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에서 잡초와의 싸움은 끝나지 않는 숙제다.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제거해야 하지만 환경과 작물을 고려하면 제거하는 방식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시대에 맞춰 다양한 친환경 방식들이 제시되는 가운데 최근 로봇의 활용이 본격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영국의 농업용 로봇 스타트업  '스몰 로봇 컴퍼니(Small Robot Company, SRC)'는 로봇에게 역할을 부여한다. 로봇 톰(Tom), 딕(Dick), 해리(Harry)는 농장의 상태에서부터 작물의 생장, 관리의 전반적인 영역에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물론 여기에는 잡초제거도 중요한 임무로 포함된다.

로봇 톰은 농장 전체를 매핑하고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시간당 20헥타르(6만 5백 평)의 면적을 대상으로 농작물과 잡초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토양 샘플을 채취해서 토양에서 방출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까지 감지한다. 이렇게 얻어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AI의 분석 과정을 거쳐 토양 개선·수확량 극대화·화학약품 사용 최소화를 도모하게 된다.

로봇 톰, 딕 등/이미지=스몰 로봇 컴퍼니(Small Robot Company, SRC)

로봇 딕은 잡초를 없애는 로봇이다. 톰의 정보를 바탕으로 로봇 팔을 사용해 잡초를 제거하는데 전기로 지지는 방식을 적용해서 실험 중이다. 로봇 해리는 조합 가능한 작물들을 직접 심는 역할을 한다. 드릴 펀치를 이용해서 균일한 깊이에 씨앗을 심고 어디에 심었는지도 정확하게 기록해서 작물 관리를 용이하게 하는 것이다.

회사는 인공지능과 소형 로봇들을 통해 농작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로봇들을 활용함으로써 기존의 농업방식보다 화학물질을 95%, 배출가스를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으며 토양 침식도 막아준다는 것이다.

SRC는 이 같은 개념을 제시해서 지난 2018년 글로벌 크라우드 펀딩 기업 인디고고를 통해서 5만 파운드(약 8000만 원)를 모금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1100만 파운드(약 176억 원)의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현재 20여 곳에서 현장 시험이 진행 중에 있으며 본격적인 로봇 생산과 상용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내성 잡초로 인해 매년 4억 파운드(약 6400억 원)의 비용이 들고 손실되는 수확량이 80만 톤에 이르는 영국 입장에서는 기대하는 바가 큰 상황이다.

미국의 카본 로보틱스(CARBON ROBOTICS)사(社)는 최근 2700만 달러(약 320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 회사는 잡초 제거용 로봇 '오토너머스 위더(Autonomous Weeder)'를 보유하고 있는데, 높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을 늘리고 엔지니어링 팀을 추가로 확보하며 서비스 및 기술 혁신에 투자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한 것이다.

잡초 제거용 로봇 '오토너머스 위더(Autonomous Weeder)' /사진=카본 로보틱스(CARBON ROBOTICS) 갈무리

지난 4월 회사가 공개한 오토너머스 위더는 고출력 레이저로 잡초를 태워버리는 자율 제초 로봇이다. GPS와 컴퓨터 비전을 통해 자율주행하지만 농지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며, AI를 활용해 잡초와 작물을 구별해낸다. 로봇에 장착된 고화질 카메라와 슈퍼컴퓨터 덕분에 가능한 방식으로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농법에 충분히 부합한다.

회사는 제초제에 내성이 있는 잡초가 늘어나고 있고 제초제 비용이 증가하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이라고 소개한다. 아울러 노동력을 아끼고 작물 수확량에 대한 신뢰성과 예측 가능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잡초 제거용 로봇 '오토너머스 위더(Autonomous Weeder)'이 레이저로 잡초를 제거 /카본 로보틱스 유튜브 영상 캡처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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