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단순화·효율적 운영, 비용 절감을 위해 수백 명 해고에 나선 펩시코
창립 이래 첫 정리해고 실시한 메타, 당초 예상을 넘는 전체 직원의 13% 해고
코로나 팬데믹 기간 성장한 그로버, 밀키트 업체 블루에이프런도 정리해고 진행 중

본격적인 경기 불황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세계적인 그룹들의 해고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펩시코 홈페이지 화면
펩시코 홈페이지 화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펩시콜라를 생산하는 펩시코(PepsiCo)가 얼마 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조직을 단순화해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to simplify the organization so we can operate more efficientl)" 정리해고를 진행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에 약 30만 9천 명, 미국에서만 약 12만 9천 명을 고용하고 있는 펩시코는 이번 결정을 통해 북미 본사의 스낵·음료 부문 직원 수백 명을 해고할 것으로 보인다.

원료비와 물류비, 인건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지난 분기 매출과 이익 모두 호실적을 거뒀지만 펩시는 가격 인상을 통한 비용 전가가 한계에 부딪혔다고 판단했다는 해석이다. 이미 지난 10월 실적 발표 자리에서 경영진은 악화되고 있는 거시경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비용 절감을 강조한 바 있다.

메타(META) 역시 대규모 해고에 나섰다. 지난달 당초 예상되던 수준인 수천 명보다 많은 1만 1천 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이는 8만 7천여 명에 달하는 전체 직원의 13%에 해당하는 인원이다. 불명예스럽게도 해고 인원수로는 미국 IT기업에서 발표한 해고 역사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파악된다.

페이스북으로 시작된 메타는 창립 18년 만에 처음 실시하는 정리해고를 통해 펩시코와 마찬가지로 슬림하고 효율적인 회사로의 변신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메타는 메타버스에 엄청난 투자를 시도했지만 결과물은 처참한 수준. 저커버그 CEO는 "우선순위가 높은 소수의 성장 분야에 투자를 집중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이 밖에도 지난 8월 정리해고를 진행한 포드와 월마트를 비롯해서 아마존·시스코·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등 업종을 불문하고 거대 기업들의 해고 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거대 기업들의 해고가 경기를 예상하는 일종의 지표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그런데 눈길을 끄는 것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수혜를 받은 기업들도 해고 및 감원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로버
그로버

독일 공유 서비스 스타트업 '그로버(Grover)'는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최근 460여 명이던 직원의 10% 정도에 해당하는 40명을 해고했다. 2015년에 설립된 그로버는 스마트폰·노트북·게임기·VR 장비 등 3000여 종 이상의 스마트 기기를 월단위로 빌려주는 공유 서비스를 제공,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엄청난 성장세를 기록한 회사다.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으로도 평가되는 그로버지만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한 강력한 집중과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성명서를 통해 입장을 설명한다. 참고로 그로버에는 우리나라 LG전자와 미래에셋, 삼성넥스트 등이 투자하고 있다.

블루에이프런 홀딩스의 지난 1년 주가 추이
블루에이프런 홀딩스의 지난 1년 주가 추이

미국의 밀키트 업체 블루에이프런(Blue Apron) 역시 정리 해고에 나섰다. 밀키트라는 단어를 처음 만들어낸 블루에이프런은 코로나 이전 급격한 성장과 함께 심각한 경쟁에 직면하는 부침을 겪었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수요 증가로 다시금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고객수와 주문수가 다시 하락세를 기록, 블루에이프런 홀딩스 주가는 최근 1년 동안 95%가량 폭락하며 상장폐지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회사는 보다 민첩하고 집중적인 조직을 만들고 비용 절감을 위해 기업 인력의 10%를 해고하겠다고 발표했다. 블루에이프런은 약 1700여 명의 정규직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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