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염증 증가시키고 파골세포의 증가 유발
비만으로 인한 여성호르몬 과다 분비도 잇몸질환과 관련 있어
비만군의 정상인 대비 잇몸병 위험이 1.26배 높아

최근 미국 버펄로 대학(University at Buffalo)은 비만으로 인한 만성 염증이 치아를 고정시키는 뼈를 포함해서 뼈조직을 분해하는 세포의 발달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16주 동안 두 그룹의 쥐를 대상으로 한쪽은 저지방 식이요법을 다른 한쪽은 고지방 식이요법을 진행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고지방 식이요법 그룹에서 저지방 식이요법 그룹보다 더 많은 염증과 골수 및 비장의 비만, MDSC(골수유래억제세포)의 증가가 나타났다.

또한, 파골세포(osteoclast)가 더 많아졌고 더 많은 치조골(치아를 고정시키는 뼈)을 잃었으며, 파골세포 형성과 관련된 27개 유전자발현이 크게 늘어난 것도 실험 결과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비만 동안 MDSC가 확장되어 잇몸 질환 동안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가 되는 것이 치아 주변의 뼈 손실 증가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보여준다. /이미지=Keith Kirkwood, University at Buffalo

구강생물학과 교수인 키스 커크우드(Keith Kirkwood)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관절염과 골다공증과 같이 비만과 동시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뼈 관련 질병의 기전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내용은 치의학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 'Journal of Dental Research'를 통해 10월에 발표됐다.

우리나라에서도 비만과 잇몸 건강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2014년 대한치주과학회 발표에서 경희대 치의학전문대학원 신승일 교수팀은 여성의 비만 지표와 치주염 사이에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고 소개한 바 있다. 내원 환자 중 선별한 260명을 대상으로 한 검사를 토대로 남성보다 여성이 치주질환에 더 취약하며, 복부비만이 있는 여성에게 중증 치주염 발병할 확률이 정상인에 비해 2.78배 높다고 밝혔다.

여성 호르몬은 지방 조직에서도 만들어지는데 여성의 경우 복부에 살이 찌면 호르몬이 과다 생성될 수 있게 된다. 여성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잇몸 혈관이 확장되고 치태나 치석에 예민하게 반응해서 잇몸이 쉽게 붓고 염증이 생길 수 있다. 같은 발표 자리에서 차의과대학 분당차병원 황유정 교수는 잇몸이 여성호르몬의 표적기관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지난 3월 대한구강보건학회지에 실린 '비만과 치주질환의 관련성'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있다. 2016~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기반으로 국내 성인 1만 1269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비만군이 정상인보다 잇몸병 위험이 1.26배(남성 1.21배, 여성 1.2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에서는 1.35배로 더 높아지는 경향도 보였다.

'비만과 치주질환의 관련성: 국민건강영양조사 2016-2018 자료활용' /한국학술정보(KISS) 갈무리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를 진행한 경북대 과학기술 치위생학과 연구팀은 "남성보다 여성이 피하지방이 높게 축적되는 경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며 "BMI가 증가함에 따라 잇몸병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구강건강 관리 시에 이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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