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뽕(GHB:감마 하이드록시낙산) 데이트 강간 약물로 사회적 문제
GHB 체내에서 배출이 빨라 검사방법이 어렵다.
경찰청, 물뽕 검출을 위한 연구 용역 착수
해외, 물뽕 검출 시약이 이미 보급 (스마트빨대, 매니큐어)

MBC
검법남녀 시즌 2 ⓒMBC

MBC 월화드라마 ‘검법남녀’가 시즌1에 이어, 시즌 2가 최고 시청률 9.5%를 자랑하며, 29일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검법남녀' 중 가장 눈에 띈 에피소드로 '연예인 물뽕(GHB)사건'이 있었다. 이는 최근 클럽 '버닝썬 사건'을 연상케 하며 큰 공감을 줬다. 스타뉴스에 따르면 민지은 작가는 극본을 쓰는 중에 버닝썬 사건이 터졌는데, 의도적으로 이야기를 담아봤다고 했다. 

검법남녀의 장면
피해자에게서 검출된 '물뽕', 정재영의 타살 근거! '검법남녀' 30회에서 국과수의 감정 결과로 나온 GHB ⓒMBC

'물뽕'이란 과연 무엇인가?

[자료 출처=위키피디아]ⓒ포인트경제CG

GHB는 향정신성의약품이며 마약의 일종으로 카르복실기와 하이드록시기를 가진 사슬 형태의 유기물질이다. 국내에서는 '물뽕' 이라고 불린다. 일명 액체화=물로 만든 히로뽕....이란 거지만, 사실 필로폰이랑은 관련이 없다고 한다. 

의학상으로 마취제나 불면증, 임상성 우울증, 기면증 등 치료와 경기력 향상에 사용된다. 데이트 강간 약물은 GHB가 마약으로서 악용될 때 지칭된다. 인체 내에서는 GABA의 대사 과정에서 숙신알데히드 환원 효소에 의해 미량 생성되고 케톤체인 베타 하이드록시부탄산과 구조상 연관되어 있다. 체내에 숙신알데히드 탈수소효소가 결핍되거나 기능이 저하되어 있다면 GABA는 중간 물질인 숙신알데히드에서 숙신산으로 산화되지 못하고 GHB가 되는데 이때 혈중 GHB의 농도가 지나치게 증가하게 되어 GHB를 복용했을 때와 똑같은 증상을 보이게 된다.
- 위키피디아

GHB는 주로 기면증 치료용 약물로 사용되며, 드물게는 알코올 중독 치료에도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GHB는 서파수면(slow-wave sleep, 흔히 말하는 깊은 잠) 경향을 증가시키고, REM 수면(얕은 수면)경향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다른 향정신성의약품과 마찬가지로 오남용 시에 부작용 우려가 크므로 용도 외 사용은 엄격히 금지된다. 알려진 부작용으로는 알코올과 같이 섭취를 할 경우, 알코올 제거 능력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고(술에 취한 상태 및 숙취 효과 증가), 과량 섭취 시에는 뇌 손상으로 인한 기억력 저하 및 심지어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의외로 마약으로 지정된 지는 얼마되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2001년에 향정신성약물로 지정되었고, 데이트 강간 약물로 사용되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 사례는 로히프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하지만 현재 급속히 퍼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며 2010년 12월 2일 방영된 SBS 뉴스추적에 그 해악성이 고발되기도 하였다. 특히 색깔이 변색된다거나 서서히 용해되는 안전장치를 갖추고 합법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하는 로히프놀과 달리 GHB는 무색, 무취, 무미한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위험성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마약과 다르게 이것은 '타인에게 복용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주로 쓰인다.

[사진 출처=KBS,뉴시스]

실제로 버닝썬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김씨(27.여)가 국민 참여 재판을 요청해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고, 이르면 오는 9월 이 사건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버닝썬 클럽 카운터 앞에서 술에 취해 버닝썬 직원 A씨를 폭행한 혐의로 약식기소된 김씨는 버닝썬에서 한 잔 정도 마신 샴페인에 GHB(물뽕)가 들어있었고, 이로 인해 기억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또 사건 당시 정신을 잃은 후 깨어보니 폭행 가해자가 돼 있었고, 물뽕이 의심돼 경찰에 약물 검사를 요청했지만 경찰이 시약 검사를 한 뒤 ‘버닝썬 클럽은 약물하는 곳이 아니다’며 폐기하고 조서에도 남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은 ‘당시 수사가 미진했는데 단편적인 부분만 보고 약식기소한 것은 무죄 추정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면서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유,무죄를 판단해달라는 입장이다. 

한편, 버닝썬의 VIP룸에서 여성들에게 속칭 물뽕을 먹인 후 윤간한 이들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는 국민청원에 대해 청와대가 수사 중인 사안으로 한 달간 답변을 연기했었고,  7월 9일 민갑룡 경찰청장이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와 각 SNS에 "전 경찰의 역량을 결집하여 단속한 결과 약물 이용 성범죄 및 불법 동영상을 촬영, 유포한 피의자 161명을 포함, 마약류 사범 3,994명을 검거하여 그중 920명을 구속했다"고 답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GHB는 24시간 내 인체에서 배출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빨리 배출된다”며 “실제 GHB 약물 범죄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 후 소변검사를 해도 즉시 체취 하는 경우가 없다 보니 국과수에서는 양성으로 나오는 경우가 잘 없다. 검사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약물 특성 문제로 현실적으로 방법이 없다”라고 밝혔다.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경찰청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체내’ 물뽕(GHB)검출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한다. 물뽕은 몸 속에 들어가 하루(24시간)가 지나면 관련 성분이 모두 몸밖으로 배출돼 검출이 힘들다고 알려져있다. 현재 사용되는 시약은 체내에 들어가기 전의 물뽕을 확인하는 사전시약이다.

외국에서는 빨대와 매니큐어 등 물뽕 검출 시약이 이미 보급돼 시판되고 있다고 한다.  영국 등에서는 유흥업소 자체적으로 검출시약을 영업점 안에 비치하며 ‘세이프티 펍(Safety Pub)’이라는 인증마크를 스스로 붙이기도 한다. 하지만 국내선 ‘버닝썬 사태’ 등으로 물뽕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났지만 이를 사전에 검출할 수 있는 시약을 일반인이 구매하기는 쉽지 않다.

[출처=인사이트]
 17소녀들이 개발한 스마트 스트로(Smart Straw)는 ‘케타민’과 ‘GHB’ 두 가지 종류의 마약을 100%검출해내는 성과를 보였다. [사진 출처=인사이트]
[출처=인사이트]
'언더커버 컬러스(Undercover Colors)’라는 매니큐어는 이것을 칠한 손톱을 음료 안에 담궜을때, 음료에 마약이 들어있으면 색깔이 변한다. ‘케타민’과 ‘GHB’는 물론이며, ‘로히피놀’까지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데이트 강간 약물 모두를 검출할 수 있다. [사진 출처=인사이트]

특히 인터넷 등에서 판매되는 물뽕 검출 시약은 이를 관리하는 주체가 없어 안전 등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다. 약품과 식품에 대한 허가 관청인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물뽕 검출시약 수입과는 상관이 없다. 식약처 관계자는 “GHB 사전 검출 시약의 경우는 인체에 들어가기 전의 GHB를 검출하기 때문에 식약처의 관리를 받지 않는다”며 “현재로서는 공산품일 뿐”이라고 말했다. 법률 개정을 통해 관리 주체도 명확해 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에서도 속히 관련 법률 개정과 마약 검출 시약 등의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 '검법남녀'같은 긴장감 넘치는 드라마의 소재로만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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