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교 의원과 화웨 소상공인 만나 국회 간담회
화훼 경매시장과 경매권 관리 문제
투명하지 않은 화훼도매시장 유통 구조 문제
일본 화훼업계 디지털화 진행
국내 화훼시장 도소매 분리

최근 농림부와 국회 등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화훼 소상공인과 플로리스트 협회 관계자 등이 서영교 행정안전위원장과 국회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나눴다.

지난 18일 오후 4시 30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서영교 행정안전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서울 중랑구갑)이 화훼 소상공인과 플로리스트 협회 관계자와 간담회를 하는 모습 /사진=서영교 의원실 제공

지난 18일 오후 4시 30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서영교 행정안전위원장은 플로리스트협회 관계자와 화훼 소상공인 대표를 만나 간담회를 진행했다고 24일 밝혔다.

최근 꽃값 폭등으로 인해 화훼 업계 경매·유통 구조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주요 방안은 경매권 관리와 도매시장의 전산화였다.

화훼 경매시장과 경매권 관리 문제

"국내 화훼경매 시장은 자본력을 가진 대형 이커머스 업체들이 직접 경매에 참여해 높은 경매가로 많은 물량을 가져가고 있으며 이후 남은 물량이라도 확보하려는 영세 도매인들이 몰리면서 꽃값은 폭등하게 된다"

"네덜란드를 비롯해 해외 꽃 도매시장의 경매권 관리가 엄격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경매권 등록 자체가 매우 엄격하다. 일본의 경우 경매권 취득을 위해서는 기존 경매권자들의 승인이 있어야 하는 반면 국내는 돈만 있으면 일반인도 경매권을 취득할 수 있는 것이 문제다"

간담회에서 나왔던 이러한 경매권 관리 문제는 지난 14일에 있었던 화훼업계 관계자들과 농림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들이 가진 '최근 화훼 가격동향 분석과 향후 전망 관련 회의'를 통해서도 제기되었던 이슈다.

24일 포인트경제 인터뷰에서 한국화훼장식협회 조선희 부이사장은 "현재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 요건이 낮아서 제한을 두어야 매참인(매매참가인:대형업체가 원료를 도매상격인 중매인을 통해 구입하지 않고 직접 경매에 참가해 싸게 구입하는 경우)이 적어지고 가격을 맘대로 조정하기 어렵게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양재 aT화훼공판장의 경매장 전경 ⓒ포인트경제
양재 aT화훼공판장의 경매장 전경 ⓒ포인트경제

또한 경매시간이 너무 늦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속터미널 화훼도매시장은 저녁 11시 반(영업시간 생화 23:30~12:00)이면 새벽시장이 열리는데 , 양재는 11시부터 경매해서 끝나고 정리하면 새벽 4~5시다. 이는 가격이 요동칠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경매장이 작고 한 군데에서 절화를 비롯해 관엽, 난 등을 다 취급하기 때문에 시간도 부족하고 효율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시즌 때라도 경매장을 늘리자는 의견이 많은 이유라고 했다. 정부에서 특용작물이나 원예 지원은 많이 하는데 생화 쪽은 많이 약하다고도 했다.

14일 화훼업계 관계자 회의에서는 이러한 지적을 '자유시장경제체제'에서 어쩔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는 혼합 경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사유 재산제와 시장 경제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정부가 일정 부분 경제에 관여하는 혼합 경제 체제는 시장 경제의 부작용을 억제하고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유도한다.

투명하지 않은 화훼도매시장 유통 구조 문제

이번 간담회에 참석한 화훼업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도매시장 전산화'가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서 의원 측은 밝혔다. 양재공판장과 고속터미널 상가 등 국내 꽃 도매시장은 모두 현금 거래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투명한 관리가 불가능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전산화를 통해 거래 가격을 감시 및 관리할 수 있는 기본적인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영교 위원장은 "도매시장 전산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농림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최대한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추진해 보겠다"며 "불가피한 새로운 방식의 변화의 과정에서 많은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대형 기업들의 무분별한 시장 진출을 비판하고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여기에 화훼 소상공인 업종이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산화를 통한 거래정보 공유와 관리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일본 화훼업계 디지털화 진행

