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섬', '아시아 최고의 섬' 등에 꼽히는 팔라완
분쟁지역 스프래틀리 군도와의 인접성으로 미중 신경전의 무대로 주목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방문 예정, 공군기지 방문 여부 관심
필리핀과의 상호 협력 강조에 나선 시진핑 주석, 필리핀 대통령 중국으로 초대도

지난 7월 글로벌 여행 전문 매거진 '트래블 앤 레저(Travel + Leisure)'에서 선정한 '세계 최고의 섬(The 25 Best Islands in the World)'에서 11위에 오른 섬은 팔라완(Palawan)이다.

팔라완 섬 풍경 /사진=tripadvisor 갈무리

필리핀의 대표 여행지이자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팔라완은 에메랄드빛 바다와 하얀 백사장, 그리고 거대한 석회암벽 등이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자랑한다. 지난해에는 같은 매체에서 다이빙을 하기 가장 이상적이라는 평과 함께 '아시아 최고의 5개의 섬(The Top 5 Islands in the Asia)'에 꼽히기도 했다.

이런 팔라완이 최근 관광지가 아닌 국제관계에서 중요한 지정학적 요충지로 관심을 받고 있다. 이유는 스프래틀리 군도(Spratly Islands, 중국명 난사군도(南沙群島))와의 인접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기 때문.

남중국해 남쪽 해역에 위치한 스프래틀리 군도는 중국이 지역의 암초들을 매립해서 인공섬을 만들고 군용 활주로와 항구를 설치해서 영토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곳이다. 필리핀을 비롯한 인근 국가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데 특히 팔라완은 이 지역에서 380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팔라완은 분쟁과 함께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에도 포함되게 되었고, 두 나라 입장에서 동남아에 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는데 의미가 큰 섬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 22일로 계획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팔라완 방문이 관심을 끌고 있다.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바이든 대통령 대신 참석한 해리스 부통령은 팔라완 섬을 방문해서 주민들과 시민사회 지도자, 필리핀 해안경비대 대표 등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스프래틀리 군도에 가장 가까이 위치한 안토니오 바티스타 공군기지' / 워싱턴 포스트 갈무리

특히 일각에서는 팔라완섬의 안토니오 바티스타 공군기지(Antonio Bautista Air Base)를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는데 실제로 이루어질 경우 어떤 발언보다도 시사하는 것이 큰 행보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사실 해리스가 팔라완섬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이미 미국 최고위급 방문 인사라는 상징성도 가지고 있다.

아울러 미국은 필리핀 내 군사기지 3곳을 신축하는데 내년부터 6천600만 달러(약 886억 원)의 예산을 들이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미국과 필리핀은 1951년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것은 물론 2014년 방위력협력확대협정(EDCA)에도 합의한 바 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 역시 가만히 있지 않고 있다. 이번 G20 정상 회의에 참석한 시 주석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을 만나 중국과 필리핀의 상호 협력을 강조했다. 여기서 남중국해로 인한 분쟁이 관계를 오염시키는 주범이라 언급하며 우호적인 협상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으로는 내년 1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을 중국으로 초청, 환대에 나설 예정이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섬이 세계 패권의 각축장이 되고 있는 지금이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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