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부터 유해조수로 지정된 집비둘기, 특별한 단속 근거는 없어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 비둘기 한 마리를 죽게 해서 기소당했다는 마이클 베이
비둘기 요리를 선보인 이탈리아 요리사도 고발된 적 있어
캐나다 교도소에서 필로폰 30g 꾸러미를 매단 비둘기가 포획되기도

우리나라에서 비둘기(집비둘기)는 환경부에 의해 지난 2009년 유해조수(有害鳥獸)로 지정되었다. 비둘기로 인해 발생하는 분변이나 털 날림 등이 미관을 저해하고 문화재 및 시설물 부식을 유발한다는 것이 주요 근거다. 나름 개체수를 줄이기 위한 방안이었지만 포획은 까다롭게 제한되어 있고 먹이를 주는 행위 관해서도 처벌이나 단속 근거가 없어 실제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유해야생동물 / 국가법령정보센터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유해야생동물 / 국가법령정보센터

환경부의 집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국 비둘기 개체 수는 약 126만 마리다. 그리고 비둘기와 관련된 민원은 연평균 2400여건 정도라고 밝히고 있다. 여전히 털 날림이나 위생, 주민 간 갈등 문제 등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비둘기에 대한 대접이 사뭇 달라 보이는 곳이 있다. 일단 이탈리아다.

마이클 베이의 기소 소식 / The Wrap 갈무리
마이클 베이의 기소 소식 / The Wrap 갈무리

최근 연예 사이트 '더 랩(The Wrap)'은 영화 '트랜스포머' 시리즈로 유명한 감독이자 제작자인 마이클 베이(Michael Benjamin Bay)가 비둘기를 죽인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마이클 베이가 2018년 넷플릭스 '6언더그라운드' 제작 당시 이탈리아 로마에서 비둘기 한 마리를 죽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것.

비둘기는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에서 조류보호법(The Birds Directive)에 의해 보호종으로 분류된다. 그래서 포획하거나 해치거나 죽이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익명의 제보자가 현장을 목격하고 이탈리아 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진다.

마이클 베이의 법률팀은 더 랩의 보도에 대해 '허위적이고 무모하며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단정, 즉각 철회 또는 정정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마이클 베이 본인도 "나는 잘 알려진 동물 애호가이자 동물 운동가"라고 말하며 "제작에 관련된 어떤 동물도 다치거나 해를 입지 않았다. 지난 30년 동안 작업한 어떤 제작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2016년 스타 요리사 카를로 크라코(Carlo Cracco)가 비둘기로 인해 고발되는 일도 있었다. 그가 방송 프로그램 '마스터셰프 이탈리아(Masterchef Italia)'에서 비둘기 요리를 선보인 것이 원인으로, 방송을 본 동물단체가 야생동물 보호법 위반을 내세워 사법당국에 고발한 것이다.

캐나다 교도소에서 필로폰 꾸러미를 매단 비둘기가 잡혔다는 뉴스 / CBC 뉴스 갈무리
캐나다 교도소에서 필로폰 꾸러미를 매단 비둘기가 잡혔다는 뉴스 / CBC 뉴스 갈무리

한편, 최근 캐나다에서는 필로폰 꾸러미를 몸에 매단 비둘기가 잡히는 일이 있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위치한 연방 교도소에서 발견된 이 비둘기는 등에 약 30g의 필로폰 꾸러미를 달고 있었는데, 이는 1회 평균 투여량 0.03g을 고려해 보면 약 1000회분에 해당되는 양이다. 비둘기를 이용해 필로폰을 교도소로 밀반입하려는 시도로 파악하고 있으나 주도 인물이 수감자인지 외부인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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