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철금속 중 하나인 알루미늄의 꾸준한 가격 상승
경기회복 기대감, 친환경 에너지 부품, 전기차 및 배터리 수요 등이 배경
알루미늄 생산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 배출.. ESG 경영 확산과 상충

비철금속은 철 이외의 공업용 금속을 일컫는 말이다. 철의 위엄이라고 할 수도 있고, 들여다보면 매우 다양한 금속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종목들을 섹터로 구분할 때 '비철금속'으로 분류되는 종목들이 있는데, 최근 그중에서도 알루미늄 관련 종목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키움증권 '비철금속' 섹터화면(2021년 8월 26일 장종료 기준), 빨간 박스 안은 비철금속 중에서도 알루미늄 관련주로 불리는 종목 

알루미늄은 은백색의 가벼운 금속으로 내구성이 크다. 부식이 잘되지 않는 특성으로 은의 대체품으로도 사용되는데 활용되는 산업이 매우 다양하다. 그래서 구리와 마찬가지로 가격의 변화가 경기를 판단하는 지표로 사용되기도 한다.

알루미늄 관련 종목들의 움직임이 활발한 이유는 알루미늄의 수요와 공급 불균형으로 인한 가격 상승에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경기 위축 우려가 불거졌던 작년 4월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알루미늄 가격은 톤당 1421.5달러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2647.5달러로(8월 25일 기준) 2011년 이후 최고가격 수준으로 올라섰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에 재고는 부족한 것이 반영된 것이다.

LME 알루미늄 과거 가격 그래프 / The London Metal Exchange(an HKEX Company) 갈무리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도 알루미늄의 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 태양광 발전에 쓰이는 패널 프레임이나 설치 구조물을 비롯 관련 부품의 약 85%는 알루미늄으로 이루어져 있다. 영국 에너지 컨설팅 업체인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의 보고서는 2020년 태양광 부문에서 발생한 알루미늄 수요는 240만 톤이었는데, 2040년에는 약 2배인 460만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에 풍력, 수력 발전에 사용되는 양까지 고려하면 수요 증가세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기차 산업에서도 알루미늄을 빼놓을 수 없다. 경량화가 필요한 전기차 차체는 물론 배터리 부분에서 알루미늄박은 필수적이다.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를 뛰어넘는 '알루미늄이온 배터리'의 상용화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브리즈번을 기반으로 한 그래핀제조그룹(GMG)은 '알루미늄이온 배터리'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충전 속도가 60배 빠르고 훨씬 더 높은 밀도의 에너지 저장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안전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알루미늄 생산에는 큰 문제도 있다. 친환경 산업에 핵신적으로 사용되는 재료임에도 생산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아이러니가 숨어있는 것이다. 국제알루미늄협회(IAI)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알루미늄 생산 과정에서 약 11억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되었는데, 이는 인위적으로 발생한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의 2%에 이르는 양이다.

지난 7월 유럽연합(EU)은 '핏포55(Fit for 55)'를 발표하며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로 줄이겠다는 목표와 함께 일종의 탄소관세 도입을 천명했다. 미국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50~52% 감축하겠다고 발표했으며, 탄소 국경세 법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

SteelGuru Business News 갈무리

ESG 경영의 확산으로 예정된 수순이지만 시장의 반응이 어느 방향으로 흐를지는 지켜볼 문제다. 공급 부족은 피할 수 없고 추가적인 발생 비용이 가격으로 전이될 것이 예상되는 만큼 새로운 기술의 개발이나 대체되는 광물자원의 수혜가 있을지도 관심사다. 옳은 방향에 대한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시간이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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