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트로즈 자체브랜드 와인에서 호일 캡 없애는 시도 진행 중
먼지·이물질 차단, 코르크 보호 역할하던 호일 캡
와인 보관 여건 개선과 코르크의 발달로 필요성 낮아져

영국 고급 슈퍼마켓 체인 웨이트로즈(Waitrose)가 와인병의 호일 캡을 없애는 시도에 나섰다.

호일 캡을 없앤 와인병 / 웨이트로즈
호일 캡을 없앤 와인병 / 웨이트로즈

웨이트로즈는 지난 24일부터 자체브랜드 'Loved & Found'의 8.99파운드(약 1만 5000원) 와인 'Trincadeira'·'Zibbibo'·'Mascalese'·'Lacrima' 4종을 호일 캡이 없는 병에 담아 판매를 시작했다. 회사는 올해 말까지 'Loved & Found'의 와인 10종 모두에서 호일 캡을 제거한 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와인 마개를 감싸고 있는 호일 캡은 코르크에 침투해서 와인을 망칠 수 있는 먼지나 이물질을 차단하기 위해서 도입되었다. 이와 함께 습기와 수분, 온도 변화 등으로부터 코르크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코르크의 변형은 와인에게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과거 호일 캡은 납으로 코팅되기도 했다. 당연히 독성 문제가 제기되었고, 199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안전하지 않고 불법이라고 선언하면서 변경되었다. 최근에 나오는 호일은 주석·알루미늄·플라스틱 등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웨이트로즈는 요즘에는 와인 저장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으며 훨씬 더 좋은 조건에서 보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호일 캡은 순전히 미적인 이유로 남아있으며 와인을 보호하는 데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 같은 주장의 배경에는 코르크의 품질 향상도 작용하는데, 코르크를 오염시키는 TCA(Trichloroanisole)를 방지하는 데 효과를 보이는 FSC(국제삼림관리협의회 인증) 코르크를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주류 소싱 매니저인 배리 딕(Barry Dick)은 "병의 목 부분이 드러나면서 병이 상당히 달라 보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라며 "나 역시 포장과 씨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기대된다"라고 말한다.

웨이트로즈는 10종의 와인에서 호일 캡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매년 불필요한 포장 0.5톤을 절약할 수 있을 거라고 추정한다. 올해 초에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또 다른 시도로 소형 와인 제품군 유리병을 알루미늄 캔으로 전환한 바 있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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