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상 떠난 기타리스트 제프 벡의 사인으로 밝혀진 '세균성 뇌수막염'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비교적 자연치유 가능, 세균성 뇌수막염은 빠른 치료와 예방접종 필요
감기와 유사한 증상, 강한 두통·심한 구토·경부 강직 증상 있다면 검사받아야

지난 12일(현지시각) 영국의 록 뮤지션이자 전설적인 기타리스트로 꼽히는 제프 벡(Jeff Beck)이 세상을 떠났다. 1944년생으로 올해 79세를 맞이한 제프 벡은 그래미 어워드에서 8번의 수상 경력이 있으며, 음악전문지 <롤링스톤(Rolling Stone)>이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 100명'에서 5위에 선정되기도 한 인물이다.

제프 벡 공식 트위터
제프 벡 공식 트위터

최근까지도 조니 뎁의 앨범에 참여하고 투어까지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왔던 그이기에 갑작스런 비보는 더욱 충격이라는 평가다. 현재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전해진 그의 사인은 '세균성 뇌수막염(Bacterial meningitis)'이다.

우리 뇌는 안쪽부터 연막(연질막)·거미막·경막(경질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막을 뇌척수막 또는 뇌수막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여기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 뇌수막염이다. 그리고 뇌수막염은 크게 바이러스성과 세균성으로 나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의 경우 침이나 가래, 콧물 등에 접촉해서 감염되는 경우가 많은데, 소아의 경우 80% 이상이 장 바이러스로 발생한다. 여름과 초가을에 많이 발생하며 5일 안팎의 잠복기 이후에 발열·두통·구토 등의 증상으로 발현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자연적으로 호전되며 증상이 심할 경우 해열제나 수액치료만으로도 해결된다.

이번에 제프 벡의 사인으로 밝혀진 세균성 뇌수막염은 다르다. 폐렴연쇄구균·인플루엔자간균·수막구균 등에 의해 발생하며 급격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난청·뇌 손상·마비·언어 장애 등의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사망에도 이른다. 그래서 세균성 뇌수막염은 백신 예방 접종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뇌수막염의 증상은 전반적으로 감기와 유사해서 대응하기가 까다롭다. 일단 감기에 비해 강한 두통과 심한 구토를 동반하고, 목이 잘 굽혀지지 않으며 목덜미가 뻣뻣해지는 경부 강직 증상이 보인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 무엇보다 증상만으로 뇌수막염을 진단할 수는 없기 때문에 병원에 방문해서 진찰과 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제7차 WHO 기술 태스크포스 : 203년까지 뇌수막염 퇴치 - 글로벌 로드맵 / 세계보건기구 홈페이지 갈무리
제7차 WHO 기술 태스크포스 : 203년까지 뇌수막염 퇴치 - 글로벌 로드맵 / 세계보건기구 홈페이지 갈무리

한편, 매년 4월 24일은 '세계 뇌수막염의 날'로 전 세계 뇌수막염 연합기구 '코모(CoMO·Confederation of Meningitis Organizations)'의 주도로 2008년 제정되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공중보건의 문제로 지정하고 '2030년까지 뇌수막염을 퇴치하자'라는 글로벌 비전 아래 지속적인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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