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발성 질환인 성조숙증, 매년 증가하는 추세
유전적요인·환경호르몬·비만을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는 상황
주사 치료만 의학적으로 공인된 치료
치료 효과와 건강보험을 고려해서 제때 치료하는 것이 중요

특발성(特發性, idiopathic)은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질병을 뜻하는 표현이다. 특발성질환 중에 하나인 성조숙증은 사춘기 발달이 또래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빠른 경우를 말하는데 최근 그 증가세가 뚜렷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8만 6천여 명이던 환자 수가 2020년 13만 6천여 명으로 약 58%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성조숙증 연도별 환자수 추이(상단)와 내원일수, 요양급여비용총액 비율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갈무리

일반적으로 여아의 경우 8세, 남아의 경우 9세 이전에 2차 성징이 시작되는 것을 성조숙증으로 보는데 유방의 발달과 고환의 크기가 커지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이 경우 골연령도 실제 연령보다 높게 나온다. 성조숙증은 여아에게서 10배 이상 흔하게 발생하며 여아의 90%, 남아의 50% 정도가 원인을 찾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남아의 경우는 중추신경계의 종양 등 기질적 원인이 발견되는 경우가 높다.

질병관리청은 성조숙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유전적 요인과 환경호르몬, 체지방 증가로 인한 체중 증가를 꼽는다. 성조숙증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병원을 방문하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 중에 부모의 키가 있다. 아무래도 부모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내원 시 기본적인 확인과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첨가하는 프탈레이트(phthalate)는 내분비계를 교란하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이다. 신체에 들어올 경우 성조숙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유방조기 발육증이 있는 여아의 혈청에서 프탈레이트가 높은 수준으로 검출된 결과가 여러 연구에서 나타나고 있다. 내분비 교란 물질로 인해 남아에게서 여성형 유방이 보고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성조숙증과 환경호르몬과의 관련성은 지속적으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프탈레이트의 화학구조 /사이언스다이렉트 갈무리

경기도에 사는 40대 직장인 A씨는 두 아이의 아빠로 첫째인 초등학교 5학년 딸이 성조숙증 진단을 받아 일 년 전부터 병원에 다니면서 처방약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그의 딸의 체중은 61kg인데 교육부 통계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 평균 체중인 40.3kg보다 약 20kg이 더 나가는 상황이다. A씨는 딸이 성조숙증으로 성장판이 일찍 닫혀 최종 키가 남들보다 작을 가능성과 심리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현재는 약물치료보다 적정체중 유지를 위한 균형 잡힌 식단에 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높은 체중이 성조숙증의 원인으로 의심되는 것은 '렙틴(leptin)' 때문이다. 비만으로 늘어난 지방세포에서 분비하는 렙틴이 성호르몬 분비를 자극해서 성조숙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UC 버클리대학 공중보건학 교수 줄리아나 디어도르프(Julianna Deardorff)와 UC 샌프란시스코대학의 소아내분비학자 루이스 그린스펀(Louise Greenspan)은 2005년부터 1200명 이상의 소녀를 추적 관찰한 연구를 통해 성조숙증의 원인으로 비만과 가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꼽았다.

어린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사진=픽사베이

성조숙증을 우려하는 것은 아무래도 성장판이 일찍 닫혀 키가 충분히 크지 못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성조숙증에 관련해서 현재 의학적으로 공인된 치료는 생식샘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 유사체를 이용한 주사 치료가 유일하기 때문에 소아내분비학 전문 의료진의 진료를 통해서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최선이다.

성조숙증으로 진단을 받으면 여아는 만 9세(8세 365일), 남아는 만 10세(9세 365일) 미만에 치료를 시작할 경우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 적용은 역연령 여아 11세(11세 364일), 남아는 12세(12세 364일)까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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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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