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에 의한 일주기 리듬이 깨지면서 생기는 증상...세로토닌과 멜라토닌 분비 불균형
1시간 일찍 기상, 광선 치료법, 약물 치료, 취침 시간에 커피나 차, 과식 등 피하기
낮 동안 운동과 균형잡힌 식단, 잠자리에 들기 전 휴식
춥다고 안에만 있지말고 밖으로 나와 햇볕을 쬐야

'왠지 모르게 요즘 기분이 다운되고 불안하다. 자존감도 낮아진 것 같고, 수면 시간은 길어진다. 탄수화물이 계속 당기고, 신체 활동은 적어진다'

우울감 /사진=픽사베이

이러한 증상은 '계절성 정서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 SAD)'다.

우울감이 생겼다가 좋아지는 양상이 특정 계절과 관련되는 경우 계절성 정서장애로 보는데 주로 가을부터 겨울까지 증상이 나타났다가 봄이 되면 좋아지고 이를 매년 반복하게 된다.(삼성서울병원) 성별로는 남성보다 여성이 좀 더 많고 드물게는 봄부터 여름까지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수면의 불균형(너무 많이 자거나 너무 적게 자는 것), 폭식, 인간관계에서 움츠려 드는 것 등은 계절성 정서 장애의 주요 세 가지 증상"

계절성 우울증은 왜 생기나?

영양 신경과학자 리나 베그다체(Lina Begdache)는 "빛 노출이 적을수록 기분이 더 나빠질 수 있다"라고 말한다. 계절성 정서 장애는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지만, 기분 장애 병력이 있는 사람의 경우 위험이 더 높고, 특히 젊은 성인과 모든 연령대의 여성들에게서 감수성이 증가한다는 것.

우리 몸의 수면과 각성 주기는 빛과 어둠에 의해 조절되는 내부 시계, 즉 일주기 리듬에 의해 제어된다. 거의 24시간마다 재설정되면서 신진대사와 성장, 호르몬 방출 등을 조절한다. 그런데 평소 햇빛에 맞춰 움직이던 우리 몸의 생체시계가 균형이 깨지면서 이러한 증상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우울감 /이미지=픽사베이

햇빛이 적어지면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세로토닌의 분비가 줄어들고, 세로토닌 농도가 떨어지면 우울감을 느낄 수 있다. 수면과 관련이 있는 멜라토닌 분비는 늘어나면서 잠이 많아지고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우리의 뇌는 빛이 적다는 신호를 받으면 잠을 지원하기 위해 멜라토닌 호르몬을 방출하는데 이는 우리가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지 언제 얼마나 많이 먹는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뇌의 능력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 신경 가소성이라고 하는 이 과정은 신경망의 성장과 구성을 포함해 뇌 수리, 유지 관리 및 전반적 기능에 매우 중요하다. 

겨울 우울증을 없애는 방법

간단한 겨울 우울증 없애는 방법은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최대한 빨리 당겨서 햇빛에 노출을 받고, 시간이 더 가기 전에 일상에서의 운동, 식사, 수면의 반복을 유지하는 것이다. 평소보다 약 1시간 일찍 일어난다. 이는 점차 새로운 일주기 리듬을 재조정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

기분과 식욕, 일주기 리듬과 같은 여러 기능을 조절하는 핵심 역할을 하는 뇌의 화학 메신저인 세로토닌은 빛의 강도가 낮은 멜라토닌으로 전환된다. 겨울은 더 빨리 어두워지기 때문에 저녁 일찍이 세로토닌이 멜라토닌으로 전환되고 이 시기 멜라토닌 방출은 수면-각성 주기를 방해한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환자의 상태가 계절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특정 계절이 아니어도 증상이 계속되지는 않는지 확인하고 신체의 다른 부위에 문제가 있어서 비슷한 증상이 생기지는 않는지 혈액 검사로 확인하기도 한다.

광선 치료법도 있다. 하루에 일정 시간 햇빛과 비슷한 광선을 쬐면서 생체 리듬을 되돌린다. 겨울에 태양이 거의 보이지 않는 북반구 지역 사람들에게는 야외 빛을 복제한 빛 치료 상자가 효과적일 수 있다.

계절성 정서장애 치료 램프, 광선 요법 /aliexpress 갈무리

또한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해서 우울감을 완화하는 약물치료를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정신과 치료는 우울한 기분을 인지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익히게 해 줄 수 있다.

취침 시간에는 커피나 차, 과식 등을 피하고, 수면의 질을 향상할 수 있도록 하고, 낮 동안은 운동을 통해 세로토닌 생산을 증가시키고 일주기 리듬을 지원해준다. 복합 탄수화물과 건강한 단백질의 균형 잡힌 식단은 꾸준한 세로토닌과 멜라토닌 생산을 지원하며, 잠자리에 들기 전 휴식은 스트레스를 줄여 준다.

'난 가을을 탄다', '겨울을 타는 나는 겨울에 늘 우울하다'는 식으로 그냥 자신의 어려움을 가볍게 넘기는 것은 좋지 않다. 계절이 바뀌면서 우울감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된다면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되며, 추운 날씨라고 신체활동을 줄이기보다 햇볕 좋은 날 밖에 나가 걷는 등 햇볕에 나를 노출시키는 시간을 늘려주는 것이 좋겠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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