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대응 과학적 근거 제공 가능할 것"
온도 변화보다 영양 상태에 따른 미생물 군집 변화가 중요한 영향 끼쳐
기후대에 따라 미생물에 의한 용존유기물의 변환 기작 다르게 작용 시사
Science & Technology誌 표지논문, Nature Communications誌 게재

지구 표면은 약 71%가 물로 구성되어 있는데, 2%는 강, 호수, 연못, 습지 등 담수 생태계가 차지한다. 적은 양으로 보이지만 담수생태계가 지구의 탄소 순환과정에서 대기로 내뿜는 온실 가스양은 막대하다.

화석연료 사용에 의해 배출되는 약 95억 톤(매년)의 이산화탄소에서 20%에 해당하는 19억 톤의 이산화탄소가 담수생태계에서 자연적으로 방출된다. 그렇기 때문에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담수생태계의 온실가스 배출 기작에 대한 이해와 관리는 꼭 필요하다. 

활용 연구장비(초고분해능 15 T 퓨리에변환 이온싸이클로트론공명 질량분석기, 15 T FT-ICR MS) 및 연구하는 모습 /사진=KBSI 제공

최근 한국과 중국 국제공동연구로 담수생태계 내 용존유기물의 탄소 변환 기작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돼 화제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원장 신형식, 이하 KBSI)은 연구장비운영부 장경순 박사 연구팀과 중국과학원 난징지질호소학연구소 지안준 왕(Jianjun Wang) 박사 연구팀이 함께 했다.

27일 KBSI에 따르면 공동 연구팀은 담수생태계 내 존재하는 다양한 용존유기물이 지구온난화와 부영양화 등 기후변화에 따른 변환 기작을 분자 수준에서 예측할 수 있는 생태학적 분석 모델을 개발했다.

용존유기물(용존유기탄소)은 해양 및 담수 시스템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물질로 생물학적·화학적인 반응에 의해 분해되어 최종적으로 온실가스의 형태로 전환되기도 한다. 

중국 라오 준(Laojun) 산과 노르웨이의 발게스바리(Balggesvarri)산에서 온도 및 영양분 변화에 따른 호수 퇴적층에서의 미생물 군집과 용존유기물의 변화를 분석하기 위한 실험조건 - (a)동일 지역의 산에서는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온도가 낮아지므로, 기후대가 다른 두 지역에서 고도에 따른 온도별 차이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 진행, (b) 글로벌 차원의 부영양화를 모사하기 위해 두 지역에서 각 10개의 고도별 장소에 질소와 인과 같은 영양분 농도가 다른 각 10개의 실험조건 구축, (c) 서로 다른 기후대에서 온도 및 영양 변화에 따라 미생물과 용존유기물의 상관관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확인한 결과 /연구 이미지=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제공

지구온난화와 부영양화(영양 과다)라는 두 가지 기후 위기 요인으로 분해·변환하는 미생물과 여러 환경요인과의 상관관계를 분자 수준에서 확인하고자 공동연구팀은 중위도 아열대와 고위도 아한대 지역을 대표하는 중국 라오 준(Laojun) 산과 노르웨이의 발게스바리(Balggesvarri)산에서 두 가지 요인에 따른 호수 퇴적층을 모사, 미생물 군집과 용존유기물 조성의 변화를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미생물 군집은 용존유기물의 조성에 가장 큰 효과가 있었고, 온도 변화보다는 영양 상태에 따른 미생물 군집 변화가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생화학적 변환 정도가 큰 물질의 탄소 전환은 미생물에 의한 영향을 많이 받지만, 생물학적으로 잘 분해되지 않고 생화학적 변환 정도가 적은 물질의 탄소 전환은 온도 변화보다는 산화-환원 조건이나 미네랄 흡착과 같은 외부 환경요인에 의한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게다가 아열대 지역은 영양 농도가 높아짐에 따라 생화학적 변환 정도가 큰 물질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줄어들고, 아한대 지역은 반대로 높은 영양분 조건에서 생화학적 변환 정도가 적은 물질이 환경요인 등에 의해 분해되는 것이 확인됐다. 이를 통해 기후대에 따라 미생물에 의한 용존유기물의 변환 기작이 다르게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담수와 같은 자연생태계에는 다양한 용존유기물이 존재하며, 이들은 주변의 환경 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반응함. 기존에 미생물에 의한 생물학 분해 정도(reactivity) 만으로 반응 정도를 해석했다면, 본 연구에서는 용존유기물이 가진 잠재적인 생화학적 변환 정도(activity)가 환경 변화에 따른 반응성을 해석하는 데 보다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내용을 형상화 /이미지=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제공
논문 표지_Volume 56, Issue 14호(7월 19일자), 그림설명: 담수와 같은 자연생태계에는 다양한 용존유기물이 존재하며, 이들은 주변의 환경 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반응함. 기존에 미생물에 의한 생물학 분해 정도(reactivity) 만으로 반응 정도를 해석했다면, 본 연구에서는 용존유기물이 가진 잠재적인 생화학적 변환 정도(activity)가 환경 변화에 따른 반응성을 해석하는 데 보다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내용을 형상화 /이미지=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제공

장경순 박사 연구팀은 초고분해능 FT-ICR 질량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도출된 용존유기물분석데이터를 이용해 4개의 기능적 특성 그룹으로 분류하고, 환경변화 모사 실험 해석을 위한 모델링 변수를 도출했다. 라오 준 박사 연구팀은 현장 실험 디자인 및 수행, 미생물 군집분석과 모델링을 수행했다.

장경순 박사는 “기존에 담수생태계에서 부영양화가 심할수록 더 많은 온실가스가 나온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용존유기물 조성이 온실가스 변환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한 연구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로 국내뿐만 아니라 다른 기후대에서 담수 내 존재하는 미생물 군집과 영양 정도, 용존유기물 조성을 고려해 온실가스의 배출 저감을 위한 맞춤형 관리방안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보다 실용적인 관리방안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동연구자 (왼쪽부터) 장경순 책임연구원(공동제1저자 및 공저자), 중국과학원 난징지질호소학연구소 지안준 왕(Jianjun Wang)(교신저자) /사진=KBSI 제공

해당 연구는 환경과학 분야 학술지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환경과학기술)>에 논문명 'Microbial and environmental processes shape the link between organic matter functional traits and composition(미생물과 환경적 과정은 유기물의 기능적 특성과 구성 사이의 연관성을 형성한다)'에 지난 19일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또한 <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논문명 'Ecological networks of dissolved organic matter and microorganisms under global change(지구 변화에 따른 유기물과 미생물의 생태적 네트워크)'로 지난달 23일 게재됐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