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가던 동네 병원으로 예약해 백신 접종
“한 바이알에 10~12명 접종…마지막을 딸 때 남는 경우 추가 접종 가능”
“노쇼는 드물고, 예약시간보다 일찍 오는 어르신 많아”
접종 확인증은 원하는 사람만 발급…2차때도 주민증만 지참해도 돼

동작구에 사는 74세 A씨는 29일 오전 10시 50분, 흐린 날씨에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집을 나섰다. 이날 백신 접종을 받으러 가는 어르신과 함께 포인트경제가 동행했다.

그녀는 간혹 모를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들 때문에 긴장되지만 불안한건 아니라고 했다. 백신 예약을 한 곳은 어르신이 자주 가던 동네 이비인후과였다. 오전 11시 예약시간에 맞춰 병원에 들어서니 백신접종을 받기 위해 오신 어르신들 8~9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하는 동작구의 한 이비인후과에 어르신들이 접종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포인트경제

◆ 예진표 작성과 주의사항 안내

‘코로나 검사를 받은 적 있나?’, ‘복용 중인 약이 있나?’ 등의 간호사의 질문에 답하며 A씨는 코로나19 예방접종 예진표를 작성했다. 예진표에는 ‘예방접종 업무를 위한 개인 정보 처리 등에 대한 동의사항’과 ‘접종 대상에 대한 확인사항’ 두 가지로 분류된 질문들로 채워져 있었다.

접종 대상자에 대한 확인사항은 ▲(여성) 현재 임신 중 인가? ▲이전과 다르게 오늘 아픈 곳이 있나? ▲코로나19 감염 진단받은 적이 있나? ▲최근 14일 이내에 코로나 백신 외 다른 백신을 접종 받은 적이 있나? ▲이전에 중증 알레르기 반응(아나필락시스:쇼크, 호흡곤란, 의식소실, 입술 입안의 부종 등)이 나타나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나? ▲혈액응고장애를 앓고 있거나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가? 등이었다.

기저질환을 가진 A씨는 질환명 칸에 ‘고혈압, 당뇨, 부정맥’을 적고, 서명을 했다. 체온은 정상이었다.

안내를 받으며 예진표를 작성하고 있는 모습 ⓒ포인트경제

검진 전에 간호사의 안내와 의사 검진 시에도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보통 문제는 없지만, 최소한 3일 동안은 무리하지 말고, 과격한 운동이나 술 등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또 열감이 있으면, 타이레놀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진통제를 복용하라고 당부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1주 뒤에 2차 접종을 받게 되며, 문자 등으로 안내가 가니 날짜에 맞추어 오라고 했다.

◆ 노쇼(예약하고 연락 없이 오지 않는 행위)는 드물다고 했다.

“27일 첫날은 80명이 넘는 분들이 예약하셨고, 노쇼가 몇 분 있었지만 현재 하루에 60명 정도 예약하신다. 한 바이알을 따면 10명~12명을 접종할 수 있는데 맨 마지막을 따는 것에 따라 추가 접종을 받을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노쇼라고 말하기 애매한 부분이다. 접종 받으시겠다는 분들은 대부분 오시는 걸로 보인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전에 의사의 검진 및 안내를 받고 있다. ⓒ포인트경제

A씨의 친구분 한 명도 이날 서울의 다른 지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았다고 연락이 왔다. 딸과 함께 병원에 접종 받으러 갔다가 노쇼가 생겨 딸(48세)을 포함해 사위(51세)까지 백신을 접종 받았다고 전해지기도 했다.

의사의 검진 후 몇 분의 대기 시간이 지나 주사실로 들어간 어르신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금세 이루어졌다. 주사 부위에 둥근 밴드를 붙여주었다.

코로나19 백신(아스트라제네카)을 접종 받고 있는 어르신 ⓒ포인트경제

간호사는 접종 후 대기 중인 10여 명의 어르신들에게 다시 한번 주의사항을 이야기하며 '20분~30분 동안은 병원에 머물다 가시라'고 안내했다.

“내일까지 샤워하지 마시고, 스티커는 집에 가셔서 떼내세요. 술이나 담배 절대 하지 마시고 하루 이틀은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대기하고 있던 옆자리 한 70대 어르신은 기자가 “예약은 자녀분이 도와주었나”라고 물으니, “아니다. 요즘은 휴대폰으로 안내가 잘 오고, 눌러서 내가 예약했다”며 혼자서도 거뜬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마침 대기 중에 어르신의 휴대폰으로 질병관리청에서 ‘1차 접종 등록 증명 및 2차 접종 기간 안내 문자가 왔다.

◆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인증

접종 확인서 발급에 대해서 물어보니 해당 병원 관계자는 따로 요청하지 않으면 발급해 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웹사이트에서 언제든지 가능하고, 병원에서도 발급해 주지만 굳이 확인서가 없어도 신분증만 지참하면 2차 접종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내역 확인서 ⓒ포인트경제

본지 시카고통신원의 ‘코로나19 백신접종기’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에서는 백신 기록카드를 다시 발급해 주지 않기 때문에 잃어버리지 말고 2차 접종 시 가져가야 하는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국내에서는 전산으로 잘 처리되어 있어 확인서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불편함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접종 관련 업무를 하는데 애로사항은 없냐는 질문에 병원 관계자는 “모두가 처음 겪는 코로나19이기 때문에 많이들 모르는 게 많다. 접종 오시는 분들도 처음 오시는 것이니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며 “다만, 예약 시간보다 많이 일찍 오시는 분들이 있는데, 해당 시간 예약자분들이 다 오셔야 접종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간에 맞춰서 오시는 것이 대기하는 불편함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백신 접종을 받고 25분 가량 관찰 대기시간까지 지난 A씨는 병원을 나서 비상 진통제를 사기 위해 약국을 들렸다. 굳이 품귀라던 타이레놀을 살 필요없을 것 같아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진통제를 달라고 했더니 약사는 타이레놀을 주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열감이 있을 때 복용하는 아세트아미노펜 진통제를 사러 약국에 들어선 어르신 ⓒ포인트경제

오늘 백신 접종한 소감은 어떠세요?

“마음이 후련하다. 별 증상은 없는데 머리가 맑지 않고 멍멍한 느낌이다. 팔 접종 부위가 약간 저리다. 집에 가서 쉬어야겠다”

오늘 1차 접종을 받으신 어르신들은 8월 14일에 2차 접종을 받게 된다. 일반인 대상 접종은 지난달 1일부터 시작한 75세 이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이어 두 번째다. 70~74세 접종자 규모는 210만5천여 명이며, 만성중중호흡기질환자 규모는 1만2천여 명이다.

한편,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에서는 새로 60만6103명이 예방접종을 받았으며, 1차 접종자는 총 523만3963명이며, 2차 접종자는 총 213만3720명으로 나타났다. 신규 확진자는 총 533명이며, 위중증 환자는 전일대비 4명이 늘어 총 160명, 사망자 수는 5명이 추가돼 총 1951명으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의심 신고된 사례는 새로 1556건이 늘어 총 2만6859건이다. 예방접종 후 흔한 근육통, 두통, 오한, 발열, 메스꺼움 등이 94.9%로 2만5499건이며, 아나필락시스 의심 사례가 225건, 신경계 이상반응 등 956건, 사망 사례는 179건이 신고되었다. 

코로나19, 안심할 수 있는 그날까지 우리 함께 버텨내요. 포인트경제가 응원합니다. ⓒ포인트경제CG
코로나19, 안심할 수 있는 그날까지 우리 함께 버텨내요. 포인트경제가 응원합니다. ⓒ포인트경제CG

포인트경제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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