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다음으로 많이 사용하는 모래, 무분별한 채취로 위기 초래
하천과 해안선 파괴·지반침하·생태계 파괴 등 다양한 문제 유발
모래 자원에 대한 인식 변화와 준설 기준 설정, 적극적인 재활용 필요 

중국 장시성(江西省) 포양호(鄱阳湖)에서 모래 채취하는 모습 /로이터통신 갈무리
중국 장시성(江西省) 포양호(鄱阳湖)에서 모래 채취하는 모습 /로이터통신 갈무리

모래는 인류가 물 다음으로 많이 이용하는 천연자원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모래를 사용해서는 안 되는 위기 상황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UN은 보고서를 통해 모래 위기를 피하기 위해 긴급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도시화로 연간 500억 톤의 모래가 소비되고 있으며, 이대로 가다가는 하천이나 해안선의 파괴는 물론 작은 섬들을 소멸시킬 가능성 또한 있다고 경고한다.

총연장 4020km로 동남아에서 가장 긴 강인 메콩강의 경우, 건설자재로 사용하기 위한 무분별한 모래 채취로 인해 침하가 진행되고 있으며 베트남 최대의 곡창지대인 메콩 삼각주(Mekong Delta)가 가라앉고 염분화되고 있다. 스리랑카에서는 모래 채취로 인해 강의 흐름이 역류하는 사태가 벌어져 바닷물이 내륙으로 유입, 바닷물 악어가 나타나는 상황도 벌어진다고.

수력발전소 댐과 모래 채굴이 삼각주 침하 및 축소를 유발하고 있다.
메콩강 유역의 댐. 수력발전소 댐과 모래 채굴이 삼각주 침하 및 축소를 유발하고 있다. /세계자연기금 갈무리

아시아뿐만이 아니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아프리카 역시 마찬가지다. 호수와 해안에서 모래를 채취해 도시 건설을 한창 진행 중이지만 폭풍우를 비롯한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기 쉬워질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진다.

사실 이런 문제들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수십만 년이 걸려 형성된 지질학적 구조를 훨씬 빠른 속도로 훼손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2050년 이전에 거의 10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는 인구수를 고려하면 이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UN은 모래가 유리·콘크리트·건축자재·IT 제조업 등 다양한 부문에서 사용되지만 중요한 전략적 자원으로 인식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인식을 바꿔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UNEP 보고서 〈모래와 지속 가능성: 위기를 피하기 위한 10가지 전략적 권고 사항〉

유엔환경계획(UNEP) 경제 부문 책임자인 쉴라 아그라왈칸(Sheila Aggarwal-Khan)은 "우리는 이제 모래 자원에 대한 개선된 거버넌스 없이는 우리 사회의 요구에 충족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라고 경고하면서도 "지금 행동하면 모래 위기를 피하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보고서는 해안에서의 모래 채취를 금지하고 해양 생물 다양성에 해를 끼칠 수 있는 해양 준설에 대해서 국제 기준을 설정하도록 제안한다. 아울러 콘크리트나 광산 활동에서 발생하는 찌꺼기를 모래로 재활용해서 자연에서의 채취를 줄여야 한다고 요구한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