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만으로 안심할 수 없는 저혈당
공복 상태가 길어지거나 평소보다 고강도 활동을 오래 할 경우도 발생
'저혈당 무지감증', 치매 발병 증가와도 관련 있어 주의해야

얼마 전 싱가포르 국영방송국 CNA의 생방송 프로그램 'Asia Tonight'에서 작은 사고가 발생했다.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관한 뉴스를 현지에서 전하던 줄리 유(Julie Yoo, 한국명 유지혜)가 방송 도중 실신을 한 것.

사고 전 뉴스 화면 갈무리
사고 전 뉴스 화면 갈무리

다행히 큰 문제는 아니었다. 동료들과 의료진의 도움으로 금방 회복했으며, 방송사는 성명을 통해 '그녀는 탈수와 저혈당으로 인해 몸이 약간 좋지 않았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저혈당이란 일반적으로 혈당이 70mg/dL보다 낮은 상태를 말하는데 저혈당 쇼크는 수치가 정상이더라도 혈당이 높은 상태에서 급격하게 떨어질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당연히 당뇨병 환자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국내 사망률이 높은 질환으로 6위에 꼽히는 당뇨병은 겨울철이 더욱 위험하다. 아무래도 신체활동이 줄어들고 혈액순환이 둔해지는 것이 당뇨병을 악화시키기 쉽기 때문이다. 저혈당 위험도 마찬가지다.

특히 공복 상태로 운동을 하거나 운동 중간에 적절한 간식 섭취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 평소보다 고강도 운동(업무)을 오래 할 경우에 저혈당이 발생하기 쉽다. 당뇨인의 경우 음주를 하거나 음주한 다음날 위험이 높아지기도 한다.

저혈당 신호라고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증상은 손발 떨림과 식은땀, 기력 저하 등을 들 수 있는데, 심해질 경우 의식 저하와 실신을 겪을 수 있다. 저혈당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운동이나 업무를 중지하고 과일주스(청량음료 포함)·사탕·요구르트·꿀 등을 빠르게 섭취해 줄 필요가 있다.

저혈당 증상이 자주 반복되다 보면 저혈당 상태에 적응하게 되는 '저혈당 무감지증'이 올 수도 있다. 이는 반복적인 저혈당으로 인해 자율신경계 반응이 둔화되는 것으로 저혈당에 대한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하게 하고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수도 있어 위험하다.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저혈당증과 치매의 연관성 : 한국당뇨병프로그램 코호트 분석 / [당뇨병 연구와 임상 진료] 홈페이지 갈무리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저혈당증과 치매의 연관성 : 한국당뇨병프로그램 코호트 분석 / '당뇨병 연구와 임상 진료' 홈페이지 갈무리

저혈당이 치매 발병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경희의료원 임상연구센터(KNDP) 우정택, 이상열 교수 연구팀이 당뇨병 분야 국제학술지 〈당뇨병 연구와 임상 진료(Diabetes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에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 중 저혈당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보다 저혈당을 경험한 사람의 치매 발생 위험도가 약 3배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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