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보츠와나에서 1천 캐럿이 넘는 다이아몬드가 두 번이나 발견
9일 소더비 경매에서 가상화폐로 낙찰된 다이아몬드 탄생
다이아몬드의 가치는 4C로 평가 Carat·Clarity·Color·Cut
다이아몬드는 약 900℃부터 발화, 순수할수록 완전연소

최근 다이아몬드에 관한 이색적인 뉴스들이 눈길을 잡는다.

아프리카에 위치한 보츠와나에서 지난달에만 1천 캐럿이 넘는 다이아몬드가 두 번이나 발견됐다. 6월 1일에 즈와넹(Jwaneng) 광산에서 발견된 1098캐럿짜리 다이아몬드는 발견 당시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다이아몬드로 평가되었지만, 3주 뒤에 카로웨(Karowe)광산에서 1174캐럿짜리 다이아몬드가 발견되어 기록을 다시 역전한 것이다. 이번에 발견된 다이아몬드는 가로 77㎜로, 세로 55㎜, 두께 33㎜에 이른다.

즈와넹(Jwaneng) 광산에서 발견된 다이아몬드 /인디안익스프레스 갈무리
즈와넹 광산에서 발견된 다이아몬드(왼쪽),  카로웨 광산에서 발견된  다이아몬드(오른쪽)  /인디안익스프레스, 이스라엘 다이아몬드 연구소 갈무리

발견된 다이아몬드 크기로 순위를 매겼을 때 세계 10위 내에 6개를 차지할 정도로 보츠와나는 대표적인 다이아몬드 생산국으로, 이번 발견과 관련해서 보츠나와 대통령이 기념식을 주관하기도 했다. 보츠와나는 수출품의 약 85% 이상이 다이아몬드다.

지난 9일 소더비(Sotheby's) 경매에서는 물방울 모양의 101.38캐럿 다이아몬드(The Key 10138)가 1230만 달러(약 141억 원)에 낙찰됐다. 다이아몬드 중에서도 희귀한 'IIa TYPE'이었지만 더 관심을 끈 것은 가상화폐로 낙찰이 됐다는 것이다. 소더비 측에서는 경매를 앞두고 현금,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겠다고 발표했고, 12건의 입찰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이아몬드 /sothebys 갈무리

소더비는 이번 낙찰가가 가상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한 경매 사례 중 가장 높은 금액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 낙찰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이아몬드의 가치는 4C로 측정한다. 중량(Carat), 투명도(Clarity), 컬러(Color), 컷(Cut) 이 4가지 요소의 앞 글자를 딴 것인데 '크고 불순물 없이 투명하며 무색에 가까운 색으로 비율에 맞춰 완벽하게 커팅'된 다이아몬드일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식이다. 결국 이를 충족하기 위한 희소성과 아름다움이 기준이다.

세기의 광고로 꼽히기도 하는 드비어스(De Beers)의 광고 문구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The diamond is forever).'.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이 광고는 다이아몬드의 가치척도인 희소성과 아름다움을 변하지 않는 사랑으로 포장, 사랑의 증표 대명사로 사람들의 소유욕을 자극했고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드비어스는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회사로서 앞서 즈와넹에서 1098캐럿짜리 다이아몬드를 채굴한 회사가 드비어스와 보츠와나 정부의 합작회사인 '뎁스와나(Debswana)'였다.

자연 물질 중 최상급의 경도(硬度)를 가지고 있는 성질과 드비어스의 광고 효과로 '사라지지도 변하지도 않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다이아몬드는 정말 영원할까?

다이아몬드가 석탄처럼 탄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바꿔 얘기하면 적당한 열과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면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다는 것.

텍사스에 위치한 주립대 West Texas A&M University의 물리학자 크리스토퍼 베어드(Christopher Baird)는 상온에서 다이아몬드는 약 900℃(1652℉)에서 발화한다고 말한다. 고휘발성 석탄이 약 667℃에 점화되는 것과 비교해보면 그렇게 어려운 조건이 아니다.

다이아몬드를 가열하게 되면 초반에는 빨간색으로 변하다가 어느 정도 지나면 흰색으로 변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다이아몬드에 포함된 탄소가 무색무취의 일산화탄소로 변해 날아가게 된다. 미국보석학협회(GIA, Gemological Institute of America)에 따르면 집에서 발생하는 화재를 통해서도 다이아몬드가 탁해지고 훨씬 작아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이물질이 없는 순수한 다이아몬드일수록 완벽하게 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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