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타니 쇼헤이가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MLB)의 아메리칸리그(AL) MVP가 됐다. 1위표 30장을 모두 쓸어 담아 만장일치로 오른 MVP로 역대 11번째 쾌거다. 투수·타자 겸업을 뜻하는 '이도류(Two Way Player)'로 메이저리그에 도전, 부상을 딛고 실력을 증명하며 미국과 일본에서 엄청난 화제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일거수일투족이 뉴스가 되는 가운데 오타니가 연습 시에 착용하는 밴드에 대한 관심도 크다. 공을 던지는 팔인 오른쪽 팔에 차고 있는 검은 밴드는 'motus'社의 'PULSE THROW'라는 정밀 측정 기계다. 공을 던질 때마다 센서를 통해 생체 역학 데이터를 수집해서 팔 전반에 걸리는 부하를 측정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오타니 선수(왼쪽)와 그가 찬 밴드 제품 /사진=스포츠 니폰, drivelinebaseball 갈무리

쉽게 말해 투수의 투구 과정에서 발생하는 팔꿈치에 가해지는 힘과 공을 놓을 때 지면과의 각도, 팔의 속도 등을 측정하고 수치화해서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부상이 우려되는 점이나 투구 폼을 교정하고, 누적되는 피로도를 고려해서 연습량을 조절할 수 있다. 오타니 입장에서는 투타 겸업은 물론 2018년 팔꿈치 수술 경력이 있는 만큼 세심한 관리를 위한 필수적인 선택인 것이다.

토트넘 핫스퍼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 선수의 훈련이나 경기 모습을 보면 목 바로 아래쪽 등 부위가 약간 튀어나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유는 유니폼 안쪽에 입은 조끼에 'EPTS(Electronic Performance Tracking System·전자 장비를 통한 선수 활동량 측정 시스템)'를 장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UAE의 경기, 1:0으로 승리한 한국 손흥민이 숨을 고르고 있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UAE의 경기, 1:0으로 승리한 한국 손흥민이 숨을 고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ETPS는 실시간으로 선수의 활동량·최고 속도·심박수 등을 측정하며, GPS를 기반으로 선수의 움직인 거리·공격 및 수비 방향·슈팅·패스 성공률·스프린트 횟수 등을 수집할 수 있다. 수집된 데이터는 30초 정도만에 코치진에 전달되며 선수 상태 파악과 전략 구상의 토대가 된다. 이 시스템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팀인 독일이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지며 많은 국가와 팀에서 적용, FIFA에서는 2018년 기기에 대해 공식 사용을 승인했다.

K리그 공식 EPTS기업 '핏투게더'社의 제품 /fitogether 갈무리

최근에는 축구 외에도 농구, 풋볼, 아이스하키, 럭비 등 다양한 종목에서 도입하고 있으며, 아마추어나 유소년 선수들에게도 적용해서 활용하는 추세다. 아울러 점프 높이·스트레스 레벨·피로도·히트맵 등 초기 모델보다 다양한 측정이 가능하도록 발전하고 있다.

PULSE THROW나 EPTS 모두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는 스포츠 테크(Sports Tech)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를 통해 수십수백억에 달하는 몸값을 지닌 선수들의 부상 이탈을 방지하고 컨디션 관리를 통한 경기력 상승을 도모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큰 이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기력이 좋아지는 만큼 종목과 리그에도 이익이 되는 선순환을 가져오는 것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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