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약을 먹고 있다면 자몽 주의
신장질환을 앓고 있다면 바나나·수박 자제
역류성식도염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오렌지

맛도 맛이지만 면역력 강화와 부족한 영양소 보충을 위해 우리가 즐겨먹는 과일.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섬유를 제공해 주는 것은 물론 천연 항산화제 역할을 해주는 과일이지만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주의해야 할 필요도 있다.

다음은 복용하고 있는 약에 따라 자제해야 할 과일들이다.

◆ 고혈압 약을 먹고 있다면 자몽 주의

우리나라 60대 2명 중 1명 정도가 가지고 있다는 고혈압은 자연적으로 없어지거나 완치되기 어려운 만성 질환이다. 대부분의 경우 약물치료가 필요하며 뇌졸중·심근경색·심부전 등의 합병증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

고혈압의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약은 이뇨 작용을 통한 혈압 저하 방식·교감신경 차단 방식·안지오텐신Ⅱ 수용체 차단 방식·칼슘채널 차단 방식 등 작용 방식에 따라 다양하다. 여기서 자몽 섭취를 주의해야 하는 것은 칼슘채널 차단 방식으로, 암로디핀(amlodipine)·딜티아젬(diltiazem)·베라파밀(verapamil) 등을 주요 성분으로 하는 약을 먹을 때다.

고혈압약의 종류 /이미지=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자몽 또는 자몽 주스 등이 칼슘채널 차단 작용을 증가시켜 부작용이 더 많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약 복용 1시간 이전이나 복용 후 2시간 이내에는 자몽 주스를 마시지 않는 것을 제안한다. 고지혈증약을 먹고 있는 사람들도 부작용이 우려되므로 자몽 주스를 피하는 것이 좋다.

◆ 신장질환을 앓고 있다면 바나나·수박 자제

칼륨은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만들지만 과다한 칼륨은 신장에 무리를 주게 된다.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의 내과/심장 전문의인 모튼 타벨(Morton E. Tavel) 박사는 "칼륨은 훌륭한 미네랄이고 우리 식단에 필요하지만, 특정한 상황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라고 지적하며 "칼륨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심장 박동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바나나와 수박 /사진=픽사베이

바나나와 수박은 칼륨과 관련해 잘 알려진 식품으로 신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즐기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신장 기능이 저하된 상태로 칼륨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고 체내에 과도하게 쌓이게 되면 부정맥이나 심장마비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먹게 되더라도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 조금씩 나눠서 먹는 것이 좋다.

◆ 역류성식도염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오렌지

역류성식도염은 위식도역류병이 반복되어 만성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위와 식도 사이의 괄약근이 문제가 되어 생기는 질환으로 특정 음식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는데 커피·초콜릿·박하·오렌지주스 등이 꼽힌다.

역류성 식도염을 치료하기 위해 처방되는 제산제는 위산 분비를 억제시키는 효능을 가지고 있는데 수산화알루미늄(aluminium hydroxide)이 주요 성분이다. 보통 제산 기능 이후에 알루미늄 성분은 배출되지만 오렌지주스와 함께 섭취할 경우 알루미늄 성분이 체내에 흡수되거나 위의 산도를 높이기 때문에 같이 먹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수산화알루미늄 화학 구조 /이미지=REWINE 제약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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