지난해 7월 일본 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도쿄, 아이치 등 꽃 도매회사는 화훼 품종과 수량 등 거래정보를 공유하고 통일된 코드 등으로 정리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2024년을 목표로 생산자에게 공개해 수요가 늘어나는 품종의 재배 활성화를 목적으로 다른 농산물에 비해 거래정보 활용에 뒤쳐져 있는 화훼업계의 디지털화를 통해 효율이 높은 공급망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채소나 과일은 국산과 수입 작물의 일자별 출하량과 가격의 데이터베이스를 농축산업진흥기구(도쿄·미나토)가 공개하고 있는데 화훼는 각사가 거래처에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지만 정보량은 한정되어 있고 시장 전체의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오오타 화훼, 플라워 옥션 재팬(도쿄·오오타), 토요아키 화훼(아이치현 토요아케시), 나니와 꽃시장(오사카시) 4개 사가 제휴하고 일본 화훼 도매 시장 협회(도쿄·치요다)의 회원 도매나 생산자 조직 등과 공동으로 거래 정보수집 방법을 검토, 시스템 선정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렇게 새로운 데이터베이스로 소비 동향을 파악하면 생산처는 잘 팔리는 색상 및 품종을 골라 적절한 시기에 생산하는 체제를 만들기 쉬어지고 도매회사도 소매점 등과 연계해 계획적인 매입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일본 꽃 도매 4사, 거래 정보 데이터베이스화 효율적인 공급망 확립' 기사(왼쪽)와 일본 절화의 경작면적 및 출하수 /이미지=닛케이 신문 갈무리, 농식품수출정보

일본의 2020년 절화 출하량은 전년도와 비교해 절엽 25%, 서양 난초류 10%, 장미, 꽃도라지 9%, 국화 8%, 카네이션, 거베라, 백합이 7%, 알스트로메리아가 6% 등 감소했지만, 벚꽃과 매화 절화는 전년도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농림수산성은 코로나로 집콕 생활이 이어지면서 꽃구경을 하지 못하게 되니 절화를 사서 자택에서 즐기는 사람이 증가했다고 보고 있다. 

절화 외에도 관엽식물의 출하량이 전년대비 13% 증가했는데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가정용 수요가 늘었다는 것이다. 농림수산성은 업무용 수요보다 성장성이 높은 가정용 수요를 확대하는 지원책에 힘을 쏟을 방침으로 전해졌다.

일본 화훼업계의 통일된 거래정보 디지털화로의 변화는 생산부터 유통까지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을 시사하고 있다.

국내 화훼시장 도소매 분리

꽃집 소매상인들이 주장하는 꽃 도매시장의 유통구조에서 도소매 분리는 소비자들이 꽃을 싸게 사지 못하게 해서 소매상들을 살리자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13일 오전 8시경 세종정부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한국화훼유통 도·소매 분리 추진위원회는 30여개의 근조화환을 세워놓고 화훼유통 도·소매를 분리를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포인트경제 독자 제보

예를 들어 도매시장에서 정상적인 유통 구조를 위한 소매상들만의 사업자 코드를 가지고 카드로 결제할 수 있게 하거나 거래 정보 디지털화 시스템이 화훼도매시장에서 이루어진다면 전산화로 계산서 발행뿐만 아니라 시장 거래 정보와 전체 흐름 또한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소매상들만을 위한 출입증 따위는 필요도 없이 말이다.

꽃 도매시장에서 현금거래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단순히 현금거래냐 카드거래냐가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보다 화훼산업에서 선진국으로 알려진 일본은 마트나 상점에서 일반 소비자의 카드 결제비율은 약 20%로 알려져 있다. 80%는 현금으로 결제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를 위해 탈현금화의 움직임 소식도 들려오지만 본지 도쿄 통신원은 "요즘도 버거킹과 같은 패스트푸드점에서도 현금으로만 결제한다. 현금이 없으면 밖에서 뭘 사긴 힘들다"라고 말했다.

일본 도쿄의 오타꽃시장 /사진=구글 어스, Ota City 갈무리

또한 도쿄의 꽃 도매시장은 일반 소비자도 입장은 가능하지만 구매는 다르다. 일본의 오타 꽃시장(도매꽃시장)은 방문 전 온라인상 등으로 사전에 사업자 등록을 해야 구매가 가능하다. 

국내 화훼시장에서 소매상들이 마땅한 혜택을 받으면서 물건을 살 수 있는 시스템으로 도매와 소매를 온전히 분리하고, 시장 거래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파악해 안정적인 대처를 할 수 있게 된다면, 꽃값 폭등과 같은 사태가 벌어져도 그 이유를 알 수 없고 대책도 없는 이런 상황들은 점차 사라지지 않을까.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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