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기 여성 스트레스는 노년의 알츠하이머·치매 발생과 관련 높아
부모 및 자녀 문제·이혼·사별 등 사회심리적 스트레스 주목
우울증 스트레스는 골다공증과도 관련, 폐경기 여성은 특히 취약

중년 여성의 스트레스 /이미지=픽사베이

스트레스는 누구에게나 반갑지 않다.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겪을 수 있는 많은 질병의 원인이기도 하고, 일상생활과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중년 여성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좀 더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지난 2013년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의 레나 요한손(Lena Johansson) 교수팀은 중년기(30대 후반에서 50대)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여성일수록 노년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의학학술지 'BMJ Open' 실린 내용에 따르면 중년에 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했던 여성의 노년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은 21%, 치매에 걸릴 위험은 15% 정도가 높다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스트레스를 경험한 800명의 스웨덴 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1968년부터 2005년까지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로, 조사 진행 기간 동안 425명이 사망했으나 153명(19%)이 평균 78세의 나이에 치매에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은 여성의 경우 심각한 '뇌위축'이 발생할 가능성이 2.5배가량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여성의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의 유병률 /'중년 여성의 일반적인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은 장기간의 고통과 알츠하이머병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 38년간의 종적 인구 연구' ⓒ포인트경제CG
여성의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의 유병률 /'중년 여성의 일반적인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은 장기간의 고통과 알츠하이머병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 38년간의 종적 인구 연구' ⓒ포인트경제CG

이에 관해 연구팀은 부모와의 문제나 이혼·사별, 자녀의 죽음과 같이 사회심리적 요인들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생리적·정신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2019년 존스홉킨스 대학 연구팀이 '국제노인정신의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Geriatric Psychiatry)'에 발표한 연구에서도 중년 여성의 스트레스가 장기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를 위해 약 900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1982년부터 2004년 사이에 4번의 검진과 인터뷰를 진행했고, 스트레스 정도를 파악하며 학습 및 기억력 테스트 등을 실시했다.

스트레스가 많은 생활 사건과 인지 저하: 볼티모어 역학 집수 지역 후속 연구의 성별 차이 /와일리 온라인 도서관 갈무리

실험 결과 스트레스와 기억력 저하의 상관관계가 남성에게서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여성에게는 기억력과 인지능력의 저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일반적인 스트레스 반응에서 오는 코르티솔의 증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지속적인 스트레스 상황에 놓일 경우 민감도의 변화로 호르몬 역시 증가하여 회복하는 데 더 오래 걸리게 된다. 이 경우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 영역에 좋지 않게 작용하게 되고 뇌기능 저하로 이어진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코로나 우울(corona blue)' 역시 중년 여성에게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은 골다공증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들이 있다. 심리적인 문제가 뼈의 강도가 약해지면서 골절의 위험이 증가하는 골다공증과 연결되는 것이 언뜻 와닿지 않지만 정신질환이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영역은 다양하다.

우울증의 골다공증 매커니즘 매커니즘 /이미지=미국립보건원, '골다공증의 위험인자로서의 우울증'
우울증의 골다공증 매커니즘 매커니즘 /이미지=미국립보건원, '골다공증의 위험인자로서의 우울증'

우울증과 골다공증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결과는 꾸준히 발표되는 영역인데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 연구팀의 2007년 연구가 대표적이다. 21~45세(평균 연령 35세)의 우울증이 있는 여성 89명과 비우울증 여성 44명을 대상으로 골밀도 검사를 실시한 결과 우울증이 있는 여성의 17%가 대퇴골의 골밀도가 낮았다. 요추의 골밀도가 낮은 비율도 20% 정도였는데, 비우울증 여성이 같은 항목에서 2%, 9% 임을 감안하면 유효한 상관관계임을 알 수 있다.

독일 뤼베크(University of Lübeck) 대학의 2016년 연구에서도 우울증 환자는 골밀도가 감소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1842명의 우울증 환자와 1만 7401명의 비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요추·대퇴골·전체 고관절의 골밀도를 비교한 결과 우울증 환자의 골밀도가 낮았다. 이 같은 결과는 모든 연령대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다. 다만, 50세 전후로 폐경과 함께 급속히 골밀도가 낮아지는 여성의 입장을 고려하면 특히 취약할 수 있으므로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