 관련해서 이미 지난해 4~7월에도 산발적으로 시세를 낸 종목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보다 막연했던 상황에서 갖다 붙이기식 상승이 대부분이었고, 이유에 걸맞은 사업 진척을 보인 곳도 그다지 찾아보기 힘들다. 결국 근래 주가가 당시에 못 미치는 종목도 많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또한, 재건사업의 규모에 현혹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과거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복구 비용에 대한 추정치는 전문 기관이나 단체에 따라 1000억 달러에서 6000억 달러까지 편차가 상당했다. 당장 지난해 데니스 슈미갈 우크라이나 총리가 추산한 재건 비용이 7500억 달러였듯 제시하는 재건 비용이 달라지고 있고, 정답이 정해진 금액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이 계획하는 금액이 충분히 확보가 되고 현실적으로 반영이 될는지 모를 일이기 때문에 미리 규모에 흥분할 필요는 없다.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