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건강과 치매 발병 관련성 연구 꾸준히 이어져
최근 백내장 수술이 치매 위험을 30%가량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
시력장애가 뇌 자극과 운동량 감소, 인지능력 저하와 관련
안과질환의 유무·복수의 안과질환·합병증 정도에 따라 치매 발병 확률 높아지기도

'치매 위험이 높은 안과 질환' /하버드 건강저널 갈무리

국제학술지 〈란셋(The Lancet)〉에는 2050년쯤이면 전 세계적으로 치매 인구가 1억 530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이는 2019년에 비해 약 3배가 증가한 수치로 인구증가와 인구 고령화, 생활방식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전망 속에 최근 학계에서 주목하는 것이 눈 건강과 치매 발병과의 관련성이다. 황반변성·백내장·녹내장 등과 같은 안과 질환이 치매 위험성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미국의학협회 〈내과학 저널(JAMA Internal Medicine)〉에는 워싱턴대학 의과대학원 연구진의 논문 '백내장 적출과 치매 발생의 연관성(Association Between Cataract Extraction and Development of Dementia)'이 실렸다. 논문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백내장 수술이 치매 위험을 30%가량 낮춰준다는 것.

'Association Between Cataract Extraction and Development of Dementia(백내장 적출과 치매 발병의 연관성)' 워싱턴대학 의과대학원 연구진의 논문 : 이 연구는 백내장 적출이 노인들의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내과학 저널(JAMA Internal Medicine) 갈무리

연구팀은 백내장 또는 녹내장을 진단받았지만 치매가 발병하지 않은 65세 이상의 남녀(평균 연령 74세) 3038명을 대상으로 1994년부터 2018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이 기간 동안 2년마다 인지능력검사도구(CASI)를 적용해서 기준점수(85점) 이하인 참가자에 대해 신체 및 신경학적 검사·의료기록 검토·신경심리 검사 등을 진행, 치매 진단 여부를 판단했다. 분석하는 과정에서 흡연·고혈압·심부전·당뇨병·심혈관 및 뇌혈관 질환 등의 요인은 통제했다.

추적기간 동안 알츠하이머 치매는 709건, 다른 유형의 치매는 853건이 발생했는데 백내장 수술을 받은 1382명은 수술 후 10년 이내 모든 유형의 치매 발생률이 약 30%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확률이 가장 낮은 시기는 백내장 수술 후 5년 이내고, 녹내장 수술 여부와 치매 발생률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시력장애로 인해 사회적으로 단절되는 것이 뇌 자극 감소로 이어져 치매로 발전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아울러 시력장애는 필연적으로 운동량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인지능력 역시 떨어뜨리는 것도 무관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지난해 9월 〈영국안과의학저널(British Journal of Ophthalmology)〉에는 황반변성·백내장·당뇨병성 안과질환에 걸린 사람들이 치매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Associations of ophthalmic and systemic conditions with incident dementia in the UK Biobank(치매 발병과 안과 및 전신질환의 연관성)' /영국안과의학저널(British Journal of Ophthalmology) 갈무리

중국 광저우 의대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55~73세 사이의 성인 1만 2364명에 대해 안과질환과 치매 간의 연관성을 추적 관찰했다. 2006년부터 2021년까지 최대 15년간 이루어진 추적기간 동안 2304명이 치매에 걸렸는데, 연구결과 안과질환이 없는 사람에 비해 황반변성·백내장·당뇨병성 안과질환 환자들의 치매 발병 위험이 각각 26%·11%·61%씩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녹내장의 경우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은 높지 않았으나 혈관성 치매와는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두 가지 이상의 안과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경우가 한 가지 안과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이 더 높았다. 두 가지 이상의 안과질환과 당뇨병·심장병·뇌졸중·우울증 같은 질병이 있을 경우에는 치매에 걸릴 확률이 3배가량 높아졌다.

연구팀은 안과 질환과 치매의 관련성이 아직 명확하지는 않다면서도 논문을 통해 '안과 질환은 치매가 먼저 보내는 하나의 징후일 수 있다'라고 밝히고 있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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