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결과는 우리 바다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
페루 해안의 아타카마 해구, 가장 많은 수은 포함
2017년부터 수은에 관한 미나마타 협약으로 저감화 노력
심해 바닥에 쌓인 수은이 판구조론에 따라 지구의 표면으로 옮겨질 수 있어

해저 바닥 퇴적물 속의 수은 /이미지=프리픽 ⓒ포인트경제CG 

태평양의 깊은 바닷속에서 회수된 퇴적물에서 수은을 처음 분석한 결과, 다른 심해보다 최대 56배 많은 수은을 함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왕립화학학회 '화학세계'에 지난 2일 보도되었다.

덴마크의 오르후스 대학 연구팀의 해당 연구를 이끈 수석연구원 하메드 사네이는 이와같은 연구 결과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것은 우리 바다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체에 축적되는 대표적인 유해물질인 수은은 국제적으로 2017년부터 수은에 관한 미나마타 협약으로 그 사용과 배출을 저감하기 위해 수은첨가 제품과 제조공정, 대기 중 배출, 수은 폐기물 처리까지 포괄적인 규제 방안이 협약되어 있다. 단기적으로 수은에 노출되면 식욕 저하, 신체 떨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장기적으로 정신 흥분, 불안 등 정신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독성 물질이다.

단일 화학물질에 대한 세계 최초의 협약인 미나마타 협약으로 사람의 건강과 환경에 끼치는 위해를 줄이기 위해 단계적으로 수은 함유 제품을 폐지하고 규제하며 인위적인 수은 배출량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천연 수은(왼쪽), 수은 유리 온도계의 전구(오른쪽 위), 아말감 충전(오른쪽 아래) /ⓒ포인트경제CG
천연 수은(왼쪽), 수은 유리 온도계의 전구(오른쪽 위), 아말감 충전(오른쪽 아래) /ⓒ포인트경제CG

수은 함유제품은 전지, 형광등, 고압 수은증기 램프, 수은함유 LCD 램프, 스위치나 계전기, 계측기기, 농약, 살생물제, 국소소독제, 화장품에서 단계적으로 금지되었다. 이외에도 치과용 아말감에 사용되는 수은은 사용 저감화 노력이 필요하다. 사용이 허용된 제품은 군사나 연구용, 티메로살 함유 백신, 무수은대체제가 없는 교체용 등이 있다.

그러나 자연 방출, 인간의 활동에 의한 방출 등으로 이 독성 금속은 궁극적으로 무기염, 유기 화합물, 금속의 형태로 토양과 해양 퇴적물에 남게 된다.

해저의 91%를 차지하는 심해 퇴적물로 얼마나 많은 수은이 남게 되는지는 지금까지 공해에서 발견된 미립자 분석으로만 추정되어 왔다. 연구진은 6~10km 깊이에서 회수된 12개의 태평양 침전물에서 수은의 함량을 처음으로 분석했는데 제안된 추정치보다 22~56배 높은 수준의 수은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특히 페루 해안의 아타카마 해구(trench)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보고된 수은 중 가장 많은 수은을 포함하고 있으며,  산업 수은 방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지중해 분지의 일부보다 더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해구는 대륙사면과 심해저의 경계를 따라 형성된  V자형의 깊은 골짜기로 해양에서 가장 깊은 곳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해구는 모든 심해 지역의 1%만 차지하지만, 전체 해양 수은의 12~30%를 축적할 수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심해 바닥까지 내려가 쌓인 이러한 독성 금속은 판구조론에 따라 다시 지구의 표면으로 옮겨질 수 있다고 말한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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