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시리아 일대 강진으로 발생한 사망자 5만 명 이상
축구 경기 중 피해 아이들을 위한 인형을 던져 모으는 행사 진행
일부 팬들은 "정부 퇴진"을 외치기도

현지시간 2월 6일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현재 집계 기준 5만 명 이상자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앞으로도 피해자 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여 안타까움은 잦아들지 않는다. 보다 많은 도움과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기장으로 날아드는 인형들 / 베식타스 홈페이지 갈무리
경기장으로 날아드는 인형들 / 베식타스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 26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보다폰 경기장에서 열린 튀르키예 슈퍼리그 경기에서는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베식타스와 안탈리아스포르의 경기 중 수많은 봉제 인형들이 경기장 안으로 날아든 것이다. 정확히는 경기 시작 4분 17초부터 팬들이 경기장을 향해 인형을 던지기 시작했는데, 이는 강진이 발생한 새벽 4시 17분을 의미한다.

사실 이 장면은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아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로 베식타스 팬들이 직접 준비한 것들이다. 경기는 잠시 중단됐고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인형을 정리하는 과정을 거쳤으며, 이렇게 수거된 인형들은 피해 아이들에게 기부 전달될 예정이다.

홈구장의 행사를 진행한 베식타스 구단은 "우리 팬들은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아이들의 사기를 돋우기 위해 경기 중에 '이 장난감은 당신을 위한 것입니다(This Toy is for You)'라는 의미 있는 행사를 준비했다"라고 설명했다. 관중들이 던져 기부한 물건에는 인형뿐만이 아니라 스카프, 베레모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베식타스의 수비수 타입 사눅(Tayyip Sanuc)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팬들이 주최한 행사에 "매우 감동받았다"라고 말하며 "축구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우리는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우리는 함께 상처를 치유할 것이다. 다시는 이런 재난을 겪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경기장 관람석 전경 / 베식타스 홈페이지 갈무리
경기장 관람석 전경 / 베식타스 홈페이지 갈무리

한편, 행사 과정에서 일부 팬들은 레젭 타입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ğan) 튀르키예 대통령을 겨냥하며 "정부 퇴진"을 외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가적 재난에 정부의 미흡한 사전 대비와 대응에 항의를 나타낸 것이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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