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연속혈당측정장치(CGMS)는 짧은 사용기간과 정확도 떨어지는 문제 지적돼
피부 내에 측정 장치 삽입... ‘전자기파’ 이용해 혈당 변화 측정하는 기술
영구적 사용, 정확도 높아...매일 바늘로 채혈하는 당뇨 환자 고통 줄일 것 기대
"현재 5%에 지나지 않는 CGMS의 보급률 높일 것으로 기대"
"센서 내부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한 칩 적용 등 CGMS 시스템으로 발전시킬 것"

전 세계 당뇨병 환자는 4억 명 이상으로 당뇨 환자들은 매일 바늘로 손가락을 찔러 채혈을 통해 혈당 변화를 측정해야만 한다. 보통 당뇨 환자들은 매일 혈당 측정을 통해 혈당이 평소보다 높게 확인되면 어제 먹은 식사 중에 혈당이 높았던 게 있었는지 살피고 오늘의 식단을 조절하면서 건강 관리를 위해 생활 수칙을 살피는데 손가락을 찔러 피를 뽑아야 하는 고통과 불편은 매일 해도 익숙해지기엔 힘든 일과다.

이러한 불편을 없애기 위해 피를 뽑지 않고도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무채혈 혈당측정기가 개발되어 나오긴 했다. 효소 및 형광 물질에 기반한 연속혈당측정장치(CGMS, Continuously Gluocse Monitoring System)가 개발돼 실시간 혈당 관리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효소 및 형광 기반의 CGMS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또한 팔이나 복부 등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피부 트러블 등으로 문제가 지적되어왔다. 


피부 내에 측정 장치 삽입, ‘전자기파’ 이용해 혈당 측정 기술 개발

기기 수명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전자기파(EM, Electrogmanetic)를 이용한 새로운 혈당측정 기술이 나왔다. 기존 연속혈당측정장치의 단점으로 지적되어온 짧은 사용 기간을 극복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혈당을 반영하는 정확도도 높아 상용화 가능성이 크다는 이 기술은 31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전기전자공학과 변영재 교수 연구팀이 개발했다.

체내삽입형 전자기파 기반 혈당측정방식. EM 기반 피하 임플란트 포도당 센서. (a) BGL 추적을 위한 EM 기반 이식형 센서의 그림; (1) 혈액 모세관 (2) 전자기 센서 (3) 진피 (4) 피하 지방 (5) 근육 조직. (b) 제안된 임플란트 센서. (c) 센서 크기(15mm × 4mm∅∅) 동전과 비교됩니다. (d) BGL의 센서 주파수 추세 및 해당 변동. /연구그림=UNIST 제공

이 기술은 피를 내지 않고 혈당을 측정하는 '체내 삽입형 전자기파 기반 혈당 측정 시스템'으로 센서가 면봉의 5분의 1 정도의 크기다. 피부 속 세포와 세포 사이를 채우는 세포의 조직액인 간질액의 혈당 변화를 감지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효소나 형광을 기반으로 하는 CGMS는 혈액 내 포도당이 산화효소와 반응하면서 나오는 과산화수소가 산소로 바뀔 때 내놓는 전자를 측정하는데, 효소 수명이 짧아 시간이 지나면 정확성이 낮아진다. 혈액 내 포도당 수치가 달라지면 빛에 반응하는 파장도 달라지는 점에 착안한 ‘형광 기반 방식’도 시간이 지나면 발광량이 감소하여 정확도가 떨어진다.

변 교수 연구팀은 "수명에 제한이 없는 전자기파를 이용해 반영구적인 체내 삽입형 혈당측정시스템을 개발했다. 효소 기반 센서처럼 매주 교체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며, CGMS이용단가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어 현재 5%에 지나지 않는 CGMS의 보급률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김성문 연구원, 변영재 교수, 자간나트 말릭 박사(㈜에스비솔루션의 기업연구소에서) /연구진 사진=UNIST 제공

이식형 센서, 혈당 측정의 정확도 높여

이 시스템은 피부를 절개해 피하지방에 심은 '이식형'으로 주변의 온도와 습도, 움직임 등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아 혈당 측정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강점이 지녔다. 센서는 길이 30㎜에 원형 둘레 4㎜ 크기로 설계됐으며, 생체적합성이 뛰어난 폴리올레핀 계열의 포장재로 감싸고 있다.

변 교수는 "저전력으로 구동이 가능하고,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기능을 사용하는 장치나 스마트폰으로도 언제든 혈당을 확인 가능하다"며, "FDA 기준을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스템의 센서는 혈당 성분이 가진 고유한 유전율이 전자기파에 의한 변화와 연동된다. 센서가 작동하면 주변에 발생한 전자기파 영역은 유전율 변화를 감지한다. 연구팀은 혈당이 높아지면 유전율이 낮아지는데 이때 센서의 주파수는 높아지며, 이점을 이용하면 실시간 혈당 측정도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강아지를 통한 경구 포도당 부하 검사 장면 /연구그림=UNIST 제공

연구진은 시스템을 동물 몸에 부착해 실제 혈당 측정이 가능한지 검증한 결과 정맥에 직접 포도당을 주사하거나 구강으로 포도당을 주입해 소화시킨 경우 모두 혈당과 주파수가 같은 경향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향후 연구팀은 센서 내부에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한 칩을 적용하는 등 연속혈당측정 시스템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한다. 해당 연구는 UNIST 교원창업기업인 ㈜에스비솔루션과 협업으로 진행됐다. 에스비솔루션은 2017년 변영재 교수가 개발한 전자기파 혈당측정기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했으며, 관련 시스템은 상용화 단계에 들어서 있다고 알려졌다.

해당 연구 'Subcutaneously implantable electromagnetic biosensor system for continuous glucose monitoring(지속적인 포도당 모니터링을 위한 피하 이식형 전자기 바이오센서 시스템)'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갈무리

연구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논문명 'Subcutaneously implantable electromagnetic biosensor system for continuous glucose monitoring'으로 발표됐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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