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육아 시설에서 부추로 오해한 수선화 사용으로 식중독 발생
수선화의 잎과 구근에는 리코린 등 알칼로이드 계통 독성물질 있어
반려동물 섭취 시 위험, 주의사항으로 떠올라

최근 일본 교토의 육아 지원 시설에서 12명의 아이들이 식중독에 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원인은 수선화였다.

수선화 /사진=국립수목원 '한국의 독성식물 안내'

아사히 방송에 따르면 지난 7일 교토시 보건소에는 '급식을 먹은 원아가 구토했다'라는 제보가 들어왔다. 이날 시설에서 제공된 점심 메뉴 중에 '부추 간장 절임'이 있었는데 사용된 재료가 부추가 아니라 수선화였던 것. 메뉴를 먹은 어린이와 직원들 77명 가운데 4~6세 어린이 12명이 식중독의 전형적인 구토 및 발열 증상을 보였다.

시설 측 관계자는 음식에 사용된 수선화가 수년 전 지인으로부터 양도받은 것을 시설 내에서 재배한 것으로 그동안 어른들이 먹었을 때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고 증언했으며, 다행히 아이들은 2~3일 만에 회복했다고 전해졌다.

비슷한 모양의 부추(좌)와 수선화(우) /사진=야마가타 현, 교도통신 갈무리
비슷한 모양의 부추(좌)와 수선화(우) 비교 사진 2장 /사진=아사히 방송, 교도통신 갈무리

이런 사고들이 아주 드물지는 않아 부추와 수선화류를 착각해서 발생하는 식중독은 교토에서 2018년에 1건, 일본 전국에서는 2012년 이후 62건이 보고되어 후생노동성 차원에서 주의를 당부하는 부분이다. 아무래도 수선화가 잎은 부추, 구근은 양파와 비슷해서 착각하기 쉬운 탓도 있겠고 수선화에 포함된 리코린(lycorine)과 같은 알칼로이드(alkaloid) 계통의 유독 성분이 개인에 따라 중독 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국립수목원의 '한국의 독성식물 가이드'에 따르면 수선화에는 알칼로이드 계통의 독성물질인  리코린(치사량 8~10g) 외에도 갈란타민(galanthamine), 타제닌, 수산칼슘(calcium oxalate) 등이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성부위는 전초가 유독하나 특히 뿌리의 독성이 강하다.

리코린(라이코린, lycorine)의 화학구조

우리나라에서도 야생 수선화를 잘못 섭취하는 경우가 간혹 발생하기 때문에 봄철 야외활동 시에 주의가 필요하다. 중국의 약학 서적인 〈중약대사전(中藥大辭典)〉에도 소개가 될 정도로 한방에서는 수선화의 꽃과 뿌리가 약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독성을 인정하고 경계한다. 차를 우려내 마실 경우에도 섭취하는 양을 많지 않게 할 것을 권고한다.

최근에는 수선화가 반려동물이 섭취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는 주의사항으로 많이 알려지고 있다. 반려견이든 반려묘든 수선화를 조금만 삼키더라도 구토·설사·타액 과다 분비를 일으킬 수 있고 심할 경우 저혈압·심장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산책할 때는 물론 집안에서 수선화를 기를 경우에는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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