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역대급 어닝 서프라이즈 선보인 LG전자
CSO 거쳐 CEO에 오른 조주완 사장 경영 2년 차 주목
‘F·U·N 경험’·‘REINVENT LG전자’ 등으로 경영 및 조직 문화 일신
'고객' 강조하며 광범위한 현장 경영 행보.. 협력사와의 상생 노력도 지속
지난달 말 자사주 매입하며 책임경영 의지 보이기도

지난주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잠정 실적 발표에서 단연 관심을 모은 것은 LG전자의 호실적이었다. LG전자의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1분기 영업이익 1조 4974억 원을 달성, 역대 1분기 실적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선보였다.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80조 원을 넘은 것에 이어 1분기 실적까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 본사가 있는 LG트윈타워 / 뉴시스
LG전자 본사가 있는 LG트윈타워 / 뉴시스

LG전자는 실적에 대해 고효율·친환경·가성비에 대한 시장의 요구를 조기에 파악해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공급하고, 볼륨존(Volume Zone·가장 큰 소비 수요를 보이는 영역)에 해당하는 제품군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한다. 시장에서는 생활가전(HA)과 자동차 전장(VS) 부문이 실적을 이끌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기업의 성과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 중에 하나인 CEO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LG전자 CEO인 조주완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1월 1일 자로 취임하며 경영 2년 차가 한창 진행 중이다. CEO 이전 2년 동안은 부사장 겸 CSO(Chief Strategy Officer, 최고전략책임자)를 역임했다. 당시 CSO 부문은 신설된 조직으로 기업의 미래 준비와 디지털 전환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이 부여된 자리였다. 여기에서 조 사장은 주요 M&A와 혁신적인 프로세스 등을 도입하며 지금의 성과에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 사장이 CEO 취임을 하며 "최고의(First), 차별화된(Unique), 세상에 없던(New) ‘F·U·N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고객경험 혁신"이라고 회사의 지향점과 전략을 제시한 것은 대표적인 일화로 현재도 이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 아울러 새로운 조직문화 슬로건으로 ‘리인벤트(REINVENT, 재창조)’를 앞세워 ‘REINVENT LG전자’ 가이드를 마련하기도 했는데, 여기에는 8개의 핵심가치(소통 ∙민첩 ∙도전 ∙즐거움 ∙신뢰 ∙고객 ∙미래준비 ∙치열)와 11개의 실행 방안이 포함되어 실제적인 변화를 추구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

'리인벤트' 설명하는 조주완 사장 / LG전자
'리인벤트' 설명하는 조주완 사장 / LG전자

지난달 초 LG전자 홈뷰티사업담당 직원들에게 '피자 교환권'이 발송된 일과 직무 전환을 위한 소트프웨어 재교육에 자원한 직원들에게 '치킨 쿠폰'이 지급된 일은 조 사장의 아이디어인 것으로 전해진다. 리인벤트 문화 정착을 장려하고 공유하기 위한 표현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경영에 있어 '고객'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올해를 앞두고 임직원들에게 보낸 신년 메시지에는 “새해에는 시장과 고객에게 가치를 인정받는 ‘미래 지향적인 사업구조’로 변화해 나가자”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그리고 며칠 후 CES 2023 개막을 앞두고 열린 ‘LG 월드 프리미어(LG WORLD PREMIERE)’에서는 “모든 혁신의 시작과 끝은 고객이며, 우리는 그 혁신을 통해 세상을 미소 짓게 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아시아 생산기지 방문 모습 / LG전자
아시아 생산기지 방문 모습 / LG전자

최근 잇따른 광범위한 현장 경영 행보도 이를 뒷받침한다. 조 사장은 CES 2023에 이어 2월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23’에 참여해 중장기 전략과 현안을 챙겼고, 이어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이동해 북미 최대 공조(空調) 전시회 ‘AHR 엑스포 2023’을 참관했다. 이달 들어서는 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 등을 방문해서 오퍼레이션 고도화 전략을 통해 고객들에게 최고 수준의 QCD(Quality·Cost·Delivery, 품질·비용·납기)를 제공하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LG전자 특유의 협력사와의 상생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협력사 모임인 '협력회'와의 간담회는 물론 스마트공장 구축 노하우 전수, 로봇프로세스자동화(Robotic Process Automation) 도입 지원 등을 통해 협력사의 생산성 향상이 상생의 핵심이자 지속가능한 성장의 비결이라는 말을 실천하는 것이다. 지난달에는 고금리 상황 속 협력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상생협력펀드'의 금리를 전년대비 2배 이상 낮추는 조치를 시행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말 조 사장은 자사주 2000주를 매입했다. 최고경영자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기업 및 주주 가치 상승에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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