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륙에서만 매년 100만 명 이상 어린이 사망
2019년, 전 세계 2억 2900만 건의 사례와 사망 40만9천 건
WHO, 세계 최초 말라리아 백신 승인...광범위 접종 권고
GSK가 개발한 RTS,S/AS01(RTS,S) 백신

모기 /사진=픽사베이

'학질'이라고도 불리는 말라리아는 아프리카 대륙에서만 매년 100만 명 이상 어린이가 사망하는 열병이다. 감염된 암컷 모기(Anopheles)에 물려 사람에게 전염되는데 기생충(가장 치명적인 기생충은 열대열원충(P. falciparum))에 의해 야기되고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지만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박멸되었지만 여전히 아프리카와 같은 다른 지역에서는 말라리아가 치명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9년에 전 세계적으로 2억 2900만 건의 말라리아 사례와 40만 9천 건의 사망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1970년대 중반까지 양성인 삼일열 말라리아가 있었는데 그 후 소멸되었다가 1993년부터 재출현하고 있다. 삼일열 말라리아는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치되며 사망사례는 거의 없지만, 해외유입 중증 말라리아의 경우 성인 20%, 소아 10%가 사망한다고 질병관리청은 밝히고 있다.

말라리아 감염(왼쪽), 사람의 적혈구에 연결된 말라리아 기생충(오른쪽) /이미지=서울아산병원, NIAID

말라리아의 증상은 초기에는 두통, 식욕 부진, 권태감과 발열이 수 일간 지속되다가, 오한과 발한, 발열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두통, 구역, 설사 등을 동반할 수 있다. 삼일열 말라리아와 열대열 말라리아의 초기 증상은 비슷한데, 열대열 말라리아는 중증이 되면 황달과 응고장애, 신부전, 간부전, 쇼크, 의식장애, 섬망, 혼수 등의 급성 뇌증이 출현하게 된다. 치료하지 않으면 길게는 9개월~1년 정도 지속되고 사망률은 10% 이상이며, 치료를 해도 사망률은 0.4~4%에 달한다.

세계 최초 말라리아 백신 접종 권장

6일(현지시간) 가디언지 등 외신에 따르면 WHO는 세계 최초의 말라리아 백신을 승인해 광범위하게 접종할 수 있도록 권고했다. 미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칼라인(GSK)이 개발한 이 말라리아 백신은 Mosquirix라고도 알려진 RTS,S/AS01(RTS,S) 백신으로 2019년 시범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후 가나와 케냐 등에서 80만 명 이상의 어린이에게 투여되었다.

런던 위생 열대 의학학교(LSHTM)의 연구에 따르면 어린이들에게 RTS,S와 항말라리아제를 모두 투여했을 때 입원 또는 사망이 7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천 년 동안 말라리아 백신은 30년 이상 개발 노력의 결실로 매년 수만 명의 어린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WHO는 높은 전염률을 보이는 지역에 거주하는 어린이의 열대열원충(P. falciparum) 말라리아 예방을 위해 RTS,S/AS01 말라리아 백신을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RTS,S/AS01 말라리아 백신은 말라리아 질병 및 부담 감소를 위해 생후 5개월부터 4회 접종 일정으로 제공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 위험에 처한 어린이를 위한 획기적인 말라리아 백신 권장' /WHO 웹사이트 갈무리

WHO 데드로스 아드하눔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지금은 역사적인 순간이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어린이용 말라리아 백신은 어린이 건강과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돌파구"라며 "기존 예방 도구와 함께 이 백신을 사용하면 매년 수만 명의 어린 생명을 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올해 초 옥스퍼드 대학의 제너 연구소 과학자들이 개발한 백신은 75% 효능이라는 WHO의 목표를 처음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는데, 450명의 어린이 대상 실험에서 12개월 동안 최대 77%의 효능을 보였다. 이어 4개국에서 4800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더 큰 임상시험이 시작되고 있다고 한다.

WHO는 2030년까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에서만 매년 5천만에서 1억 회분 백신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GSK는 생산 비용보다 5% 이상 높은 가격으로 연간 최대 1500만 도즈를 공급하기도 약속하고 정부, 파트너 등과 협력해 말라리아 백신의 추가 공급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년 수억 명의 감염을 일으켜 빈곤국의 사람들의 생명과 생계를 위협하는 말라리아의 퇴치의 꿈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게 됐다.

포인트경제 박주현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