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덕구이 /사진=만개의레시피(꽃청춘이주부)

중국 한나라 말기 본초학서인 〈명의별록(名醫別錄)〉에는 '인삼·현삼(玄蔘)·단삼(丹蔘)·고삼(苦蔘)·사삼(沙蔘)을 오삼(五蔘)이라 하는데 모양이 비슷하고 약효도 비슷하다'라는 구절이 있다. 여기서 사삼은 더덕을 일컫는 말이다. 유추해 보자면 중국에서는 더덕을 약으로 써왔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다르다.

고려 인종 때 송나라 사신 서긍(徐兢)이 고려에서 한 달가량 머물며 보고 느낀 것을 기록한 〈고려도경(高麗圖經)〉에는 '관에서 매일 내놓는 나물에 더덕이 있는데, 그 모양이 크며 살이 부드럽고 맛이 있다. 이것은 약으로 쓰는 것이 아닌 것 같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평소 식용으로 사용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으로 다른 서적들을 통해서는 재배도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선화봉사고려도경 /사진=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학중앙연구원
선화봉사고려도경 /사진=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학중앙연구원

더덕은 보통 한겨울에서 초봄까지를 먹기 좋은 제철로 본다. 아울러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시기에 풍부한 영양으로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식재료라는 평가가 높다.

인삼이나 도라지 못지않게 더덕에도 다량 함유되어 있는 사포닌(saponin)은 혈관 질환과 암 예방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호흡기 내 점막의 점액 분비량을 증가시켜 기침이나 가래, 천식에 좋기 때문에 겨울에 그 효과가 빛을 발한다.

이눌린(inulin)과 플라보노이드(flavonoid)는 탁월한 항산화성분으로 더덕에 풍부하다. 이눌린의 경우 혈당 조절을 돕는 '천연 인슐린'으로 당뇨병 예방과 관리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혈압을 낮춰주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줄여준다. 플라보노이드 역시 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해 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이눌린 화학구조 /이미지=selleckchem 갈무리

더덕은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추천되는데, 섬유질이 많아 포만감이 지속되면서 장운동은 활발하게 해 변비 치료 효과까지 발휘한다. 조선 숙종 때 실학자 홍만선의 〈산림경제(山林經濟)〉에는 '더덕이 변비에 좋다'라고 소개되어 있기도.

더덕 /사진=뉴시스

더덕을 고를 때는 모양과 향이 중요하다. 좋은 더덕은 뿌리가 희고 굵은 상태로 곧게 쭉 뻗은 모양을 띄고 있다. 주름이 깊게 파이지 않고 잔뿌리가 적은 것을 고르는 것이 좋으며 향이 강할수록 좋은 더덕이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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