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박으로 만든 종이 선보이고 판매 나선 일본 기업
낮은 당분과 칼로리, 풍부한 섬유질·단백질·비타민 등으로 식재료 활용 가능성 높아
에너지바·피자·크래커 등으로 재탄생

무더운 여름에 마시는 맥주 한 잔은 시원한 짜릿함으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중에 하나다. 다만 맥주 18리터를 만들면 맥주박(곡물 찌꺼기)이 13리터가 생길 정도로 찌꺼기가 많이 생기는 것이 흠이라면 흠. 일부는 가축사료로 사용되기는 하나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지는 양이 더 많아 이를 재활용하기 위한 방법들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

일본 요코하마에 위치한 회사 키타후쿠(Kitafuku Inc.)는 크래프트 맥주 양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맥주박을 이용해 '크래프트 맥주 종이(CRAFT BEER PAPER)'를 만들었다.  '요코하마시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지속가능발전목표) 산업 지원'의 프로젝트로 시작된 사업에서 마찬가지로 요코하마에 있는 맥주 양조회사로부터 맥주박을 제공받아 지난해 6월 처음 결과물을 선보인 것이다.

크래프트 맥주 종이 제조 모습 /Grape Japan
크래프트 맥주 종이 제조 모습 /Grape Japan

한 달 동안 맥주 양조과정에서 나오는 2000kg가량의 맥주박 대부분 폐기물로 버려지는 것에 문제를 인식하고 종이 펄프를 섞어 종이로 재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제지업체 페이퍼 팔 코퍼레이션(Paper Pal Corporation)과 협력했으며, 초기 컵 받침과 명함 등을 선보였던데 이어 올해 2월 28일부터는 선물 박스나 골판지에 이용할 수 있는 종이를 정식 판매하기 시작했다.

(상단)크래프트 맥주 종이 컵받침, 명함, 엽서, (하단)크래프트 맥주 종이 박스 /사진=Grape Japan, PR Times 갈무리

크래프트 맥주 종이는 국제산림관리협의회의 FSC 인증을 받았으며, 강도와 색조, 광택 등에도 개선을 지속하고 있다. 아울러 키타후쿠는 앞으로 사업 모델을 확장할 예정이며 더 많은 양조장들과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스타트업 리그레인드(ReGrained)는 2013년부터 맥주박을 활용한 에너지바를 만들고 있다. 건조한 맥주박에 아마씨·퀴노아·타피오카·흑미·꿀 등을 넣은 시럽과 섞고 굳히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물론 무알코올이며 맥주 맛은 거의 나지 않는다.

리그레인드의 업사이클링 에너지바 /Regrained 갈무리

사실 맥주박은 당분과 칼로리가 낮은 대신 섬유질과 단백질, 비타민 등이 풍부하기 때문에 음식으로 다시 재활용하는 시도들이 다양하게 가능하다. 수제 맥주업체 카브루가 선보인 '맥주박피자'나 오비맥주의 '리너지 가루' 활용이 대표적인 사례다.

맥주박피자는 인디아 페일 에일(IPA) 양조 과정에서 발생한 맥주박을 가공해서 피자 도우로 만든 것으로 푸드 업사이클링 스타트업 리하베스트와 처음 선보인 메뉴였다. 리하베스트는 오비맥주와의 협력을 통해 맥주박으로 만든 리너지 가루를 만들기도 했는데, 오비맥주는 에너지바인 '리너지바(RE:nergy bar)'를 출시했는가 하면 최근 리너지 가루를 이용한 '한맥 리너지 크래커'를 선보이기도 했다.

리너지바와 한맥 리너지 크래커 (리너지바는 푸드 업사이클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 식혜박(BSG)을 밀가루 대신 사용해 버터와 정제설탕 대신 잡곡, 유기농 사탕수수당 등을 담아 오븐에 구워 만든 '수제 그래놀라바'다) /사진=
Reharvest, 오비맥주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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