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어류의 2/3가 소리로 의사소통
소변·전기로 의사소통하는 어류에 관한 연구도 있어

코넬대학의 조류학 연구소(Cornell Lab of Ornithology)에 있는 생물음향보존센터(Center for Conservation Bioacoustics)에서는 어류의 3분의 2가 소리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연구결과를 학술지 〈어류학 및 파충류학(Ichthyology & Herpetology)〉을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어종의 99%를 차지하는 조기어류(ray-finned fishes)와 관련된 자료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여기에는 음향 기록과 물고기 해부학·뼈·근육 등에 관한 각종 논문이 포함되었으며, 19세기 문헌 역시 참고 자료로 활용했다.

그 결과 175개과(科)의 어류가 소리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금까지 분류된 어종의 3분의 2에 달한다.

소리를 내는 어류 가계도 /이미지=Newswise, 애런 라이스의 그래픽

애런 라이스(Aaron N. Rice) 박사는 물고기가 짝을 유인하거나 식량이나 영역을 지켜야 할 때, 또는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물고기가 소리를 사용한다고 설명한다. 민어(croakers)·놀래기(hog fish)·메기(squeaking catfish)·세줄취청이(trumpeters) 등과 같은 물고기는 내는 소리에 근거한 이름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연구팀은 물고기들이 소리를 중심으로 수백만 년에 걸쳐 최소한 33번 이상 진화를 거쳐왔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아울러 약 3만 5천 종의 물고기에 대해서 기능과 행동이 어떻게 진화했는지에 관한 본격적인 탐구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위스 베른대학은 2017년 열대어 시클리드(Neolamprologus pulcher)를 이용한 연구에서 소변으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어항 중앙에 칸막이를 설치하고 직접적인 접촉이 없도록 한 상태에서 서로를 안 보이게 하는 가림막의 유무와 물이 통하는 유무 등을 조절해가며 관찰했다. 물고기에게는 파란색 염료를 주입해서 물고기가 배출하는 소변을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시클리드의 소변 신호에 관한 연구 /Springer Link 갈무리

그 결과 두 마리의 물고기가 서로를 보았을 때 지느러미를 세우고 공격적으로 접근하며 소변의 배출량이 많은 것을 확인했다. 서로를 볼 수 없더라도 물이 통해서 서로의 소변 냄새를 맡을 수 있을 경우도 소변의 양이 많았다.

이를 통해 육지 동물의 영역 표시와 유사하게 소변을 이용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이 연구 내용은 학술지 〈행동상태학 및 사회생물학(Behavioral Ecology and Sociobiology)〉게재되었다.

2013년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국제연구팀은 중남미의 가이아나 마자루니강에서 신종 전기 물고기를 발견했다. ‘아카와이오 페낙(Akawaio penak)’이라는 이 물고기는 먹이 사냥은 물론 물체 인식과 의사소통을 위해 전기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전기 물고기들은 사냥을 위해 전기를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아카와이오 페낙은 달랐던 것.

아카와이오 페낙 /SCI News 갈무리
아카와이오 페낙 /SCI News 갈무리

연구팀은 아카와이오 페낙이 3000만 년 전부터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하는데, 탁하고 어두운 서식지의 특성상 전기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쪽으로 진화한 것으로 추측한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