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AA, 미생물에 의해 생성되는 비단백질 생성 디아미노산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등 뇌 질환 유발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 특정 담수 시아노박테리아에 의해 생성되는 독소 물질
간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간독성

지난 8월 4일 낙동강네트워크와 대한하천학회, 환경운동연합,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국회의원(비례)이 함께한 낙동강 국민 체감 녹조 현장조사. "낙동강 하류 대동선착장부터 창녕함안보 상류 유어선착장 부근까지 진행되었다. 이미 녹조가 걸쭉하게 쌓인 대동선착장은 마치 배들이 늪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사진=환경운동연합

낙동강은 한반도 남동쪽에 위치한 강으로 일명 영남의 젖줄로 불리며 부산, 울산, 대구, 구미 등의 중요한 식수원이지만, 각종 폐수와 생활하수로 인한 수질 오염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게다가 낙동강 녹조의 독성물질 검출 등 최근 들어 그 오염의 심각성이 시민단체들의 현장조사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낙동강 유역은 수돗물, 바다, 논물까지 오염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 7월 대구시 수돗물에서 맹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이 검출되었고, 창원시 수돗물에서 붉은 깔따구 유충이 발견되었다. 지난달 12일에는 부산 다대포해수욕장 등 낙동강 하구 일대 물에서 신경독소 BMAA(beta-Methylamino-L-alanine)가 검출됐다.

낙동강 국민 체감 녹조 현장조사. "강바닥의 펄을 아무리 퍼내어도 발견되는 생물은 붉은 깔다구 유충, 실지렁이 등뿐이었다. 이들은 대표적인 4~5급수 지표종"  /사진=환경운동연합

과학저널 프론티어스(Frontiers) 신경과학연구에 따르면 신경독 BMAA은 원핵생물(시아노박테리아)과 진핵생물(규조류 및 과편모조류) 미생물에 의해 생성되는 천연 비단백질 생성 디아미노산이다.

BMAA의 화학구조

단백질의 합성 과정에서 아미노산인 세린 대신 BMAA가 들어가면 단백질이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없게 되고, 만성적으로 노출되는 경우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와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환경단체들은 지난달 25일 낙동강 국민체감 녹조 조사단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발견된 BMAA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다대포해수욕장 연안과 낙동강 하구둑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만나는 지점에서 채수해 분석한 결과 BMAA가 1.116 ppb가 검출", "BMAA 검출은 녹조 독소에 따른 피해가 강뿐만 아니라 바다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해수욕장 등지에서 확인된 녹조는 낙동강 녹조 대규모 창궐 시기 수문 개방에 따라 확산했다. 수문 개방은 녹조 번성 시기 이전부터 해야 하며 궁극적으로 완전 수문개방과 자연성 회복이 녹조 문제의 해결책"

이번 조사 결과 경남 양산 지역 논과 수상 레저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낙동강 레포츠벨리에서도 각각 1ℓ 당 5079ug, 388ug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이는 미국연방환경보호청(USEPA)이 허용하는 기준치(1ℓ당 8ug)에서 각각 634.9배, 48.5배에 달하는 수치다.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은 녹조현상을 일으키는 원인인 남조류의 일종으로 특정 담수 시아노박테리아에 의해 생성되는 독소 물질이다. 비리보솜 펩타이드 합성효소를 통해 생산되는 고리형 헵타펩타이드인데 환경미생물학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음용수와 관개용수 공급과 환경 전반에 주요 위협이 된다.

마이크로시스틴은 순환 화학적 특성으로 인해 펩신, 트립신, 콜라게나제 및 키모 트립신 과 같은 표준 프로테아제에 의해 분해될 수 없고, 간독성으로 간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마이크로시스틴의 급성 건강 영향은 복통, 구토 및 메스꺼움, 설사, 두통, 입 주변 수포, 흡입 후 인후통, 마른기침 및 폐렴 등이다.

마이크로시스틴의 화학구조

이러한 물질로 오염된 강에서 수영이나 낚시, 서핑 등 레크레이션 활동은 오염된 물과의 직접 접촉으로 노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달 말 MBC 뉴스에서는 대구 지역에 이어 부산과 경남 지역 수돗물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으며, 환경부와 해당 지자체들은 환경단체와 환경부의 분석법 둘 다 활용해 분석했지만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았다며 서로 다른 조사 결과를 내놓으며  부산 시민들의 불안과 불신은 깊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낙동강 국민 체감 녹조 조사단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환경단체들은 "낙동강 대규모 녹조 창궐이라는 환경 및 사회 재난에 이른 이러한 심각한 상황임에도 윤석열 정부는 4대강 보 활용론이나 흘리고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좌우 이념이 아니라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다. 대한민국 정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강을 살리고 흐르게 하는 것이 우리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절대 망각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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