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에서 가장 큰 이익을 올리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아마존 케어'·'헤일로'의 사업 종료.. AWS와 헬스케어를 연계하는 방향성에 변
아마존 오믹스·아마존 헬스레이크·의료형평성 이니셔티브 등에 중점

지금의 아마존을 전자상거래 회사로 묘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물론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지만 아마존은 다른 영역에서 더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고 개발 방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아마존을 지탱하는 핵심 사업은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 AWS)'다. 2015년 시작한 클라우드(Cloud) 서비스로 글로벌 1위를 차지한 이후 아마존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을 보더라도 매출은 아마존 전체 매출의 1/6 정도지만, 영업이익은 혼자 책임지는 수준이다. 역설적으로 최근 아마존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도 AWS 부문의 성장 둔화가 예상되는 데 있다.

그동안 AWS는 기업 데이터 관리를 주력으로 해오면서 광고 모델을 발전시키는 형태로 수익 증대를 모색해 왔다. 그리고 여기에 스마트홈, 헬스케어 등과 같은 신사업과 연계시키는데 집중하는 방향성을 보였다.

(왼쪽) 헤일로 밴드 (오른쪽) 헤일로 라이즈
(왼쪽) 헤일로 밴드 (오른쪽) 헤일로 라이즈

그런데 지난주 아마존은 헬스케어 서비스 '헤일로(Halo)'를 오는 7월 말로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2020년부터 선보인 헤일로는 손목밴드 '헤일로 밴드'·피트니스 밴드 '헤일로 뷰'·수면 추적 '헤일로 라이즈' 등을 바탕으로 건강 및 수면 관리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헬스케어라고 하면 떠오르는 서비스를 익숙한 디자인의 디바이스를 통해 제공했지만, 이번 발표를 통해 제품 판매 중단과 동시에 1년 내 구매한 제품은 전액 환불에 들어가기로 했다.

아마존의 스마트홈 및 헬스케어 부문 멜리사 차(Melissa J. Cha) 부사장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보낸 메일에서 "헤일로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헤일로는 불확실한 경제 환경과 치열한 경쟁으로 큰 역풍에 직면했다."라면서 "우리 자원의 우선순위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일부 직원들의 해고가 뒤따른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사실 아마존은 이미 지난해 ‘아마존 케어(Amazon Care)'사업을 종료하며 의외의 결정이라는 시선을 받은 바 있다. 2019년 처음 선보인 아마존 케어는 시애틀 본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원격의료 서비스를 시작, 전사를 넘어 실리콘랩스(Silicon Labs)·프리코(Precor)·힐튼(Hilton) 등과 같은 대기업에도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기대를 모았다.

더욱이 사업 종료를 발표하기 한 달 전 원메디컬(One Medical)을 39억 달러(당시 약 5조 1000억 원)에 인수한다는 내용을 알렸는가 하면, 의료용품 배송 서비스와 헤일로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업 종료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였다. 당시 헬스케어 서비스 담당 닐 린제이(Neil Lindsay) 수석 부사장은 "아마존의 비전은 소비자가 의료 제품과 서비스를 지금보다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아마존 CEO 앤디 재시 / 뉴시스
아마존 CEO 앤디 재시 / 뉴시스

올해까지 이어지는 아마존의 일련의 선택을 보면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축소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곧 취임 2년이 되는 앤디 재시(Andy Jassy) CEO가 성과를 보이기 위해 강한 조정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견해와 헬스케어 산업의 넓은 틀과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B2B에 집중하려는 의도라는 추측이 더 적합해 보인다.

아마존은 지난해부터 2만 7000명에 달하는 정리 해고를 병행한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워싱턴 DC 인근에 짓고 있던 제2본사 건설도 중단했다. 비용 절감의 효과로 1분기 실적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AWS 사업매출 성장률이 37%에서 15.8%로 크게 둔화한 것은 시장에서도 우려되는 부분으로 지적한다. 앤디 재시 역시 최근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AWS 사업이 단기 역풍에 직면해 있다"면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수익성과 비용에 엄격한 판단을 해야 할 시기다.

기업체와 금융권을 넘어 의료계에서도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환자와 질병에 대한 분석 및 관리를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는 필수적이 되어가고 있다. 아마존은 이 부분을 강화하고 나서는 모양새다. AWS가 현재 운영하는 아마존 오믹스(Amazon Omics)와 아마존 헬스레이크(Amazon HealthLake), 의료형평성 이니셔티브(Health Equity Initiative, HEI) 서비스에 집중하는 것이 이를 대변한다.

AWS는 아마존 오믹스에 대해 대규모 데이터 분석과 유전체학 및 기타 생물학적 데이터에서 통찰력을 끌어내기 위한 협업 연구를 지원하는 서비스라고 소개한다. 아마존 헬스레이크는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중앙 집중식으로 저장 및 집계하고 머신러닝(ML)을 통해 자동으로 표준화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HEI는 소외되거나 취약한 지역을 대상으로 의료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정리에 나선 사업들과 범위나 규모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학교 병원은 이미 AWS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헬스케어 시장만 놓고 보더라도 그 규모가 연간 4조 달러(약 5364조 원)에 달한다고 말한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츠는 전 세계 AI 헬스케어 시장 규모가 2027년에 674억 달러(약 90조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모든 기업들이 내외부적 부침을 겪는 가운데 아마존은 이 거대한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정리의 과정을 거치는 중인지도 모른다.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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