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인도에서만 4만7100명의 사망자 발생 추정
로타바이러스 감염증, 위생수준 좋은 선진국도 많이 발생
WHO 사전승인 로타바이러스 백신, '로타릭스·로타텍·로타실·로타박'
국내 사용되는 로타바이러스 백신, 경구용 생백신...로타텍과 로타릭스
지난달 신규접종 잠정중지 GSK사 백신 6종에 '로타릭스' 포함
"로타릭스 1차 접종 유아는 동일 백신 없는 경우 로타텍으로 교차접종"

전 세계적으로 발병하는 급성 위장관염인 로타바이러스 감염증(rotaviral infection)은 주로 영아와 어린 소아에서 많이 발생하며, 구토와 발열, 묽은 설사, 탈수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로타바이러스와 해당 백신에 대해서 알아본다.

로타바이러스(Rotavirus)

바이러스 모양이 수레바퀴처럼 생겨 붙여진 '로타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와 유사하게 11개의 분절로 나뉘는 두 가닥의 RNA와 세층의 동심성 외피로 구성되어 있다.

(왼쪽)로타바이러스에 부착된 금 나노입자의 전자현미경 사진, (오른쪽)로타바이러스의 구조 /이미지=그레이엄 비어즈 박사

주로 오염된 물이나 식품, 환자의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데 바이러스 입자 100개 미만의 적은 양으로도 사람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잠복기는 24~48시간 미만이며, 무증상에서 구토, 발열, 설사, 복통, 탈수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설사는 5~7일간 지속되는데, 수액처치나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심각한 탈수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옥스퍼드 대학의 학술지 '임상 전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2016년에 실린 로타바이러스 사망률에 관한 연구에서 2000~2013년까지 전 세계의 5세 미만의 어린이의 사망률을 추정했다. 연구조사에 따르면 사망자 수는 2000년에 52만8천 명에서 2013년 21만5천명으로 감소했다. 

로타바이러스 검출률은 2000년에 42.5%에서 2013년에는 37.3%로 약간 감소했지만, 인도에서만 2013년에 4만71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모든 로타바이러스 사망자의 22%에 해당하는 수치다. 전세계 로타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의 약 절반인 49%가 인도를 포함해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콩고 민주 공화국 등에서 나타났다.

그러나 로타바이러스 감염증은 위생 수준이 비교적 좋은 선진국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5세 미만 영유아 중 대부분이 한 번은 감염될 정도로 발병률이 높은 로타바이러스 장염은 국내에서 그룹 A형이 2006년부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되어 2011년부터 표본 감시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월에는 158명이 로타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되었고, 0~6세가 80%에 달했다.

로타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현황(주별 로타바이러스 감염증 표본감시 신고현황, 2015~2018년) /질병관리청

로타바이러스 백신

2009년부터 세계보건기구(WHO)는 로타바이러스 백신을 모든 국가 영유아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포함시킬 것을 권고했다. 현재까지 107개국이 이 권고안을 따르고 있다.

근거중심의학 글로벌 비영리 민간단체, 코크란(Cochrane) 리뷰 최신판 '로타바이러스 설사 예방 백신:사용 중'에 따르면 WHO가 사전 인증한 로타바이러스 백신인 ▲로타릭스(Rotarix), ▲로타텍(RotaTeq), ▲로타실(Rotasiil), ▲로타박(Rotavac) 등이 어린이에서 로타바이러스 설사증을 예방하고 심각한 부작용의 위험도 높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경구용 생백신으로 로타텍과 로타릭스가 해당된다. 접종시기는 로타텍이 생후 2, 4, 6개월에 총 3회 접종하고 로타릭스는 생후 2, 4개월에 총 2회 접종하게 된다.

로타바이러스 백신 '로타릭스' /로타릭스 웹사이트 갈무리

한편, 지난달 질병관리청은 영국 제약회사 GSK사가 국제공통기술문서 작업 중 발견한 문서기재 오류 보완을 위해 잠정 국내출하정지를 신청해 GSK 백신 9종이 국내 출하를 일시 중지함으로 현재 접종 현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GSK사 백신에 대한 사용 방침을 안내한 바 있다. 신규접종 중지 GSK사 백신 6종에는 로타바이러스 백신인 '로타릭스'가 포함되었다.

예를 들어 로타릭스로 1차 접종을 시작한 유아는 동일 제조사 백신으로 접종을 완료(총 3회)해야 하지만, 의료기관에 로타릭스 백신이 없는 경우(교차접종이 불가피한 상황) 2차 접종을 로타텍 백신으로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질병관리청은 지난 18일 밝혔다.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등 국가에서 로타바이러스 백신이 국가예방접종에 포함되어 있는 반면, 국내에서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국가예방접종에 포함되어있지 않아 조속히 국내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 상황이다.

로타바이러스 감염증을 예방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알려지지 않은 것은 다른 바이러스에 비해 생존력이 강해 전파 방지가 어렵기 때문이다. 로타바이러스 자체를 치료하는 방법도 없어 탈수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모든 감염병이 그렇듯이 올바른 손 씻기, 안전한 식생활 지키기, 환자와의 접촉 제한, 환자의 구토물이나 환경 소독 등이 예방수칙이다. 또한 아이가 환자인 경우 격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개인위생에 유의하면서 생활하는 것이 필요하다.

포인트경제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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