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에 흔한 식물 말냉이의 변신
기존 바이오연료 작물들보다 재배와 연료화 과정에서 친환경적
덮개 작물, 휴경기 재배 등 가치와 효율도 높아

말냉이(학명:Thlaspi arvense L., 1753.)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우리나라 전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말냉이. 말냉이는 나지막한 산과 들은 물론 논·밭둑 등에서 군락을 이루면서 쉽게 자라며, 다 크면 줄기가 60cm에 이를만큼 꽤 큰 식물이다.

이른 봄에 나오는 어린순은 나물처럼 먹고, 열매를 맺는 7~8월에는 약으로 먹는다. 한의학에서 전초(全草)는 석명, 씨앗 말린 것을 석명자라고 하는데 독성이 없고 시니그린(sinigrin) 성분이 있어 살균작용과 통풍치료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해독, 설사, 소화불량 등의 치료에 활용한다.

시니그린의 화학구조 

최근 해외에서 말냉이를 제트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서 주목을 받고 있다. 국제학술지 'Applied Energy'에 게재된 미국 오하이오 주립 대학교(Ohio State University) 연구에 따르면 말냉이(pennycress)를 활용하면 다른 바이오 연료보다 친환경적인 제트연료를 만드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야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것처럼 말냉이는 생장하는데 다른 작물들보다 농약과 비료의 소요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다른 바이오 연료 작물들보다 경작과 관리에 요구되는 사항이 적은데 이런 장점은 이산화탄소 배출 등 오염을 발생시키는 요소도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연구팀은 말냉이를 재배, 운반, 연료로 정제하는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고 남은 부산물을 태우는 환경적인 비용까지 고려했다. 환경적 비용에는 비료와 농약, 물 소비, 수확·운반·가공에 필요한 에너지 등이 포함된다.

연구팀이 설계한 모델에서 나온 추정치에 따르면 다른 제트 연료 작물인 유채, 해바라기에 비해 말냉이는 절반 정도의 에너지로 연료화할 수 있었다. 이는 콩(대두)기름 생산과 비교해 봐도 1/3 정도의 에너지만 사용하는 수준이다.

제트 연료 생산을 위한 다른 바이오 연료 작물에 비해 말냉이(pennycress)의 에너지 효율성 /Engineering360 갈무리

아직 화석 연료로 만드는 전통적인 제트 연료에 비해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것은 연구팀도 인정한다. 하지만 바이오 연료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하는 이런 활동들이 농부들이나 정책 입안자들이 이산화탄소를 제한하고 기후 변화를 늦추거나 멈추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함께 밝혔다.

이와 함께, 옥수수 재배시기와 대두 재배시기 사이에 재배 및 수확을 할 수 있다는 강점을 제시하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땅이 쉬지 않고 활성상태를 유지하게 해주는 덮개 작물로서 가치를 지니면서 추가적인 땅이 없어도 제트 연료 생산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라는 것이다.

한편, 지난 2017년 포브스에서 선정한 '25개 혁신 농업 스타트업' 회사 중에 커버크래스(CoverCress, 선정 당시 사명 '아르브제닉스(Arvegenix)')사(社)가 있다. 이 회사는 다국적 농업기업 몬산토(Monsanto) 출신 임원이 설립한 회사로 옥수수와 대두 재배 사이의 휴경기에 말냉이를 재배하는 것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이들은 말냉이를 이용해서 고품질의 식용유와 바이오 에너지, 동물 사료를 생산하는데 과도한 비료 사용으로 인한 토양 오염을 막고 유기농 재배를 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커버크래스(CoverCress)의 농업 소개 영상 캡처

친환경적인 말냉이로부터 얻은 에너지로 하늘을 나는 것이 아주 먼 꿈은 아니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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