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와 온도 센서로 상처 감염 감지, 나노 센서, 변색 반창고...
상처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주변 기기로 무선 전송
약물을 상처 부위에 직접 전달해 염증과 감염 치료
낮은 수준의 전기장을 상처에 적용해 조직 성장 자극해 치유 도와

날카로운 것에 베이거나 긁혀서 난 상처, 또는 화상 등이 생기면 우리 몸은 어느 정도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당뇨병 환자의 경우 그 치유 과정이 방해되거나 상처가 감염이나 곪을 수 있어 문제가 된다.

상처를 보호하고 치유될 때까지 도와주는 기존의 붕대나 반창고. 그보다 더 나은 대안을 위해 만성 상처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스마트 붕대(smart bandage)'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지속해서 개발되고 있다.

2018년도에 미국 터프츠 대학(Tufts University) 연구진이 pH와 온도 센서를 통합해 상처 부위를 모니터링하는 스마트 붕대 시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

2020년도에는 중국에서 반창고의 색이 바뀌어 세균 감염을 감지해 치료할 수 있게 해주는 '변색 반창고'가 개발되기도 했었고, 2021년에 싱가포르에서는 만성 상처를 원격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스마트 붕대(패치형 센서 VeCare)가 개발됐다는 소식도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이탈리아 볼로냐(University of Bologna) 대학 연구진들은 수분 함량을 감지한 후 내장된 무선 주파수 식별 칩(RFID)을 통해 상처 치유 상태를 모바일앱으로 전송하는 센서를 개발했다. 물리적으로 붕대를 제거할 필요 없이 상처가 아물거나 붕대를 교체해야 할 경우 의사에게 알려주는 스마트 붕대를 개발한 것이다. 이는 스크린 프린팅(Screen printing) 기술로 생산된 레이온과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두 가지 유형의 거즈에 PEDOT:PSS라는 새로운 전도성 고분자를 개발해 RFID 태그를 직물 패치에 통합한 형태라고.

(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 중국 연구진의 변색 반창고, 영국 글래스고 대학교 연구진이 개발한 스마트 오더,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개발한 스마트 붕대 기술, 터프츠 대학 연구진의 상처 부위를 모니터링 해주는 스마트 붕대

미국 로드 아일랜드(University of Rhode Island) 대학의 연구진은 붕대의 섬유에 나노센서를 내장함으로써 상처의 감염을 감지하고 모니터링하는 연속적이고 비 침습적인 방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또한 영국 글래스고 대학(University of Glasgow) 연구진이 개발한 스마트 붕대는 환자의 체온, 세균 감염 상태를 수시로 측정해 환자 상태를 정확히 진단해 환자의 치유를 당긴다고 설명한다.

지난해말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온도 센서로 상처 감염을 감지하고 전기자극으로 상처 회복을 도울 수 있는 스마트 붕대 기술을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공개하기도 했다.

보다 효율적이고 저렴한 치료가 가능한 스마트 붕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인 칼텍(Caltech) 연구원들이 개발한 스마트 붕대는 상처를 보다 쉽고 효율적이며 저렴하고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스마트 반창고 기술은 "감염된 만성 상처의 다중 모니터링 및 병용 치료를 위한 신축성 무선 웨어러블 생체 전자 시스템"이라는 논문으로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nances)의 3월 24일 자에 게재되었다.

"흡수성 문질 층으로만 구성되는 일반적인 붕대와 달리 이 스마트 붕대는 전자 장치와 약물이 내장된 유연하고 신축성 있는 폴리머로 만들어졌다. 전자 장치를 통해 센서는 요산 또는 젖산염과 같은 분자와 염증이나 세균 감염을 나타낼 수 있는 상처의 pH 수준 또는 온도와 같은 조건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만성 상처의 다중 모니터링 및 치료를 위한 무선 신축성 웨어러블 생체 전자 시스템. /Science Adnances

이 스마트 붕대의 세 가지 기능은 다음과 같다.

첫째, 환자가 의료전문가가 검토할 수 있도록 상처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주변의 컴퓨터, 태블릿, 스마트폰으로 무선 전송 가능하다.

둘째, 붕대에 저장된 항생제나 기타 약물을 상처 부위에 직접 전달해 염증과 감염을 치료할 수 있다.

셋째, 낮은 수준의 전기장을 상처에 적용해 조직 성장을 자극해 더 빠른 치유를 유도할 수 있다.

장갑을 낀 손 등에 있는 스마트 붕대 /Science Adnances

연구원들은 실험실 조건의 동물 모델에서 상처 상태와 동물의 신진대사 상태에 대한 실시간 업데이트를 연구자에게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서 발견되는 것과 유사한 만성 감염된 상처의 빠른 치유를 제공하는 능력을 보여주었다고 설명한다.

"우리는 작은 동물 모델에서 이 개념 증명을 보여줬지만, 앞으로 장치의 안정성을 높이고, 상처 매개변수가 미세 환경이 부위에 따라 더 큰 만성 상처에 대해 테스트하고자 한다"

국내 연구는 없을까?

물론 국내에서도 이러한 유사한 형태의 연구 소식들이 있어왔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2014년 국내 성균관대학교 연구진이 심혈관질환 진단이 가능한 반창고 형태의 소자를 개발하기도 했다.

피부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OLED 패치의 구동 사진 /KAIST

또한 2018년에 KAIST 연구원들은 피부에 부착하는 휴대용 웨어러블 OLED 패치를 개발하기도 했는데, 디스플레이로 응용되는 OLED의 장점을 광 치료와 융합한 기술로 반창고 형태의 광원을 피부에 부착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한다.

KAIST에 따르면 패치는 1g 미만으로 매우 가볍고 1mm 미만으로 매우 얇고 유연하며, 42℃ 이내의 저온구동을 하기 때문에 얼굴과 팔 등 인체의 부위에 상관없이 부착하여 시간과 장소에 무관하게 치유가 가능하다.

스마트 붕대, 상처 치유를 돕는 센서 패치, 스마트 반창고 등의 기술 개발은 진단과 치료 목적뿐만 아니라 만성적인 상처 관리가 필요한 당뇨병 환자에게 특히 유용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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