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매일 간단하게나마 몸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소변이다. 소변은 신장이 혈액에서 걸러내는 물, 전해질 및 노폐물의 혼합물로 몸의 이상 신호를 빠르게 반영한다. 이를테면, 수분 섭취가 양호하고 건강한 상태의 소변은 색이 거의 없거나 아주 옅은 꿀색 정도를 보이며 냄새도 별로 없지만 수분 섭취가 부족한 상태에서는 농도가 짙어지고 어두운 노란색이나 호박색에 가까워지며 냄새도 강해진다.

보통 특정 음식이나 항생제, 비타민 등을 통해서도 색이 변하기도 하고, 아스파라거스나 커피를 마시면 소변 냄새가 강해지기도 한다. 신장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소변에서 암모니아 냄새가 풍기며, 당뇨병 환자의 소변에서는 달콤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 이 밖에 주의 깊게 확인해야 하는 소변의 변화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검사용 소변을 담은 용기 /사진=픽사베이

◆ 주황색 소변

물을 충분히 못 마셔서 나타나는 탈수 증상의 일종일 수 있다. 주황색 염료가 들어있는 식음료나 약물, 비타민을 섭취한 게 아니라면 간이나 담도의 질환으로 주황색 소변이 나올 수 있다. 이때 대변까지 옅은 색이라면 의심이 좀 더 높아진다.

황달의 증상으로 주황색 소변이 나오기도 한다. 반복적으로 나올 경우 병원을 찾아야 한다.

◆ 어두운 갈색 소변

대부분의 경우 탈수증세의 결과다. 단기간에 대황, 알로에, 누에콩을 많이 먹을 경우에도 갈색 소변을 볼 수도 있다. 항생제의 주원료인 메트로니다졸(Metronidazole)이나 말라리아 치료제에 들어있는 클로로퀸(chloroquine)과 같은 특정 약물에 의한 작용일 수 있기 때문에 복용하는 약을 확인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메트로니다졸과 클로로퀸의 화학구조

혈류에 화학물질이 축적되고 헤모글로빈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포르피린증(porphyria)이 발생할 경우 보라색 또는 갈색 소변을 볼 수 있다. 담즙이 소변으로 유입될 경우 갈색 소변을 볼 수 있는데 이런 경우는 간질환이 의심되므로 지속적으로 어두운 갈색 소변을 보게 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 분홍색 혹은 붉은색 소변

비트나 블루베리와 같이 붉은 계열의 색소가 함유된 음식을 먹은 거라면 다행이다. 하지만 12시간 이내에 그런 음식을 먹은 게 아니라면 심각하다.

소변에 피가 있는 혈뇨일 경우 전립선 비대증, 신장 결석, 요로 감염, 방광과 신장에 종양 등이 의심된다. 혹은 납이나 수은 중독에 의한 것일 수 있으니 빠르게 의사로부터 검진을 받아야 한다.

◆ 청색 혹은 녹색 소변

대부분의 경우 식용 색소로 인해 나타나거나 신장이나 방광에 대한 의료검사를 위해 사용된 염료의 결과로 볼 수 있다.

희귀한 유전 질환인 고칼슘혈증(hypercalcemia of malignancy)을 앓는 경우 푸른색 소변으로 증상을 보이거나,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으로 인한 요로 감염 시 청색·녹색·남색·보라색 등의 소변 색이 나타날 수 있다.

녹농균 박테리아 /diagnostics 갈무리

◆ 탁하고 거품이 이는 소변

탁한 색의 소변은 탈수로 인해서 나타날 수도 있지만 요로 감염이나 만성질환·신장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증상이다. 일단 물을 많이 마시고 발열이나 오한이 동반할 경우 병원을 찾아야 한다.

거품이 있는 흐린 소변을 공기뇨(pneumaturia)라고 하는데 크론병이나 게실염, 방광염과 같은 질병의 증상일 수 있다. 과다한 단백질 섭취나 신장에 문제가 있는 불균형한 상태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데 증상이 발견되면 의사를 찾아야 한다.

◆ 기타

잦은 소변은 커피와 차 등 이뇨작용을 촉진하는 음료가 원인일 수 있지만 방광염일 수도 있다. 통증과 뿌연 소변이 동반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소변 색의 변화 외에도 잔뇨감이나 배변 시 통증, 발열 등이 동반되고 증상이 2-3일 이상 유지된다면 반드시 병원에 방문하는 것을 권한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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