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크낙새 캐릭터 '크크와 낙낙이' 발표
14일 경기도의회 회의, 21세기 들어 크낙새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 나와
광릉숲 크낙새 복원사업계획은 타당성 검토 용역에서 고배를 마시기도
딱따구리의 일종인 크낙새,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천연기념물 197호

남양주시는 최근 시조(市鳥)인 크낙새의 새로운 캐릭터와 이름, '크크와 낙낙이'를 공개했다. 지난 1998년부터 사용되던 ‘맑음이와 푸름이’ 캐릭터가 잊힘에 따라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해서 리뉴얼 작업을 했다는 설명이다.

남양주시 크낙새 캐릭터 '크크와 낙낙이' / 남양주시청 제공
남양주시 크낙새 캐릭터 '크크와 낙낙이' / 남양주시청 제공

이름은 지난 2월 22일부터 3월 1일까지 공식 SNS를 통해 공모를 진행했으며, 총 1427명의 시민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시는 공모된 명칭에 대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약 64%가 선택한 '크크와 낙낙이'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크낙새의 ‘크’와 귀여운 웃음을 의미하는 크크, 크낙새의 ‘낙’과 즐길 락(樂)에서 따온 낙낙은 각 캐릭터의 성격에 어울리며 직관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지난 14일 경기도의회 회의에서 21세기 들어 크낙새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언급되며 머쓱한 감이 있다. 유호준 경기도의원(더민주, 남양주6)은 자유발언에 앞서 남양주의 시조인 크낙새가 더 이상 발견되지 않고 사라진 현실과 함께 산림훼손·환경파괴를 원인으로 지적하며 사과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인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우리 고장 남양주' 수업 시간에 크낙새가 광릉숲에 서식하고 있다고 배웠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제 과거형으로 말해야 하는 현실이 답답하다"면서 "기후 위기에 책임이 있는 20세기의 사람들이 21세기의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경기도는 지난 2021년 4월 광릉숲 크낙새에 대한 복원사업계획을 수립했으나 타당성 검토 용역 관련 예산을 반영하지 않아 무산된 적이 있다. 당시 도(산림과)는 문화재청(천연기념물과)과 크낙새 종 복원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고, 문화재청으로부터 국비를 지원받기 위해서는 타당성 검토 용역을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받았다. 이에 광릉숲 관리센터 태스크포스(TF)는 타당성 검토 용역 시행안을 도 비전전략담당관실에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1년 9월 도의 각 실·국의 용역을 심사하는 ‘정책연구용역 심의 위원회 회의'에서 크낙새 복원 타당성 검토 용역은 주요 용역 선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결국 2022년 용역 사업비 2억 원은 반영되지 못했고 크낙새 복원사업은 무산됐다. 사업이 선정되고 타당성을 인정받게 되면 ‘광릉숲멸종위기동식물복원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국비 지원도 요청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나 시도도 하지 못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3월 '광릉숲 생물권보전지역 관리계획(2022∼2026년)'을 발표하고 진행 중에 있다. 세부 사업으로는 장수하늘소와 광릉요강꽃 등 멸종위기종 복원·외래 생물종 퇴치·둘레길 탐방로 정비·주차장 신설 및 환경개선·차 없는 거리 조성·야생화 재배 기술 지원·주민공동체 지원사업 등이 포함되어 있지만 크낙새에 대한 별도의 내용은 없다.

크낙새 수컷 /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크낙새 수컷 /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한편, 크낙새는 딱따구리의 일종으로 ‘클락 클락’운다고 해서 북한에서는 클락새라고도 부른다. 암수 모두 몸길이는 약 46㎝ 정도로 배와 허리는 흰색, 나머지 부분은 검은색이지만 수컷은 머리 꼭대기와 부리 옆의 무늬가 붉은색인 것이 특징이다. 백두산 이남에만 서식하는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1968년 천연기념물 제197호로 지정됐다. 2019년 서울 야산에서 발견됐다는 제보도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1993년 광릉숲에서 서식이 확인된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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