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는 물은 탄산 함량에 따라 구분
워터소믈리에의 전문성 부각.. 물과 음식의 페어링도 주요 업무
정기적인 품평회, 업체별 R&D 투자로 물맛 경쟁 중

물 /사진=픽사베이

지난 11월 14일 대전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는 '제11회 국가대표 워터소믈리에 경기대회 결선'이 진행됐다. 예선에서 필기시험과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통해 결선 진출자를 선발, 결선에서는 디톡스 워터·워터 스토리텔링·블라인드 테이스팅·물 비교 평가·음식과 물의 조화 및 서비스 등을 통해 우승자를 가렸다.

과거 물을 사서 마시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웠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물맛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생수시장 규모가 1조 원이 넘은 것은 물론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선호하는 생수 브랜드가 있고 건강이나 상황에 따라 선택하는 물이 있는 요즘이다.

마시는 물은 보통 탄산 함량에 따라 나뉘는데 우리가 흔히 접하는 탄산이 없는 생수를 스틸워터라고 하며 탄산이 들어있으면 탄산수 혹은 스파클링 워터라고 한다. 탄산수 내에서는 탄산 함유량에 따라 0~2.5㎎/ℓ ‘에퍼베센트(effervescent)’·2.5~5㎎/ℓ '라이트(light)'· 5~7.5㎎/ℓ ‘클래식(classic)’·7.5㎎/ℓ 이상 '볼드(bold)’로 구분한다.

병에 든 물의 범주를 정의하기 위해 개발한 척도인 'FineWaters Balance' /thenibble 갈무리

워터소믈리에의 주요 역할은 다양한 물맛을 감별하고 고객의 취향과 음식에 맞는 물을 추천해 주는 것이다. 특히 음식과의 페어링(pairing, 음식과 물의 조합)을 제안하는 역할이 중요한데, 이를테면 샐러드나 찬 음식에는 스틸워터나 저탄산수를 권하고 육류가 제공될 때는 탄산 함량이 중간 이상인 탄산수로 소화와 미네랄 섭취를 돕도록 권하는 식이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에 위치만 레스토랑이자 바인 '레이스 앤 스타크 바(Ray's & Stark Bar)'에서는 2013년에 전 세계에서 가져온 20여 개의 물 메뉴를 정식으로 도입한 바 있다. 워터소믈리에 마틴 리세(Martin Riese)가 스페인·프랑스·독일 등 10개국의 엄선된 물로 목록을 구성했고 원산지 정보는 물론 미네랄 함량과 시음 노트 등을 포함해서 제공했다. 실제로 물 메뉴를 도입한 이후에 레스토랑의 물 판매가 500% 증가하기도 했다고.

Ray's & Stark Bar의 물 메뉴 /eater 갈무리

당시 마틴 리세가 설계에 참여해서 선보인 프리미엄 물 'Beverly Hills 90H20'은 '2013-2014년 세계 최고의 물상(Best Water In The World 2013-2014)'을 타기도 했다.

세계 최고의 물상을 수상한 'Beverly Hills 90H20'(왼쪽)과 Diamond Edition(오른쪽) /inuth 갈무리

재밌는 것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물이 같은 브랜드 라인업에 있는 'Beverly hills 90h20 diamond edition'이라는 것이다.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뚜껑에 1L의 캘리포니아산 물이 들어있는 이 제품은 9병 밖에 없다는 희소성까지 더해져 1병에 10만 달러(한화 약 1억 1800만 원)의 가격을 자랑한다.

물과 관련된 업체들의 물맛 경쟁도 한창이다. '세계 물의 날(3월 22일)'을 기념하여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주최로 열리는 ‘먹는 샘물·정수기 품평회’가 올해로 5회째 열리기도 했다. 국산 생수(일반 생수, 해양심층수, 염지하수, 탄산수)·외산 생수(일반생수, 탄산수)·정수기 부문으로 나눠 국가대표 워터소믈리에들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쳐 국제 기준 13개 항목으로 물맛을 심사하고 평가한다.

(주)코웨이는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와 연계한 사내 '워터 소믈리에'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자체 R&D센터에서 '물맛 연구소'를 운영 중에 있으며, (주)SK매직은 수질 전문 기술 연구소인 '환경분석센터'를 운영하면서 수질 분석 및 제품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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