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눅해지고 오염되는 종이 빨대는 재활용할 수 없어
종이 봉지 생산이 비닐봉지 생산보다 더 많은 대기오염 발생 연구도
스타벅스 종이 빨대에서 휘발유 냄새?...반품 및 폐기 처리
금속, 유리, 대나무, 실리콘 등의 다회용 빨대 사용

플라스틱 빨대 /사진=픽사베이

길고 얇은 관 모양으로 우리가 자주 접하는 커피나 음료를 빨아 마시는 데 사용하는 빨대(straw).

미국에서만 하루에 5억 개 이상이 사용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분해되는 데는 500년이 걸린다는 플라스틱 빨대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빨대 퇴출 움직임을 일으켰다. 각국의 친환경 장려 정책과 기업들의 ESG 경영 확대 등으로 빨대 시장은 플라스틱 빨대에서 종이 빨대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하지만, 종이 빨대는 플라스틱보다 더 환경친화적일까?

종이 빨대는 플라스틱보다 더 환경친화적일까? /사진=픽사베이, ⓒ포인트경제CG

스타벅스나 맥도널드 등 플라스틱 빨대 퇴출을 선언한 글로벌 기업을 비롯해 많은 기업들이 종이 빨대로 대체해가고 있으며, 장점도 물론 있다.

종이 빨대는 플라스틱보다 분해가 쉽고, 퇴비화할 수 있으며, 저렴하다. 플라스틱보다 더 유연한 재질인 종이 빨대는 해양 동물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이 훨씬 적다.

하지만 종이 빨대는 종이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종이 재활용품으로 배출할 수도 없다. 재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번 사용하면 음료의 액체로 인해 눅눅해지고 오염되는 종이 빨대는 재활용할 수 없어 일반 쓰레기와 마찬가지로 매립지로 보내지거나 소각된다.

또한 나무로 만들어져 환경적으로 좋은 선택처럼 보일 수 있으나 탄소 배출로 보면 그렇지도 않다. 폐기물 및 재활용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 루비콘(Rubicon)에 따르면 종이 봉지를 생산하면 비닐봉지를 생산하는 것보다 70% 더 많은 대기 오염이 발생하며, 플라스틱보다 온실가스가 80% 더 많이 발생한다는 연구도 있다.

스타벅스 종이 빨대에서 휘발유 냄새?

스타벅스는 2018년부터 전국 1200여 개 매장에 종이 빨대를 전면 도입했지만, 종이 빨대의 눅눅해짐과 종이가루 이물질 등의 지적이 있어왔다.

스타벅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사진=픽사베이

지난달에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스타벅스에서 사용하는 종이 빨대에서 휘발유 냄새 등이 난다는 주장이 잇따르면서 스타벅스코리아는 해당 물량을 전수 회수했다고 알려졌다.

지난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조회사 현장조사와 제품 수거 검사를 실시한 결과 종이 빨대의 내수성과 강도 등을 강화하기 위해 코팅액 배합비율이 일부 조정된 원지를 공급받아 제품을 제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코팅액은 수성 아크릴과 EAA(ethylene acrylic acid) 등 합성수지제 구성물질이며, 식약처는 3%가량을 각각 증감해 배합비율을 조정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냄새가 발생한 해당 제품은 반품 및 자체 폐기처리됐다고 설명했다.

혹시 냄새로 미루어봐 인체에 해로운 것은 아닐까. 식약처는 해당 빨대 제품에 대한 기준 규격 검사 결과는 기준치 이내로 적합한 제품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방수나 내열 등의 코팅에 사용되는 잔류성 독성 화학물질 PFAS(과불화화합물)나 환경 호르몬 물질에 대한 노출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위해성이 낮더라도 아동이나 임산부 등 취약 계층의 노출로 인한 문제를 간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친환경적인 다른 대안?

종이 빨대 이외에 미생물에 의해 생분해된다는 바이오 플라스틱 빨대 개발로 커피 찌꺼기, 옥수 전분 등으로 만든 빨대가 개발되기도 했지만, 부러지거나 장기간 물에 놔두면 녹는 등 아직 기술적 한계는 존재한다.

금속, 유리, 대나무, 실리콘 등의 다회용 빨대 /사진=프리픽

재사용 가능한 금속, 유리, 대나무, 실리콘 등의 다회용 빨대를 구입해 사용하는 것이 더 친환경적인 대안으로 알려져 있다.

원론적으로 우리는 음료를 마시기 위해 빨대가 꼭 필요한가 질문해 볼 필요가 있다. 플라스틱을 종이로 교체하는 것보다 특별히 필요하지 않다면, 불필요한 일회용품이나 무분별한 소비로 이어지는 빨대는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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