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안전성, 충전상태 양극 소재의 산소 발생과 직접적 관련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정성균 교수 연구팀
지난 15일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연구 게시
양극 소재 내 코발트 성분 함량 높여 산소 발생 줄이는 새로운 설계

올해 전국적으로 전동 킥보드 폭발사고가 잇따랐다. 몇년 전엔 휴대폰을 충전하다 발생한 폭발 사고가 빈번하게 들려오기도 했다. 이는 모두 배터리가 원인으로 알려졌다.

안전한 배터리 개발이 중요한데 배터리의 안정성은 충전상태 양극 소재의 산소 발생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산소와 유기계 배터리 전해질이 만날 경우 고온의 작동환경과 함께 연소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내부에서 산소가 어떻게, 얼마나 발생하는지를 알아내는 것이 안전한 배터리 개발을 위한 중요한 과제다. 

고온 환경에서 양극 소재의 산소 발생과 구조변화 현상은 계속 연구되고 있으나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의 상관관계가 모호하고,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양극 소재를 구성하는 각 전이금속에 따라 산소 발생과 구조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했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정성균 교수 /사진=UNIST 제공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30일 에너지화학공학과 정성균 교수가 한국원자력연구원, 서울대 재료공학부 연구팀과 함께 배터리 고온 작동환경에서 양극 소재 미세 구조변화와 산소 발생 간의 상관관계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재료과학 분야의 권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논문명 'Unveiling the Role of Transition-Metal Ion in the Thermal Degradation of Layered Ni–Co–Mn Cathodes for Lithium Rechargeable Batteries'로 12월 15일자 온라인 공개됐고, 정식 출판을 앞두고 있다.

해당 연구논문 'Unveiling the Role of Transition-Metal Ion in the Thermal Degradation of Layered Ni–Co–Mn Cathodes for Lithium Rechargeable Batteries(리튬 충전 배터리용 층상 Ni-Co-Mn 음극의 열 분해에서 전이 금속 이온의 역할 공개)' /wiley 갈무리

연구팀은 양극 소재 내 코발트 성분 함량을 높여 산소 발생을 줄이는 새로운 설계 원리를 제시했는데 코발트가 많을수록 산소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되는 암염 구조로의 상전이를 늦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래 양극 소재는 리튬층과 전이금속층이 겹겹이 쌓인 층상 형태이다. 연구팀은 실험 결과 양극 소재 내 코발트가 전이금속층에서 리튬층으로 이동하면서 스피넬 구조로 바뀌는 상전이가 발생하고, 이때 전극에서 산소가 일부 발생되는 확인했다. 온도가 더 높아지면서 스피넬 구조가 암염구조로 바뀔 때 산소가 대량으로 발생했고, 실시간 중성자회절분석을 통해 코발트가 이러한 암염구조로의 상전이를 지연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양극 소재가 고온에 노출되면 상전이가 일어난다. 상전이는 소재 내 원자(원소들의 배열 모양과 위치가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연구팀은 양극 소재의 성분을 구분할 수 있는 중성자회절 기법을 이용했다. 

고온 환경에서 충전상태의 Ni-Co-Mn 층상계 양극 소재의 구조변화와 산소 발생 거동. (왼쪽) 실시간 중성자 회절 분석을 통해 온도 변화에 따른 상전이와 전이금속의 이동을 관찰함. 회절 피크(peak)의 이동을 분석해 이러한 관찰이 가능함. (오른쪽) 실시간 산소 및 이산화탄소 발생 현상. 층상구조가 스피넬 구조로 바뀌는 지점(온도 200℃ 근방)에서 일부 산소가 발생하며, 스피넬 구조가 다시 암염 구조로 바뀔 때 산소가 대량 발생함. /연구 이미지=UNIST 제공

배터리 온도를 높여가면서 중성자회절과 기체질량분석을 결합한 실시간 분석법으로 구조변화와 산소 발생의 상관관계를 파악한 연구팀은 양극 소재를 구성하는 니켈(Ni), 코발트(Co), 망간(Mn)은 서로 원자번호가 가까워 전자밀도에 따라 원소를 구분하는 기존의 엑스선 회절 분석 방법으로는 전이금속의 역할을 구분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Ni, Co, Mn의 산란 길이가 서로 다른 중성자를 활용해 각 전이금속 역할을 구분했다. 

연구팀은 코발트가 스피넬 상(phase)으로의 구조변화를 유도해 대량의 산소 발생이 수반되는 암염구조로의 변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한 안전한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산소 발생을 지연시킬 수 있도록 코발트 함량을 늘린 소재가 앞으로 개발될 것으로 기대되며 실험에서 제시한 분석법은 중성자회절 분석을 배터리 소재 개발에 응용하는 연구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UNIST 정성균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앞으로 안전한 배터리를 위한 양극 소재 조성설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