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에 풍부한 '에르고티오네인', 산화 스트레스 위험과 우울증 증상 감소
양송이버섯에 많은 칼륨은 불안감, 노루궁뎅이버섯은 신경 정신 질환 예방에 도움
환각성 수분질의 일종인 '실로시빈' 가능성에 주목

우울증 /이미지=픽사베이
버섯에 풍부한 에르고티오네인(ergothioneine)이 정신 건강 효과를 발휘해 /이미지=픽사베이

현대인의 대표적인 정신 질환으로 자리 잡은 우울증.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우울증이 팬데믹으로 더욱 심각한 사회현상으로 떠오르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개인 입장에서 할 수 있는 활동과 식단도 다양하게 제시되는 요즘, 버섯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감정 장애에 관한 저널(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실린 펜실베이니아 주립 의대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버섯이 암과 요절의 위험을 낮춰주면서 우울증을 겪을 위험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Mushroom intake and depression: A population-based study using data from the US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NHANES), 2005–2016(버섯 섭취와 우울증: 2005-2016년 미국 국립 건강 및 영양 조사 조사(NHANES)의 데이터를 사용한 인구 기반 연구)' /엘스비어(Elsevier)

연구진은 2005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성인 2만 4000명 이상의 식단과 정신 건강에 관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버섯에 풍부한 에르고티오네인(ergothioneine)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해석했다. 아미노산의 일종인 에르고티오네인은 인간이 합성할 수 없는 항염 물질로 산화 스트레스 위험을 낮추고 우울증 증상을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미국에서 가장 많이 섭취하는 버섯인 양송이버섯은 불안감을 낮춰주는 칼륨을 함유하고 있고, 노루궁뎅이버섯은 신경 영양 인자의 발현을 자극해서 신경 정신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최근에는 버섯에서 추출되는 실로시빈(psilocybin) 성분이 주목받고 있다. 이 성분은 환각성 수분질의 일종으로 우울증 증세를 치료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으며, 실로시빈을 다량 함유한 버섯이 매직버섯(magic mushroom) 일명 환각버섯으로 불리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2월 <저널 오브 사이코파머칼러지(Journal of Psychopharmacology)>에 실린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의대 환각 및 의식 연구센터의 연구에서는 실로시빈이 항우울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fficacy and safety of psilocybin-assisted treatment for major depressive disorder: Prospective 12-month follow-up(주요 우울 장애에 대한 실로시빈 보조치료의 효능 및 안전성: 12개월간의 추적관찰)' /SAGE 저널 갈무리

연구팀은 만성 우울증이 있는 성인 24명을 대상으로 실로시빈 복용과 대화 치료를 병행하며 12개월에 걸쳐 추적 관찰했다. 평가를 위해서 관찰 기간 동안 우울증 평가 지표인 GRID-HAMD(GRID-Hamilton Depression Rating Scale) 점수를 측정했는데 시간이 경과할수록 전반적으로 점수가 낮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실로시빈과 관련된 부작용은 없었다.

12개월 추적 관찰한 결과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GRID-HAMD 점수가 감소한다. /SAGE 저널 갈무리

연구팀은 실로시빈 보조 요법이 항우울 효과가 있으며 치료 후 최소 12개월까지 효과가 지속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연구팀의 나탈리 구카샨(Natalie Gukasyan) 박사는 "실로시빈을 이용한 치료는 일반인들이 시도해서는 안 되며 훈련된 임상의와 치료 전문가에 의해서만 실시되어야 한다"라는 단서를 덧붙였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4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도 실로시빈이 우울증의 중증도를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가 실린 바 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부속 환각성 연구소 연구팀의 연구결과로, 실험 과정에서 실로시빈을 6주 동안 섭취한 우울증 환자의 경우 항우울제 에스시탈로프람(escitalopram)을 복용한 환자에 비해 우울증 중증도 수치가 좀 더 빠르고 눈에 띄는 수준으로 감소하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매직버섯의 유통 및 사용은 불법으로 마약류에 준하는 처벌을 받게 된다. 실로시빈의 임상적 가치가 인정받아 의학적인 활용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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