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 블루카본
갯벌의 탄소흡수 역할도 새롭게 규명
해조류·패류양식, 질피 이식 등 블루카본을 위한 다양한 시도

지구를 순환하는 탄소는 블랙카본, 그린카본, 블루카본으로 나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화석연료에 함유되어 있는 탄소가 블랙카본, 숲과 열대우림 같은 육상 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가 그린카본에 해당한다. 그리고 해양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가 블루카본인데 최근 이 블루카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많은 나무와 식물들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듯이 해양 식물들도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한다. 어패류, 잘피(해수에 완전히 잠겨서 자라는 식물), 염생식물(염분이 많은 땅에서 자라는 식물) 등 바닷가에서 서식하는 생물을 비롯해서 갯벌 등 해양생태계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는 규모가 남다르다. 유엔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자료에 따르면 해양생태계의 온실가스 흡수 속도는 육지생태계보다 최대 50배나 빠르다.

블루카본 작용 과정 /해양환경공단 갈무리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주목해서 해양환경공단이 주관하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서울대 연구팀 등 10개 기관이 2017년부터 ‘국가 블루카본 정보시스템 구축 및 평가관리기술 개발연구’를 진행했다. 그 중 서울대 김종성 연구팀은 우리나라 갯벌이 약 1,300만 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고 연간 26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연간 11만 대의 승용차가 내뿜는 수준이다.

지역별 갯벌 블루카본 저장량 및 연간 흡수량 /해양수산부
지역별 갯벌 블루카본 저장량 및 연간 흡수량 /해양수산부

현재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블루카본은 맹그로브숲, 염습지, 잘피림이다. 그래서 이번 연구의 의미는 남다른데, 세계 최초로 갯벌의 탄소흡수 역할과 기능을 규명한 것으로 국제학술지 '종합환경과학회지(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실리기도 했다.

인천대학교 해양학과의 김장균 교수는 연안 생태계의 이산화탄소 제거 효율의 경제적 가치를 2백조 원으로 평가한다. 김 교수는 각종 해조류가 생장하면서 이산화탄소와 질소, 인 등을 흡수한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기후변화와 연안오염 문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해조류와 패류양식이 하수처리장으로부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5.7 %, 질소의 8.6%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지난 5월 블룸버그와 인터뷰를 가진 김 교수는 해조류 양식면적의 증대와 이용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한국남동발전은 블루카본 확대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올해 3월 인천시와 '블루카본 프로젝트 공동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전문가 자문·실무협의·수중조사 등을 거쳐 블루카본 흡수에 탁월한 잘피를 이식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수심 4~5m의 얕은 바다 펄에 잘피를 심고 한 달에 한 번씩 모니터링을 통해 유지와 번식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지난 3월 KOEN과 인천시가 블루카본을 활용한 해양생태계 관리와 온실가스 감축을 추진하기 위해  업무협약식을 하고 있다. /한국남동발전 갈무리

한국남동발전 측은 잘피 군락지 모니터링을 통해 블루카본 확대 효과 및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고, 잘피 외에도 블루카본 확대에 적합한 해양생물을 발굴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시행하여 향후 확대사업에 활용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