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분말을 사용한 메뉴를 급식에 선보인 일본 고등학교
가축에 비해 환경에 바람직한 식용 곤충, 롯데제과 투자 눈길
시장조사기관들은 세계 곤충 단백질 시장·곤충 기반 사료 시장의 성장세 높게 평가

최근 일본 도쿠시마(徳島) 현립 고마쓰시마 니시고등학교 급식에서 식용 귀뚜라미를 사용한 메뉴가 등장해서 화제다. 도쿠시마대학 내 벤처기업 '그릴라스(グリラス)'와 고등학교 식품과 학생이 협력해서 개발한 귀뚜라미 분말을 반죽해서 튀긴 호박고로케가 해당 메뉴다.

일본 내에서 학교 급식으로 식용 귀뚜라미 분말이 사용된 것은 최초다. 급식을 접한 한 학생은 "호박의 단맛과 귀뚜라미의 고소함이 잘 어울린다"라는 평가를 내놓는가 하면, 촬영에 나선 카메라맨도 "위함감도 전혀 없다. 맛있고 고소하다"라고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고. 이 같은 반응에 힘입어 학교 측은 귀뚜라미를 활용한 급식 메뉴를 더 개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겠지만 이런 시도는 소나 돼지 등에 비해 환경에 부담이 적고 식량부족 해결책으로 주목받는 식용 귀뚜라미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일환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식용 곤충 사육이 다른 가축 사육보다 훨씬 적은 온실가스 배출과 적은 물 소비량을 요구한다고 주장한다. 일례로 FAO에 따르면 귀뚜라미의 경우 같은 양의 단백질을 생산하는데 소의 12분의 1 정도의 사료만 필요로 한다고.

롯데제과는 지난 3월 캐나다 식용 곤충 제조기업 '아스파이어 푸드 그룹(Aspire food Group)'에 펀드 출자 형태로 100억 원을 투자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16년에 설립된 아스파이어 푸드 그룹은 귀뚜라미를 이용한 단백질 분말 제품을 중점적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롯데제과 /사진=구글어스

지난 8월에는 대체 단백질 산업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와 곤충 소재 분야에서 양사 간의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을 진행했는데, 사업 확대 협력·공동연구·한국 내 독점 판매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롯데제과가 미래 대체 단백질로서 식용 곤충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이런 소식들이 여전히 이색적인 것에 머무르는 것일까? 아니다 관련 시장규모의 성장 전망은 상당하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2020년 세계 곤충 단백질 시장 규모를 2억 5천만 달러(약 3305억 원)로 추산, 2021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27.4%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FMI(Future Market Insights)는 전 세계 곤충 기반 사료 시장 규모를 2021년 70억 9천만 달러(약 9조 3680억 원)로 보고, 2030년에는 172억 5천만 달러(약 22조 796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7월 발표한 ‘2021년 곤충산업 실태조사’도 눈에 띈다. 국내 곤충산업 규모는 2021년 446억 원선으로 아직 그 크기가 크지 않지만 여기서 식용 곤충 비중은 231억 원으로 전체의 51.8%의 비중을 차지한다.

식문화의 변화는 그 속도가 빠르지 않아서 아직 시기 상조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인식의 변화가 이루어지면 그 방향으로 가속도를 얻는 것도 문화의 특징이다. 어쩌면 귀뚜라미는 생각보다 우리 식탁에 가까이 와있는지도 모른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